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전세계에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좌초자산 리스크에 가장 크게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독일 기후분석 전문기관 클라이밋애널리틱스(Climate Analytics)가 보고서를 발간해 LNG 예상수요와 LNG 운반선 발주현황을 비교한 결과, 2030년에 이르면 LNG 수송용량이 LNG 수요의 최대 62%를 초과해 LNG 운반선 400척이 과잉상태가 된다는 전망이다. 특히 2024년 현재 한국은 전세계 LNG 운반선 발주량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어 좌초자산 리스크에 가장 크게 노출된 상황이다.
보고서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1.5℃, 1.7℃, 2.4℃ 제한하는 시나리오에 따라 2030년, 2035년 LNG 수요와 LNG 수송용량의 공급과잉 정도를 분석했다. 가장 엄격한 1.5℃ 시나리오에 따르면 2030년 LNG 수송용량은 LNG 수요를 62% 초과하고, 2035년에 이르면 154%를 초과한다. 이는 약 630척의 과잉공급 상태로, 생산성이 급락하면서 금융 투자자, 조선소, 선주사 모두 리스크에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가장 보수적인 2.4℃ 시나리오로 보더라도 2030년 LNG 수송용량은 LNG 수요를 40% 초과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운반선 수로 따졌을 때 275척이 초과 공급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LNG 선박의 신규 발주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2024년부터 2026년까지 LNG 운반선 251척이 인도될 예정이며, 이는 2023년 기준 전체 운영 중인 LNG 선박 용량의 38%에 해당한다. 2023년에는 선박 64척이 발주됐고, 올해는 5개월 만에 이미 55척의 신규 발주가 이뤄졌다. 2030년까지 한국에서만 120척 이상의 LNG 운반선이 추가로 인도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보고서는 "과잉공급이 지속될 경우 한국 LNG 선박 산업이 경제적 좌초 자산으로 투자 손실을 겪을 것"이라며 "화석연료 운송 사업에 계속해서 자본을 투입하는 것은 시장에서 더 큰 손실을 초래할 위험한 도박이 될 뿐 아니라,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에너지 전환 속에서 한국이 중요한 기회를 놓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조선업계가 기존 기술력과 공급망을 바탕으로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한 사업과 연계하는 등 전환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기후솔루션 가스팀 오동재 팀장은 "한국은 풍력 터빈 설치 선박(WTIV), 해상 풍력 하부 구조물 등과 같은 재생에너지 분야에서도 활용될 수 있는 조선 기술 및 공급망이 있다"며 "글로벌 에너지 전환의 흐름에 따르는 산업전환이 한국의 경제와 산업을 구할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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