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단체가 기후소송 앞장서자"...세계교회協의 권고

원은수 기자 / 기사승인 : 2025-03-25 13:43:49
  • -
  • +
  • 인쇄

올초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발생한 대형산불로 폐허가 된 집. 기후채찍질 현상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사진=UPI 연합뉴스)

세계교회협의회가 기후위기에 맞서는 전략적 수단으로 환경오염을 초래하는 기업과 그 기업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대상에게 기독교인들이 법적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계교회협의회(WCC)는 최근 발간한 '기후정의 실천 지침서'를 통해 종교단체에서 기후위기로부터 젊은 미래세대를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으로 '전략적 소송'이라는 대응수단을 적극 활용해줄 것을 권고했다. 이 지침서는 "신앙은 우리에게 권력에 진실을 말하고, 지구와 미래 세대를 보호하기 위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을 요구한다"며, 법적대응과 기독교적 가치 사이에 모순이 없음을 강조했다.

WCC는 이번 지침서를 통해 단순한 기후행동 촉구를 넘어 실질적인 법적행동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종교단체가 기업뿐 아니라 화석연료에 투자하고 이를 지원하는 금융기관, 연기금, 신용평가기관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구조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최근 수년간 기후관련 소송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침서에 따르면, 이런 소송은 직접적으로 기업과 정부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동시에, 공공 담론을 변화시키고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프레데리크 세이델 WCC 아동·기후 프로그램 책임자는 "종교단체의 법적대응은 해당 기업들의 이미지에 엄청난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며 "실제 소송 이전에 이같은 움직임 자체가 기업과 금융기관의 양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세이델은 또 "법적 대응이 각국의 정치·사회적 상황에 따라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각 종교단체들이 자신에게 가장 적절한 방식으로 대응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지침서는 소송뿐 아니라 다양한 비(非)법적대응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금융기관에 화석연료 투자 내역을 묻거나, 기업의 문제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나 규제당국에 제보하는 활동 그리고 교회의 화석연료 투자철회(디베스트먼트) 등이 이에 해당한다.

우간다 출신 기후운동가이자 복음주의 신자인 바네사 나카테는 지침서 서문을 통해 "이 지침서는 자원을 사적 이익을 위해 착취하는 태도에 맞서며, 보다 생태 중심적인 사고로의 전환을 촉구하는 외침"이라며 "이제 교회가 불의에 침묵하지 말고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ESG

Video

+

ESG

+

[ESG;NOW] 재생에너지 12% 롯데칠성...목표달성 가능할까?

우리나라 대표 음료회사인 롯데칠성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6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025년을 두달 남겨놓고 있는 현 시점

CJ제일제당, 유럽 인조잔디에 '생분해 플라스틱' 공급

CJ제일제당이 유럽서 생산되는 인조잔디 충전재에 생분해성 바이오 소재 'PHA'를 공급한다.CJ제일제당은 스웨덴 바이오소재 컴파운딩 기업 'BIQ머티리얼

남양유업, 포장재 전환 '속도'…42종 ‘지속가능성 A등급’ 달성

남양유업이 주요 제품 포장재 42종에 대해 '지속가능성 A등급' 인증을 받았다.남양유업은 사단법인 한국포장재재활용사업공제조합으로부터 대표 제품

"한달짜리 계약에 CCTV로 감시까지"...런베뮤 산재 '63건'

직원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유명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이 오픈 이래 63건의 산업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근로계약을 매달 작성하고, CCT

현대백화점그룹, 48명 임원인사..."변화보다 안정성에 방점"

현대백화점그룹이 30일 사장 1명, 부사장 2명을 포함해 승진 27명, 전보 21명 등 총 48명에 대한 정기 임원 인사를 2026년 1월 1일부로 단행했다. 인사 폭은

SK AX, 김완종 CCO 사장으로 승진..."AX 이끌 적임자"

SK㈜ AX는 김완종 최고고객책임자(CCO)를 신임 사장으로 승진 선임했다고 30일 밝혔다.국내 산업 전반에서 AX(AI Transformation) 확산이 본격화되고 기업들의

기후/환경

+

中 '기후리더' 노리나?...'석탄 1.5억톤과 탄소 4억톤 감축' 깜짝 발표

중국이 향후 5년간 석탄 사용을 1억5000만톤 줄이고 이산화탄소 4억톤을 감축하겠다는 탄소절감 계획을 깜짝 발표했다.중국 신화통신과 차이나데일리

호주 야당 '2050 넷제로' 지지 철회…총선 앞두고 입장 뒤집기?

호주 보수 야당이 당론으로 채택했던 '2050 넷제로(Net-zero)' 목표를 공식 철회했다. 이는 호주 정부가 수립한 '2050 넷제로'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으로

철새들 월동지 '주남저수지' 11월 생태관광지로 선정

기후에너지환경부가 11월 이달의 생태관광지로 창원 주남저수지를 선정했다고 3일 밝혔다.한국의 습지는 시베리아․몽골고원 등의 대륙과 일본·

삼성물산, 카타르 탄소압축·이송설비 공사수주..."최소 1.9조"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이 카타르의 초대형 탄소 압축·이송설비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삼성물산은 카타르에너지LNG(QatarEnergy LNG)가 발

[날씨] 또 찾아온 '가을 한파'...강풍에 체감온도 '뚝'

'가을 한파'와 함께 11월 첫주를 맞이했다.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2일부터 찾아온 추위는 4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아침 기온이 5∼10℃가량 크게

[ESG;NOW] 재생에너지 12% 롯데칠성...목표달성 가능할까?

우리나라 대표 음료회사인 롯데칠성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60%로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2025년을 두달 남겨놓고 있는 현 시점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