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가 토마토 후손이라고?...900만년 전 유전자 혼합으로 탄생

송상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08-01 13:44:15
  • -
  • +
  • 인쇄

감자의 조상이 900만년 전 고대 토마토에서 유래됐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중국농업과학원과 조지아대학교 연구진 등은 토마토와 감자 유사식물(Etuberosum), 감자 야생종 등 3개 계통의 식물 유전체 128종을 분석하고, 가지류 3종을 비교군으로 삼아 진화 계통을 추적했더니, 오늘날 감자는 토마토와 감자처럼 생겼지만 토마토 유전자를 지닌 '감자 유사식물'이 800만~900만년 전 유전적으로 혼합되면서 탄생한 식물로 나타났다고 31일(현지시간) 밝혔다. 

두 식물의 유전자는 혼종화 과정을 거치면서 감자는 새로운 형질인 덩이줄기를 획득했고, 이후 안데스 고산지대 등 다양한 환경에서 종이 확산됐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덩이줄기를 만드는 핵심 유전자도 각기 다른 조상에서 나왔다. 덩이줄기 생성 시점을 조절하는 유전자는 토마토에서, 지하줄기의 성장을 유도하는 유전자는 감자 유사식물에서 유래했다. 두 기능성 유전자가 합쳐지면서 현재의 감자 형질이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감자 유사식물은 생김새가 감자와 유사하지만 실제로는 덩이줄기를 만들지 않는다. 반면 토마토는 덩이줄기는 없지만 감자와 같은 속(屬)에 속한다. 이번 연구는 두 식물의 유전자가 섞인 결과로 감자의 특징이 설명된다는 점에서 진화적 수수께끼를 푼 사례로 평가된다.

조지아대학교 식물유전학자 에스더 반더크나프 교수는 "초기 혼종화로는 생존력이 낮은 식물만 나왔을 수 있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자연선택이 작용하며 새로운 종 복합체로 진화했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가 다른 식물 진화 사례에도 적용 가능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감자는 전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작물 중 하나지만, 대부분이 복제 방식으로 재배돼 유전적 다양성이 부족하다. 연구를 주도한 핑셴 장 박사는 "토마토의 유전자를 활용한 감자 개량이 병충해 저항성 확보와 품종 다양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디애나대학교 진화생물학자 레오니 모일 교수는 "대규모 유전체 분석기술이 고대종의 계통관계를 밝히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번 결과는 감자의 기원을 새롭게 이해할 수 있는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원예학자인 리처드 베이외 교수도 "수백만년 전 사라진 종을 직접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유전체 기반의 진화 연구는 매우 창의적인 방법"이라며 "감자에 대한 이해가 한층 깊어졌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앞으로도 덩이줄기 형성 유전자의 기능과 진화 경로를 추가로 분석해, 농업에 실제 적용할 수 있는 품종 개량 연구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Cell'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궁금;이슈] 경찰 출두한 방시혁...투자자에게 IPO계획 숨겼다?

글로벌 스타 방탄소년단(BTS)를 탄생시킨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을 숨기고 지분 매각을 유도했다는 혐의를 조사받기

해군 입대한 이재용 삼성 회장 장남...해군 통역장교로 복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지호(24)씨가 15일 해군 장교로 입대했다. 2000년 미국에서 태어나 한국과 미국 복수 국적을 가지고 있던 이씨는 해군 장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기후/환경

+

"2035년 NDC 61.2% 정해야...산업 경쟁력 강화할 기회"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최소 61.2%로 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15일 국회 기후행동의원모임 '비상'은 성명을 통해 "20

환경부 '낙동강 녹조' 독성조사 착수...공기중 조류독소도 조사

환경부가 환경단체와 함께 낙동강 녹조 조사에 착수한다.환경부는 15일 오후부터 낙동강네트워크, 환경운동연합과 낙동강 녹조 심화지역에 대한 조류

국립공원 개구리 산란시기 18일 빨라졌다...기후변화 뚜렷한 징후

국내 서식하는 개구리들이 기후변화로 산란시기가 앞당겨진 것이 확인됐다.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국립공원 내 산림과 무인도서에서 장기간 생

호주 시드니 3°C 오르면..."온열질환 사망자 450% 급증할 것"

지구 평균기온이 3℃ 상승하면 호주 시드니에서만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약 450% 급증할 것으로 나타났다.15일(현지시간) 호주 기후청과 기후변화

美 온실가스 배출량 '깜깜이 국가' 되나...기업 의무보고 없앤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대형 시설의 온실가스 배출량 보고 제도를 폐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후정책의 핵심자료였던 배출 데이터가 사라질 경

단비에 강릉 저수율 16.3%로 상승...아직 '가뭄의 끝' 아니다

이틀간 강릉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최악의 사태를 면했다. 하지만 가뭄이 해갈되기까지는 아직 갈길이 멀어보인다. 15일 강릉의 생활용수 87%를 공급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