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헤이그가 세계 최초로 내년부터 화석연료 관련 옥외광고를 전면 금지한다.
13일(현지시간) 헤이그시는 웹사이트를 통해 2025년 1월부터 시내 광고판, 입간판, 전광판, 버스정류장 등 공공장소에서 휘발유, 경유, 탄소집약도가 높은 비행기를 운영하는 항공사, 유람선 등 화석연료를 홍보하는 제품 및 서비스의 옥외광고를 모두 퇴출한다고 밝혔다. 전날 헤이그 시의회에서 관련 조례안이 의결된데 따른 것이다.
헤이그의 이같은 결정은 최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연설을 의식한 결과다. 지난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화석연료 업계는 전체 자본지출(CAPEX)의 2.5%만을 청정에너지에 투자할 뿐 여전히 기후변화의 진실을 왜곡하고, 대중을 기만하는데 수십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며 "전세계 화석연료 회사의 광고를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호주 시드니 등 세계 각국의 도시가 속속 화석연료 광고를 금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는 모두 시청 소유 건물에 한한 조처로, 아예 시의회의 의결을 거쳐 새로운 조례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민간·공공영역 전체에서 화석연료 광고를 전면 퇴출시키는 건 헤이그가 처음이다.
헤이그의 결단은 전세계 도시들이 화석연료 광고를 퇴출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캐나다 토론토, 오스트리아 그라츠 등이 조례안을 마련중이고, 암스테르담은 조례안을 발의해 놓은 상태다. 네덜란드 환경단체 화석연료로부터 자유로운 광고(Reclame Fossielvrij)의 활동가 펨커 슬리허스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도시들도 조례를 도입해 화석연료 광고를 금지하길 원하고 있지만, 업계와 시민의 의견을 살피느라 서로 다른 도시가 먼저 나서길 기다리는 눈치였다"며 "헤이그가 그 출발선을 끊었다"고 밝혔다.
헤이그는 203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