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플레이, 내한공연서 '생수병 반입금지'..."당황했지만 오히려 좋아"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4-17 17:34:31
  • -
  • +
  • 인쇄
▲탄소중립 콘서트를 만들기 위해 일회용품 반입을 금지한 록밴드 '콜드플레이'(사진=콜드플레이 X 캡처)

8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영국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에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반입이 금지돼 화제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5일까지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 공연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시켰다. 주최 측은 첫 공연이 있던 16일 공연장 보안검색 과정에서 관객들에게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을 버리고 입장하도록 안내했다.

공연을 주최한 라이브네이션코리아는 소셜서비스(SNS)를 통해 "공연장에 일회용 플라스틱 반입이 금지된다"며 "금속·유리 재질 외 재사용 가능한 물병은 반입이 허용되니 공연장 주위에 배치된 '워터 스테이션'을 이용해달라"고 공지했다. 공연장에 실리콘이나 플라스틱 다회용 물병 반입만을 허락한 것이다. 주최 측은 물을 받을 수 있는 워터 스테이션(식수대)을 공연장 곳곳에 설치하고 멸균종이팩에 든 물을 별도 판매하기도 했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관객들은 불편을 겪게 됐지만 대부분 콜드플레이 측의 탄소저감 공연 의도에 공감했다. 첫날 게스트 공연과 본 공연 사이에는 친환경 메시지를 담은 영상이 전광판에 반복적으로 상영되기도 했다. 영상에는 미리 배부한 LED 손목밴드를 공연 종료 후 반납해달라는 안내와 티켓 수익 일부가 산림 복원·해양 정화·종 보전·탄소포집 기술 지원 등에 사용된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이날 공연을 본 김모씨(32)는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락 밴드는 공연 특성상 관객들도 수분을 많이 섭취해야 하는데 물병을 버리라고 해서 처음에는 좀 당황스러웠다"면서 "그러나 취지를 이해하니 불쾌하진 않았고, 오히려 작은 행동으로 환경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돼 기꺼이 따랐다"고 말했다.

콜드플레이는 일회용품 퇴출뿐만 아니라 관객석에 '키네틱 플로어'와 '파워 바이크'를 설치해 관객의 운동에너지를 전력으로 바꾸는 기발한 시도도 했다.

콜드플레이의 친환경 행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들은 지난 2019년 콘서트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월드투어를 중단한 적도 있고, 2021년에는 투어 중 공연 제작과 운송, 밴드와 스태프의 이동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절반 이상 줄이기도 했다.

이후 저탄소를 넘어 무탄소 콘서트를 만들기 위해 공연장에 태양관 패널을 설치해 전력을 만들고,, 비행기로 이동할 때 지속가능항공유(SAF)를 사용하는 등 여러 시도를 이어갔다. 공연 때 터트리는 종이 꽃가루는 생분해성 원료로 만들고, 티켓 한 장이 팔릴 때마다 나무를 한 그루씩 심기도 했다.

박정음 서울환경연합 자원순환팀장은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선례를 만들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환경을 위해 노력하는 아티스트의 메시지를 관객에게 전달한 점이 인상깊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배출권 유상할당 20% 상향...상의 "기업 비용부담 커질 것" 우려

환경부가 2026년~2030년까지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에 대해 산업계가 비용부담

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기후/환경

+

강릉에 '반가운 비'...폭우 쏟아졌지만 가뭄 해갈 역부족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단비'가 내렸다. 아직 가뭄이 해갈될 정도는 아니지만 간밤에 내린 비 덕분에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주말날씨] 전국 이틀간 '세찬 비'...강릉에도 '가뭄에 단비'

이번 주말에는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비는 중국에서 형성된 비구름대가 우리나라로 진입하면서

"환경장관 약속 못믿어"...세종보 천막농성 철회 안한다

4대강 보 철거를 요구하며 금강 세종보에서 500일간 농성했던 환경단체들이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가 이를 철회했다.11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직접

화석연료 기업들 내뿜는 탄소...치명적인 폭염을 낳았다

엑손모빌 등 석유 대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이 2000년 이후 전세계에서 발생했던 수십건의 폭염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강릉 식수원 고갈 일보직전 '비소식'...이틀간 20~60㎜ 내린다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으로 쓰이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1일 오전 8시 기준 11.8%까지 낮아진 가운데 토요일인 13일 동해안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1.5℃ 임계점 넘었나?...전세계 산호 84% 하얗게 변했다

전세계 바다의 산호초 84%가 해양폭염으로 백화 현상을 겪는 등 최근 해양생태계가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2일 발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