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에 대한 불안이 미국 젊은 세대의 출산 결정까지 흔들고 있다.
피유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미시간대 사회연구소와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40대 성인 5000여명 중 38%가 "기후변화 때문에 자녀를 낳는 것을 주저한다"고 답했다고 30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여성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는 "폭염·홍수·식량난 같은 재난이 심해질수록 다음 세대를 키우는 것이 두렵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는 미국 50개주 전역에서 무작위로 표본을 추출해 진행됐다. 응답자 중 10명 중 7명은 "기후변화가 자신의 세대보다 다음 세대에 더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답했으며, 25%는 "기후불안으로 인해 출산계획을 미뤘거나 포기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AP통신은 이러한 결과가 "기후위기가 개인의 생애 계획과 사회적 가치관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을 '기후 출산 망설임(Climate Birth Hesitancy)'이라 명명했다. 단순히 환경의식이 높아서가 아니라, 기후위기가 개인의 출산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사회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출산을 주저하는 이유로는 △미래 세대의 생존 가능성에 대한 불안 △인구 증가로 인한 탄소배출 부담 △기후위기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이 꼽혔다. 한 응답자는 "아이에게 안정된 지구를 물려줄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주요국에서도 감지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런던정경대(LSE) 사회학자 앤드루 길버트 교수는 "출산율 저하를 단순한 경제 문제로 볼 수 없다"며 "기후 불안감(climate anxiety)이 젊은 세대의 가치관과 가족계획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이번 연구가 "기후변화가 사회적 구조뿐 아니라 인간의 기본적 생애 결정까지 흔드는 전환점"이라며, 각국 정책 입안자들이 "기후와 인구 문제를 분리해 다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기후 회복력과 미래 세대에 대한 신뢰를 높이지 않는다면, 젊은 세대의 출산 회피는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