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트라우마 '의사결정' 능력에도 영향..."적절한 결정 못해"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5-04-21 17:52:47
  • -
  • +
  • 인쇄

산불 등 기후재해를 겪은 생존자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적절한 의사결정을 잘 내리지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오랜시간 기다리면 더 큰 보상이 주어지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이를 기다리지 못하는 등 조급함이 크다는 분석이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UC) 샌디에이고 연구팀은 2018년 북부 캘리포니아 산불 생존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 산불 생존자들은 오랜시간에 걸쳐 많은 보상을 얻는 선택보다 단기간에 적은 보상을 얻는 선택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불은 인간의 신체뿐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는 산불이 인지기능, 특히 의사결정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새로운 증거를 제시한 것이다.

연구팀은 75명의 참가자를 화재에 직접 노출된 그룹과 화재를 목격했지만 직접 영향을 받지 않은 그룹 그리고 비노출 대조군 등 3개 그룹으로 나눴다. 모든 참가자들은 뇌파(EEG) 기록을 받는 동안 금전적 보상이 주어지는 의사결정 과제를 완료하도록 했다.

연구자들은 이들의 '승리-유지' 행동을 평가해 장기적으로 가장 높은 보상을 주는 옵션을 계속 선택하는 빈도를 측정했다. '승리-유지' 선택 지표를 통해 산불 생존자들이 장기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선택을 고수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의 주저자인 제이슨 낸 UC 샌디에이고 연구원은 "산불에 직접 노출된 참여자의 뇌는 노출되지 않은 참여자에 비해 적절한 결정을 내리려고 할 때 상당히 과도하게 각성됐지만 작업을 제대로 행하지는 못했다"며 "뇌가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데 집중하려고 노력하지만 그렇지 못하는 상태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대해 "기후 트라우마가 의사결정과 관련된 중요한 인지능력과 기본적인 뇌 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기후재해가 빈번해지고 심각해지고 있어 재해 전후의 인지 변화를 연구하고, 기후 트라우마에 반복 노출되었을 때의 장기적 영향을 조사하고, 피해 지역사회를 위한 정신건강 개입수단을 개발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SK이노, 독자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국제학술지 등재

SK이노베이션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성과가 국제학술지에 등재됐다.SK이노베이션은 자사가 개발한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이 화학공학

KCC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 11년 연속 수상

KCC가 '2025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에서 지속가능성보고서상(KRCA) 제조 부문 우수보고서로 선정되며 11년 연속 수상했다고 4일 밝혔다.대한민국 지속

하나금융 'ESG스타트업' 15곳 선정...후속투자도 지원

하나금융그룹이 지원하는 '2025 하나 ESG 더블임팩트 매칭펀드'에 선정된 스타트업 15곳이 후속투자에 나섰다.하나금융그룹은 지난 2일 서울시 중구 동대

과기정통부 "쿠팡 전자서명키 악용...공격기간 6~11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전자서명키가 악용돼 발생했으며, 지난 6월 24일~11월 8일까지 공격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

李대통령, 쿠팡에 '과징금 강화와 징벌적손배제' 주문

쿠팡이 개인정보를 유출한 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의 국내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이재명 대통령이 2일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건에 대해 "사고원

이미 5000억 현금화한 김범석 쿠팡 창업자...책임경영 기피 '도마'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한 쿠팡의 김범석 창업자가 1년전 쿠팡 주식 5000억언어치를 현금화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

기후/환경

+

美 뉴잉글랜드 2.5℃까지 상승...온난화 속도 2배 빠르다

미국 북동부 지역 뉴잉글랜드주가 산업화 이전대비 평균기온이 2.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구에서 두번째로 기온 상승속도가 빠른 것이다.4

호주 AI데이터센터 난립에..."마실 물도 부족해질 것"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이 급증하면서 호주가 물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챗GPT'를 운영하는 미국의 오픈AI를 비롯

희토류 독식하는 美국방부..."군사장비 아닌 탈탄소화에 쓰여야"

지속가능한 기술개발에 쓰여야 할 희토류가 군사기술 개발에 사용되면서 기후행동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4일(현지시간) 미국과 영국의 공동연

'아프리카펭귄' 멸종 직면...먹이부족에 8년새 '95% 급감'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서식하는 아프리카펭귄이 멸종위기에 직면해있다.5일(현지시간) 영국 엑서터대학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산림·어

기습폭설에 '빙판길'...서울 발빠른 대처, 경기 '늑장 대처'

지난 4일 오후 6시 퇴근길에 딱 맞춰 쏟아지기 시작한 폭설의 여파는 5일 출근길까지 큰 혼잡과 불편을 초래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은 밤샘 제설작업으

[주말날씨] 중부지방 또 비나 눈...동해안은 건조하고 강풍

폭설과 강추위가 지나고 오는 주말에는 온화한 서풍이 유입되면서 기온이 올라 포근하겠다. 다만 겨울에 접어든 12월인만큼 아침 기온은 0℃ 안팎에 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