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 밀집한 성남시 '게임=중독' 공모전...게임업계 '기가막혀'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06-16 18:30:58
  • -
  • +
  • 인쇄
(사진=연합뉴스)

"10여년째 이어지고 있는 게임중독 논란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성남시가 16일부터 오는 8월 17일까지 진행하는 중독예방콘텐츠 공모전에서 '게임=중독'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해 게임업계의 잇딴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다. 

남궁훈 게임인재단 공동이사장은 이날 자신의 소셜서비스(SNS)를 통해 "게임사들이 밀집한 판교가 있는 성남시에서 게임을 4대 중독이라고 표현하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을 하는 성남시 공무원들"이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실제로 성남시에 있는 판교에는 넥슨과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 등 국내 간판급 게임사들이 즐비하게 있다. 그런데 성남시는 지역경제에 이바지하고 있는 이 게임업체들을 향해 '게임을 중독'이라고 규정해버린 것이다. 

게다가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타당한 증거가 확보되기전까지 게임에 대한 질병코드가 국내 도입되는 것을 유보하는 등 침체된 국내 게임 되살리기에 나서고 있는데 성남시에서 이와 상반되는 내용으로 공모전을 진행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번 대선 과정에서 자신의 SNS에 게임 질병코드 도입 유보 등이 포함된 '9대 취향 저격 공약'을 발표하며 게임제도 개선을 시사한 바 있다.

게임을 포함한 '4대 중독'이라는 표현은 지난 2013년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신의진 전 의원이 법안을 발의하면서 나온 것이다. 해당 법안에서는 게임을 알코올, 마약, 도박과 동일하게 중독을 유발하는 것으로 간주했다. 이 법안은 당시에도 큰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다. 

그런데 국민의힘 출신이 시장으로 재직중인 성남시가 이재명 정부가 출범에 맞춰 '게임=중독'으로 규정하는 중독예방콘텐츠를 공모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성남시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는 "세계보건기구(WHO)에 인터넷게임 중독이 질병으로 명시돼 있다"고 반박했다. WHO 국제질병분류 ICD-11에 '게임 이용장애'를 정신질환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해당 질병코드를 국내에 그대로 적용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뉴스트리와 통화에서 "게임의 중독 카테고리화 논란은 지난 2013년부터 벌써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며 "국내 게임사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가 싹트고 있는 시점에 이같은 논란은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게임이 4대 중독에 포함되어 있는 공모전 안내문(사진=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홈페이지 캡처)


한국게임이용자협회가 전국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의 중독관리 대상 표기 현황을 조사해보니, 성남시뿐 아니라 파주시, 김해시, 부산 사상구 등 10여개 센터에서 게임을 4대 중독관리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30여개 센터는 인터넷 중독 자가진단 항목이 사실상 게임중독을 묻고 있거나 세부항목에서 '게임 중독'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에 협회는 공개 청원을 통해 보건복지부 홈페이지 내 정신건강복지법에 명시되지 않은 '게임'이라는 표현을 즉시 삭제할 것과 성남시를 포함한 각 지역 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가 중독관리 대상에 게임을 명시하지 않도록 지도·권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동시에 보건복지부가 홈페이지에 '인터넷 게임'을 중독 관리 대상으로 명시하게 된 근거 자료와 결정권자, 중독 관리 대상 관련 가이드라인 등의 자료에 대한 정보를 공개할 것을 청구했다.

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은 "게임은 2022년 문화예술의 범주에 포함됐고, 2024년에는 한국인이 가장 즐겨찾는 취미로 선정되는 등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며 "게임을 중독관리 대상으로 내세우는 정책은 이같은 사회적 흐름을 역행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새 정부가 게임 산업 진흥을 약속하며 업계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던 상황에 이같은 논란이 터져 유감스럽다"면서 "오히려 이를 계기로 확실하게 근거없이 부정적인 낙인을 찍는 중독 논란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속도가 성패 좌우"...내년 기후에너지 시장 '관전포인트'

글로벌 기후리더쉽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기후정책에 성공하려면 속도감있게 재생에너지로 전력시장이 재편되는 것과 동시에 산업전환을

"5만원 보상? 5000원짜리 마케팅"...쿠팡 보상안에 '부글부글'

쿠팡의 보상안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5만원을 보상하는 것처럼 발표했지만 사실상 5000원짜리 상품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탈팡한 사람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3년 더'...최종후보로 '낙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현 회장이 차기회장 최종후보로 추천됨에 따라, 앞으로 3년 더 우리금융을 이끌게 됐다.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차

쿠팡, 자체 포렌식 사실 경찰에 함구..."허위조작 자료제출시 엄중처벌"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빚은 쿠팡이 피의자의 노트북PC를 경찰에 제출하며 자체 포렌식을 한 사실을 함구한 것으로 밝혀졌다.박정보 서울경찰청

폐유니폼 키링과 파우치로 재탄생...대한항공, 업사이클 제품 기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기내 테이블보와 객실승무원 폐유니폼을 재활용한 '업사이클링 안전인형 키링 및 파우치' 350개를 29일 서울 강서구 소재

'빗썸' 브랜드 알리기 본격화...'SBS 가요대전' 타이틀 스폰서로 첫 참여

빗썸이 지상파 방송사가 진행하는 연말 가요제의 타이틀 스폰서로 참여해 브랜드 알리기에 나사면서 호평을 받았다.빗썸은 지난 25일 열린 '2025 SBS 가

기후/환경

+

"속도가 성패 좌우"...내년 기후에너지 시장 '관전포인트'

글로벌 기후리더쉽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기후정책에 성공하려면 속도감있게 재생에너지로 전력시장이 재편되는 것과 동시에 산업전환을

수도권 직매립 금지 D-3...정부 '쓰레기 대란' 우려에 막판 점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로 인한 쓰레기 대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막판까지 점검에 나섰다.29일 기후에너지

기후위기로 생활비 압박..."대응 미룰수록 지출 더 늘어날 것"

미국 사회 전반에서 기후위기 대응이 늦어질수록 전기요금·식료품·보험료 등 생활비 부담이 커진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26일(현지시간)

비온뒤 살얼음판 도로...상주에서 차량 15대 '쾅쾅쾅'

경북 상주 국도에서 차량 15대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비가 내린 이후 밤새 기온이 내려가면서 도로에 블랙아이스(살얼음)이 생기면서 이같은 사

올해 세계 기후재해 손실액 172조원..."이제는 경제이슈"

2025년 전세계에서 발생한 기후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1200억달러(약172조원)가 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기후위기가 글로벌 경제와 자본시장 전반의

재생에너지 확장에도...올해 화석연료 탄소배출 또 '사상최고'

재생에너지 설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25년 전세계 화석연료 기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사상최고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26일(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