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천의 수온이 상승하는 '하천폭염'(Riverine Heatwaves) 속도가 공기가 데워지는 대기폭염 속도보다 최대 4배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펜셀베니아주립대 리 리 교수연구팀은 1980~2022년 미국 내 하천 1471개 지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하천폭염 속도가 대기폭염보다 3~4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하천폭염은 일일 수온이 계절별 상위 10% 이상인 날이 최소 연속 5일 이상 나타나는 것을 말하며, 이 현상은 하천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
대기폭염은 온실가스 배출 등으로 빈번해지고 있고,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언론을 통해 그 심각성이 자주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하천폭염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가볍게 여기거나 그 심각성이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천에 대한 수온 센서와 위성 모니터링이 늘기는 했지만 전 세계 강의 약 4분의 3은 위성 관측에서 벗어나 있다. 또 위성 데이터 대부분이 단편적이어서 하천폭염을 분석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게 연구팀의 지적이다.
이에 연구팀은 심층학습기법(Long Short-Term Memory model)을 이용해 1471개 지점의 일일 수온을 기준으로 하천폭염 발생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하천폭염 발생 빈도는 연 2.3회로 대기폭염 발생 빈도 연 4.6회의 절반 수준이고, 폭염 강도는 2.6℃대 7.7℃로 3분의 1 수준으로 비교적 약했다.
그러나 하천폭염 지속시간은 7.2일로 대기폭염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980년 이후 하천폭염 빈도가 늘어난 속도가 대기보다 3~4배 빠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022년 하천폭염 빈도는 1980년보다 연 1.8회 늘어난 반면 대기폭염 빈도는 연 0.5회 증가했다.
리 교수는 "하천폭염이 대기폭염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첫 연구"라고 강조했다. 논문 제1 저자인 카얄비즈히 사다야판 박사는 "하천폭염 가속화 추세는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강의 극심한 고온과 수량 감소 위험을 동시에 높여 어류 등 수생태계 대규모 폐사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팀은 이같은 하천폭염 증가가 온난화로 줄어든 적설량과 댐과 농업 등 인간활동으로 강 유속이 느려지거나 부영양화로 생태계 균형이 무너지는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가 하천폭염을 모니터링하고 완화 대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며 "온난화에 취약한 하천 생태계와 그에 의존하는 사람들을 폭염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필요한 정책과 인센티브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9월 22일자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