'극한산불' 20년새 2배..."기후위기로 강도·빈도 세졌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6-25 15:00:54
  • -
  • +
  • 인쇄
산불 추세 확산세..."최근 6년이 가장 빈번"
기후위기-산불 서로 부추기는 '되먹임' 우려


기후위기로 전세계 '극한산불'의 빈도와 강도가 20년 사이에 2배 넘게 늘었다.

호주 태즈메이니아대학교 칼럼 커닝엄 박사 연구팀이 최근 2003~2023년 미 항공우주국(NASA) 위성사진 자료를 토대로 전세계에서 벌어진 3000만건의 산불을 조사한 결과, 규모면에서 상위 0.01%에 속하는 '극한산불'은 2913건으로, 빈도는 2.2배가량 증가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극한산불의 대표적인 사례는 2019~2020년 호주에서 발생한 산불로, 반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한반도 면적의 85%인 1860만헥타르(ha)의 숲을 불태운 '검은 여름'이다. '검은 여름' 당시 호주에서는 173명이 숨졌고, 척추동물만 30억마리가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극한산불 건수가 가장 많았던 연도는 대부분 2017년 이후에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극한산불은 빈도뿐 아니라 강도도 세지고 있다. 연구팀이 극한산불이 뿜어낸 일평균 열복사에너지를 측정한 결과, 2003년 1월 1일 5만6364메가와트(MW)에서 2023년 1월 1일 12만8620MW로 2.3배가량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처럼 극한산불이 세력을 확장하는 이유로 기후위기를 지목했다. 지난해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대비 1.48℃ 상승하면서 대기, 토양 등이 건조해지고 있고, 전세계 식생이 불쏘시개처럼 발화하거나 연소하기 용이한 조건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후위기로 산불이 발생하면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뿜어내면서 다시 기후위기를 부추기를 '되먹임' 현상도 문제다. 20년 사이에 극한산불이 11배 증가한 미국과 캐나다 서부의 온대 침엽수림은 면적이 넓은데다 밀도까지 높다보니 산불과 산불이 겹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 경우에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북미와 러시아 아한대 지역의 냉대림에서 발생한 극한산불은 7.3배 늘어났는데, 영구동토층이 불타면 온실가스는 가장 많이 방출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커닝엄 박사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북방 냉대림과 같이 탄소가 풍부한 생태계에서 산불이 극렬하게 타오르면서 되먹임 현상이 증폭되고 있다는 것은 우려스러운 지점"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생태와 진화'(Nature Ecology&Evolution) 24일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영농형 태양광, 활성화하려면 '농민·농업' 중심 정책 일관돼야"

영농형 태양광을 활성화하려면 농민과 농업을 중심으로 일관되게 단계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이 나왔다.최근 정부는 농촌 인구소멸과 에너지

포스코이앤씨 감전사고 外근로자 8일만에 깨어나..."음식물도 섭취"

포스코이앤씨 고속도로 연장 공사현장에서 감전을 당해 의식불명에 빠졌던 30대 미얀마인 근로자가 건강을 회복했다는 소식이다.21일 연합뉴스에 따르

쿠팡 물류센터 50대 근로자 사망...쿠팡 산재로 번질까 '화들짝'

연일 35℃에 달하는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21일 연합

하이브 레이블 어도어, 이도경 신임 대표이사 선임

하이브 뮤직그룹의 레이블 어도어(ADOR)는 20일 이도경 부대표(VP)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어도어는 이 신임 대표의 선임 배경에 대해 음

남양유업, 종이팩·멸균팩 재활용한 백판지 '포장지로 사용'

남양유업이 멸균팩을 재활용해서 만든 포장지를 사용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를 위해 남앙유업은 지난 5월 천안시, 제지업체 등 8개 기관∙업체와 '종이

빵부터 트럭 20대까지...SPC, 푸드뱅크에 3200억 기부

푸드뱅크에 빵과 아이스크림 등을 기부해온 SPC그룹이 기부식품 배송용 차량도 앞으로 5년간 계속 기부하기로 했다.SPC그룹은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전국

기후/환경

+

"영농형 태양광, 활성화하려면 '농민·농업' 중심 정책 일관돼야"

영농형 태양광을 활성화하려면 농민과 농업을 중심으로 일관되게 단계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이 나왔다.최근 정부는 농촌 인구소멸과 에너지

씻을 물은커녕 마실 물도 부족...가뭄에 메말라가는 강릉

수도권과 남부지역은 집중호우로 물난리를 겪은 것과 달리, 강원도 강릉은 심각한 가뭄으로 현재 물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21일 농촌영수종합정보시

열대 조류, 70년간 폭염으로 38% 줄었다

전세계적으로 평균 기온이 오르고 폭염이 심각해지면서 사람뿐 아니라 동물들도 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더욱이 동물은 사람과 달리 더위를 식힐 방법

[날씨] '처서 매직' 실종…주말까지 36℃ '찜통더위'

더위가 가시고 선선한 가을이 다가오는 것을 알리는 '처서'인 23일까지 전국이 36℃에 달하는 '찜통더위'에 시달릴 전망이다.21일 기상청에 따르면 북태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분해하는 새 촉매 개발

국내 연구진이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쉽게 분해할 수 있는 새로운 촉매를 개발했다.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CCS연구단 이신근 박사 연구

내연기관차 '전기차'로 전환하면 보조금...내년 400만원까지 확대

내년부터 내연기관 차를 전기자동차로 전환할 때도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전기차보조금은 1대당 평균 400만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김성환 환경부 장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