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김혜지 기자 / 기사승인 : 2025-11-04 12:17:06
  • -
  • +
  • 인쇄
▲AI 이미지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국제 비영리단체 저스트 트랜지션 이니셔티브(Just Transition Initiative)의 새 보고서를 인용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집행된 국제 기후지원금 가운데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을 위한 지원금은 전체의 3% 미만"이라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5년동안 약 410억달러(약 56조원)의 기후지원금이 투입됐지만, 이 가운데 산업 전환과 노동자 재교육, 지역경제 회복 등 사람 중심의 지원으로 쓰인 금액은 약 12억달러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대부분 재생에너지 설비 확충, 탄소포집·저장(CCS) 기술, 녹색 인프라 투자 등에 집중됐다.

'정의로운 전환'은 고배출 산업이 문을 닫거나 축소되면서 생기는 경제적·사회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이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는 "기후대응이 새로운 불평등을 낳고 있다"며 "기후정책이 기술적 성과에만 몰두한 나머지, 전환의 대가를 치르는 사람들은 지원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서는 석탄 산업을 줄이는 국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지만, 그중 노동자 재교육과 복지 예산은 전체의 1~2% 수준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이런 불균형이 장기적으로 기후정책의 사회적 저항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올초 "정의로운 전환이 빠진 기후정책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탄소를 줄이는 것만큼 사람을 지키는 일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폴란드·칠레 등에서는 석탄 산업 축소 과정에서 실직자 지원이 부족해 사회적 갈등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빌 게이츠는 최근 블로그 글에서 "기후위기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문제"라며 "기후정책은 탄소 감축보다 사람들의 삶을 지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환경단체 350.org의 세일라 파테리 정책 책임자는 "기후위기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문제"라며 "진짜 전환은 새로운 기계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생계를 함께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는 오는 11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COP30(제30차 유엔기후총회)을 앞두고 발표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각국이 감축 목표뿐 아니라 '기술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재정 우선순위를 바꾸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서울시, 1000명 넘는 행사 '폐기물 감량계획' 의무화 추진

서울시가 하루 1000명 이상 참여하는 행사에 대해 폐기물 감량계획을 의무적으로 수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서울시는 25개 자치구가 대규모 행사

'생산적 금융' 물꼬 틔우는 시중은행들…투자전략은 '각양각색'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향후 5년간 총 1240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 지원계획을 제시하면서, 금융권 자금이 부동산이나 가계대출이 아닌 산업과 기업의

'카카오 AI 돛' 출범…"2030년까지 100개 AI 혁신기업 육성"

카카오그룹이 4대 과학기술원과 손잡고 지역 인공지능(AI) 인재와 혁신기업 육성 추진기구인 '카카오 AI 돛'을 설립한다. 카카오는 2030년까지 5년간 500억

포스코 '사고다발 기업' 오명 벗나...올들어 중대재해 'O건'

지난해 6명의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했던 포스코가 올해 들어 단 한 건의 산업재해도 발생하지 않으면서 그 비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포스코는 올

롯데·이마트, 메탄 감축목표 '낙제점'..."육류 위주 공급망이 문제"

롯데쇼핑과 이마트가 육류·유제품·쌀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메탄 감축목표가 '낙제점'이라는 국제환경단체의 평가가 나왔다. 20일 글로벌 환

FC서울 홈 개막전 앞두고...서울월드컵경기장에 '다회용기' 도입

서울시가 오는 22일 열리는 FC서울 홈 개막전에 맞춰 서울월드컵경기장 안팎의 편의점과 푸드트럭에 다회용기를 전면 도입한다고 19일 밝혔다.시는 서

기후/환경

+

기후위기가 '청년소득' 줄인다...알파세대는 2억원 넘게 손실

기후위기 대응이 늦어지면 호주 청소년세대가 평생 약 18만5000달러(약 2억7700만원)에 달하는 경제적 부담을 떠안게 된다는 분석이 나왔다.글로벌 컨설

기후테크 협의체 '그린테크얼라이언스' 사단법인으로 출범

그린테크얼라이언스(GreenTech Alliance)가 기후환경에너지부 산하 사단법인 설립 인가를 받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고 24일 밝혔다. 그린테크얼라이언스

기온 2℃ 오르면…'식량불안 국가' 3배로 늘어난다

지구 평균기온이 2℃ 상승할 경우 식량불안을 겪는 국가의 수가 최대 3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23일(현지시간) 국제환경개발연구소 보고서에

남극 이상고온에 황제펭귄만 나홀로 개체수 증가...왜?

남극의 이상고온으로 황제펭귄(King Penguin)의 번식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개체수가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젠투펭귄 등 다른 펭귄

[기후테크] "습식 CCUS 기술로 포집효율 최고로 끌어올렸다"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 바로 탄소포집·저장·활용(CCUS)입니다."씨이텍의 이윤제 대표는 탄소중립 시대의 현실적인 해법

역대 가장 더웠던 '최근 10년'...바다 에너지 흡수량 '포화상태'

지난 10여년이 관측 역사상 가장 더운 시기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바다가 인류 에너지 사용량의 18배에 달하는 열을 흡수하며 온난화가 가속되고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