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SK E&S 잇따른 합병반대...27일 주총 걸림돌 되려나?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4-08-26 12:12:09
  • -
  • +
  • 인쇄
2대주주 국민연금이 합병 반대 결정
주주들 주식매수청구권 규모가 관건
▲지난달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이 합병 관련 발표를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이 오는 27일 임시주주총회에서 무사히 승인될까.

SK이노베이션과 SK E&S는 합병을 통해 자산 106조 규모의 종합 에너지 회사로 우뚝 서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두 회사의 합병비율이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임시주총에 이같은 여론이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달 17일 양사 기업가치를 근거로 1대 1.1917417로 합병비율을 정했다고 밝혔다.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이 합병신주를 발행해 SK E&S의 주주인 SK㈜에 4976만9267주를 교부하는 방식으로 합병을 진행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 신주는 11월 20일 상장될 예정이며, 합병 후 SK이노베이션 최대주주인 SK㈜의 지분율은 36.22%에서 55.9%로 늘어난다.

하지만 두 회사의 이같은 합병비율은 SK이노베이션 일반주주들에게 불리한 방식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의결권 자문기관인 서스틴베스트는 지난 21일 "SK이노베이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36으로 역사적 저점인 상태에서 합병가액이 산정돼 주식가치가 적절하게 반영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분석하며 합병 반대를 권고했다.

국민연금도 지난 22일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가 크다"면서 두 회사 합병에 대해 반대결정을 내렸다. 국민연금 역시 SK이노베이션 주가가 최저가일 때 합병을 시도하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주주의 이익에 반한다는 게 합병반대를 결정한 골자다. SK이노베이션의 지분 6.28%가량을 보유한 2대주주 국민연금의 반대결정은 일반주주들의 의사결정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보인다.

또 일반주주가 받을 수 있는 영향이나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이사회의 노력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없고, 이를 고려할 때 회사의 일반주주 권익을 고려하는 공정성과 투명성이 충분히 확보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도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특별위원회를 꾸려 합병 논의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했으며, 경제개혁연대는 SK온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는 합병보다 SK이노베이션 유상증자가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합병비율 자체가 법적인 문제는 없고, 중장기적 재무구조 개선효과와 사업통합 시너지 여지가 충분하다는 찬성 의견도 적지 않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최근 이번 합병이 재무구조 강화와 사업 시너지 창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에 찬성을 권고했다. 국내 기관인 한국ESG연구소도 "합병을 통한 SK온 정상화와 SK이노베이션의 재무 건전성 확보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더 중요한 요인"이라며 찬성을 권고했다.

세계 최대 연기금인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를 비롯해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과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CalSTRS) 등은 합병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는 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 비중이 높은 해외 연기금들이 SK E&S 합병비율이 높은 측면을 고려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처럼 합병에 대해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최악의 경우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2대주주인 국민연금이 합병에 반대해 보유주식 전량에 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SK는 6817억원을 들여 이를 매수해야 한다. 이는 SK가 준비한 매수금액 8000억원의 85%에 해당하는 규모다. 만약 SK가 준비한 매수금액을 초과할 정도로 일반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많아진다면 합병이 무산될 수도 있는 것이다. SK는 이 합병을 결정하면서 '8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매수해야 할 경우 계약을 해제하거나 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고 명시한 바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은 "합병 결정이 무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단언했다. 26일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매수금액이 8000억원을 넘긴다고 해서 무조건 합병계약이 해제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주식매수청구권은 지금보다 주가가 높았던 8월 1일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이 시점보다 현재 주가가 많이 내려간 상황에서 주식을 판매하려는 주주는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22일 지구의 날...뷰티·식품업계 '기후감수성' 살리는 캠페인 전개

뷰티·식품 등 유통업계가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기후감수성'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친환경 캠페인을 전개한다.동원F&B는 제주 해안

'친환경 소비촉진'...현대이지웰, 국내 첫 '온라인 그린카드' 도입

현대이지웰이 국내 최초로 '온라인 그린카드'를 도입해 친환경 소비촉진에 나선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토탈 복지솔루션기업 현대이지웰은 21일 한국

경기도, 사회적경제조직·사회복지기관에 'ESG경영' 지원한다

경기도가 오는 5월 16일까지 'ESG 경영지원 사업'에 참여할 도내 사회적경제조직 및 사회복지기관을 모집한다고 21일 밝혔다.사회적경제조직과 사회복지

BP, 기후전환 실패에 '주주 반발'...주주 24.3%가 회장 연임 반대

BP의 친환경 전환 전략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가디언, CN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열린 BP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약 4분의 1

포스코 '그린워싱'으로 공정위 제재...허위·과장 광고

객관적인 근거없이 철강 자재를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한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기후/환경

+

산불 트라우마 '의사결정' 능력에도 영향..."적절한 결정 못해"

산불 등 기후재해를 겪은 생존자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적절한 의사결정을 잘 내리지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오랜시간 기다리면 더 큰

"한국 2035년까지 온실가스 61% 감축 가능"...어떻게?

우리나라는 국제감축 활용 없이도 2035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61% 감축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왔다.21일 기후솔루션과 미국 메릴랜드대학 글로벌

한여름엔 어쩌라고?...4월 중순인데 벌써 49℃ '살인폭염'

몬순 우기를 앞둔 인도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보통 5~6월에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 지역은 4월에 벌써부터 연일

전세계 농경지 15% '중금속 범벅'...14억명이 위험지역 거주

전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17일(현지

[영상] 홍수로 물바다 됐는데...'나홀로' 멀쩡한 집

미국의 한 마을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겼는데 나홀로 멀쩡한 집 한채가 화제다. 이 집은 마치 호수에 떠있는 듯했다.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지난 2

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