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SG경영이 본격화된지 4년이 지났지만, 국내 대기업 가운데 ESG위원회를 설치한 기업은 아직도 절반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나마 설치된 ESG위원회는 분기에 한번 열릴까말까한 수준으로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18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361개 기업을 대상으로 ESG위원회 및 지속가능경영위원회 운영여부를 조사한 결과, 53.7%인 194개 기업만 지난해 관련 위원회를 운영했다. 이는 전년 같은 조사에서 175개 기업(48.5%)보다 소폭 늘었으나 증가세는 확실히 둔화됐다.
ESG위원회를 운영하는 194개 기업에서 지난해 열린 회의는 총 595회로, 위원회당 연평균 3.8회에 불과했다. 분기당 1회도 열리지 않은 수준이다. 회의에 상정된 안건은 총 1361건으로 회의당 평균 2.3건 처리됐다. 그러나 이 중 64%인 875건이 단순 보고였고, 가결이 필요한 안건은 35.7%인 486건에 그쳤다.
의결 안건 486건 중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분야와 직접 관련있는 내용은 16.3%인 79건뿐이었다. 나머지 대부분은 기업 전략이나 주주환원 등 기타 안건이었다. 이에 대해 리더스인덱스는 "수년간 재계를 강타한 ESG 열풍이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라고 풀이했다.

업종별로 보면 4대 금융지주와 이동통신3사는 ESG위원회를 100% 운영하고 있고, 공기업은 90%, 조선·기계·설비는 76.2%, 증권업은 70%, 상사 및 생활용품은 각 66.7% 운영하고 있다. 서비스업의 운영비중은 65.2%로 나타났다. 반면 철강(21.4%)과 제약(25.0%) 업종에서는 ESG위원회를 운영하는 기업이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ESG위원회를 운영하는 194개 기업에서 활동하는 위원은 총 624명으로, 이 중 78.4%인 489명이 사외이사였다. 사내이사는 21.8%(136명)에 불과했다.
위원장이 지정된 ESG위원회는 96곳에 불과했으며, 그보다 더 많은 98곳은 위원장이 없거나 공시되지 않았다. 또 위원장이 있는 96곳 중 사내이사가 위원장을 맡은 경우는 단 5곳뿐이었다. 오뚜기 황성만 대표, 롯데렌탈 최진환 대표, 농심 이병학 대표, F&F 김창수 대표, 에쓰오일(S-oil)의 모타즈 알 마슈크(Motaz Al Mashouk) 기타비상무 이사가 그들이다.
나머지 91곳은 사외이사가 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리더스인덱스는 이에 대해 "지난해 사내이사가 ESG위원장을 맡은 비율(7.7%, 12명)보다 크게 감소한 것으로, ESG 경영에 대한 기업의 관심도가 점차 낮아지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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