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떠내려가는 그레나다 묘지들...해수면 상승 때문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4-12-05 09:35:23
  • -
  • +
  • 인쇄
▲해수면 상승에 잠기고 있는 그레나다 카리아쿠 섬의 티보 묘지 (사진=Explore Carriacou and Petite Martinique 페이스북)

북대서양 카리브해에 있는 한 섬나라에 있는 바닷가 묘지들이 해수면 상승으로 바닷물에 휩쓸리고 있다.

4일(현지시간) 카리브해에 위치한 섬나라 그레나다의 총리 디콘 미첼은 그레나다 카리아쿠 섬의 티보 묘지가 해수면 상승에 잠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무덤과 비석, 화환, 유해까지 바다에 떠내려가 아수라장이 되고 있다며 이러한 현실이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한 나라에 미치는 영향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호소했다.

미첼 총리는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카리아쿠에 있는 우리 시민들의 조상들이 묻힌 티보 묘지는 바다에 잠겼다"며 "죽은 자조차도 이제 기후변화의 희생자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사실은 전날부터 역대 최대 규모로 국제연합(UN) 국제사법재판소(IJC)에서 열리고 있는 기후청문회에서 기후취약국가들이 직면한 기후영향의 증거로 제시됐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위치한 국제사법재판소에서는 2주동안 유엔총회를 통해 결의된 기후변화에 관한 각국 법적의무를 판단하는 공개 청문회가 열린다.

그레나다는 지난 7월 허리케인 베릴에 큰 피해를 입은 국가 중 한 곳이다. 미첼 총리는 "허리케인 이후 카리아쿠와 쁘띠 마티니크를 방문한 프랑스 대사는 2차 세계대전을 방불케 한다고 말했다"며 "차이점은 2차 세계대전에서는 폭격을 받지 않고 온전한 건물도 있었지만, 카리아쿠에서는 거의 모든 곳이 완전히 파괴되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미첼 총리는 기후변화에 취약한 개발도상국에는 수조 달러의 막대한 지원과 자금이 필요하지만, 지난 COP29에서 제시된 기후재정 금액은 고작 3000억달러라고 비판했다.

더욱이 현재의 기후자금조달 모델은 허리케인 위험지대 국가에는 적합하지 않으며, 특히 재해를 막 겪어 상수도, 전기, 인터넷과 같은 기본적인 시스템과 서비스를 복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고 짚었다.

미첼 총리는 "이 싸움이 힘들고 길고 어렵겠지만, 우리는 문명세계의 일부로서 존재 자체가 위태롭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카리브해의 생존을 위한 싸움만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미첼 총리는 "탄소배출은 카리브해나 아프리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세계 시민들이 그 결과를 감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 정책 중 '기본법 제정'과 '공시 의무화' 가장 시급해"

ESG 정책 가운데 기본법 제정과 공시 의무화가 가장 시급하다는 것이 기업들의 목소리다.한국ESG경영개발원(KEMI)은 지난 17일 여의도 FKI타워 파인홀에서

한숨돌린 삼성전자...이재용 사법리스크 9년만에 털었다

삼성전자가 이재용 회장의 무죄가 확정되면서 2016년 국정농단 사건 이후 9년째 이어지던 '사법리스크'를 털어냈다. 그동안 1주일에 두번씩 법정에 출두

"잔반 없으면 탄소포인트 지급"...현대그린푸드, 단체급식에 '잔반제로' 보상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가 '탄소중립포인트' 제도에 신설된 '잔반제로' 항목을 단체급식업계 최초로 실제 단체급식 사업장에

"노사 칸막이 없는 문화"…LG CNS '노사문화 우수기업'에 선정

AX전문기업 LG CNS가 상호 존중과 대화, 협력을 바탕으로 한 모범적 노사문화를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2025년 노사문화 우수기

KB국민은행, 금융취약계층 위한 '도움드림창구' 운영한다

KB국민은행이 금융취약계층을 위해 '도움드림창구'를 새롭게 운영한다.KB국민은행은 65세 이상 고령자와 장애인은 물론 7세 이하 자녀를 동반한 보호자

기아, 오토랜드화성 사업장에 PPA 재생에너지 첫 도입

기아가 국내 사업장 중 처음으로 오토랜드화성에 재생에너지 전력을 도입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재생에너지 전력은 지난 2월 한국남동발전과 체결한

기후/환경

+

농경지 1만3000ha 침수 피해…'극한호우'에 밥상물가도 '비상'

한달치 비가 하루에 쏟아지는 '극한호우'로 전국의 농경지 1만3000헥타르(ha)가 침수되면서 농산물 가격폭등이 예상되고 있다.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브라질 의회 '환경허가 완화법' 의결..."환경규제 사실상 붕괴"

올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가 열리는 브라질에서 환경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환경허가 완화법'이 의회를 통과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법

경기도민 절반 '장마철 피해대처 방법' 모른다...소득별 정보격차 커

경기도민의 절반은 장마철 피해를 어떻게 예방하고 대처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 저소득층의 재해대응 인지도는 고소득층보다 25.

美 재생에너지 심사는 '깐깐하게' 석탄재 정화규제는 '느슨하게'

미국 정부가 풍력·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심사는 강화하면서 석탄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유독성 석탄재의 정화 시한은 늦추기로 하는 등 재

역대급 '극한호우'...왜 충청과 남부에 비구름대 몰리나?

지난 16일부터 충청권과 남부지역을 강타하고 인명피해까지 낸 폭우의 원인이 지구온난화로 심화된 '대기의 강' 현상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18일 기상

中 흑연에 93.5% 관세 결정…美 전기차 가격인상 불가피

미국 상무부가 중국산 흑연에 93.5%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다고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흑연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이번 조치가 미국에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