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에서 전기 생산?...탄소섬유 복합재 물방울 발전기 개발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5-12-15 09:43:54
  • -
  • +
  • 인쇄

지붕으로 떨어지는 빗물로 전기를 만들 수 있는 탄소섬유 복합재가 개발됐다. 이 복합재는 금속과 달리, 부식이 없을 뿐 아니라 이렇게 만들어진 전기는 배수장치나 경보시스템을 가동할 때 사용할 수도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계공학과 박영빈 교수팀은 빗방울로 전기를 만드는 탄소섬유 복합재 기반 물방울 발전기(액적 발전기)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탄소섬유 복합재는 탄소섬유 다발을 플라스틱 수지에 섞은 소재로 건물 지붕과 같은 외장재로 쓸 수 있는 소재다.

개발된 탄소섬유 복합재 발전기는 빗방울이 복합재 표면에 닿았다 빠르게 떨어지는 순간 전기를 만든다. 정전기와 흡사한 원리다. 빗방울은 양전하를, 복합재 표면은 음전하를 띠는데, 빗방울이 닿으면서 미끌어져 내리는 순간, 전하 입자가 탄소섬유를 타고 이동하면서 전기가 흐른다.

기존의 금속 기반 물방울 발전기는 금속이 빗속의 오염물질에 의해 쉽게 부식되는 문제가 있었는데, 연구팀은 부식에 강한 탄소섬유 복합재를 사용해 이를 해결했다.

또 복합재 표면을 특수 가공한 뒤 위에 코팅재를 입혀 발전기의 발전 성능을 높였다. 빗방울의 순간적 접촉 면적은 넓히되, 빗방울이 빠르게 표면에서 굴러떨어지도록 만든 것이다. 미세한 요철이 가공된 표면은 빗방울의 접촉 면적을 넓히고, 코팅재는 복합재 표면을 연꽃잎처럼 만들어 빗방울을 튕겨 낸다. 코팅재 덕분에 도심 오염물이나 매연이 달라붙는 것도 방지할 수 있어, 발전기 성능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다.

▲탄소섬유 복합재 물방울 발전기의 동작 개념과 전기 출력 과정(자료=UNIST)

연구팀이 실증 실험해본 결과, 약 92마이크로리터(μL) 크기의 빗방울 하나가 떨어질 때 최대 약 60볼트(V)의 전압과 수 마이크로암페어(μA) 수준의 전류를 생산했다. 발전기 4개를 직렬로 연결했을 때는 LED 전구 144개를 순간적으로 점등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 발전기를 지붕 모서리나 배수 덕트에 부착해 강우량을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시연도 진행했다. 빗방울이 많이 떨어질수록 전기 신호가 더 자주 발생했고, 이 신호를 기준으로 배수 펌프를 켜는 방식이다. 약한 비, 보통 비, 강한 비 상황에 따라 펌프 작동 횟수가 달라져 침수 상황을 구분할 수 있게 된다.

박 교수는 "이 기술은 별도의 외부 전원 없이 빗물만으로 건물이나 교량 같은 도시 기반 시설을 관리하고 침수 피해를 예방하는 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향후 항공기나 자동차 등 탄소섬유 복합재가 들어가는 모빌리티의 자가 전원 기술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11월 20일자 온라인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KGC인삼공사, 가족친화·여가친화 '인증획득'

KGC인삼공사는 성평등가족부가 주관하는 가족친화인증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여가친화인증을 획득했다고 15일 밝혔다.가족친화인증제도는 일

LS전선, 美에 영구자석 공장 세운다..."희토류 공급망 다변화"

LS전선이 미국 내 희토류 영구자석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LS전선은 미국 버지니아주 체사피크(Chesapeake)시에 투자 후보지를 선정하고 사업타당성을

한국거래소 '한국형 녹색채권' 상장수수료 면제 1년 연장

'한국형 녹색채권' 상장수수료 면제가 1년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거래소가 정부의 녹색채권 활성화 정책 지원을 위해 '한

셀트리온제약 'ESG위원회' 신설..."위원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

셀트리온제약은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본격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돌입했다고 11일 밝혔다.ESG위원회는 ESG 경영을 총괄하는

kt ds '2025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 대상' 종합대상 수상

KT그룹 IT서비스 전문기업 kt ds가 한국HRD협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 대상'에서 최고등급인 '종합대상'을 받았다고 11일 밝혔다.대한민국

SPC, 음성에 '안전 스마트공장' 짓는다..."인명사고 근절"

SPC그룹은 생산시설에서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3000억원을 들여 충청북도 음성군에 '안전 스마트 신공장'을 짓는다고 11일 밝혔다.'안전 스마트 신공

기후/환경

+

항공기 이·착륙시 기내 '초미세먼지' 농도 기준치 2배로 '급증'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 기내 초미세먼지 농도가 급격히 상승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시테대학 연구팀은 파리의 샤

중국 '탄소가격' 오르기 시작했다… 철강·시멘트까지 ETS 확대

세계 최대 탄소시장인 중국에서 탄소배출권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철강·시멘트 등 고배출 산업을 포함한 배출권거래제가 본격 시험대에 올

또 미뤄진 '플라스틱 국제협약'… 이번 환경총회서도 합의 실패

플라스틱 오염종식을 위한 '플라스틱 국제협약'에 대한 전세계 합의가 제7차 유엔환경총회에서도 불발됐다. 이번에도 국가간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면

LS전선, 美에 영구자석 공장 세운다..."희토류 공급망 다변화"

LS전선이 미국 내 희토류 영구자석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LS전선은 미국 버지니아주 체사피크(Chesapeake)시에 투자 후보지를 선정하고 사업타당성을

美 워싱턴주 유례없는 폭우...'대기의 강'으로 대홍수

미국 서북부 워싱턴주에 기록적인 폭우가 며칠씩 내리면서 홍수가 일어났다. 이 홍수로 주택이 유실되고 주민 수만 명이 대피했다.워싱턴주 스캐짓 카

북극곰 온난화로 위협받자…생존 위해 'DNA' 바꾼다

지구온난화로 생존이 위협받는 북극곰의 유전자에서 기후변화에 적응하려는 움직임이 관측됐다.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 연구팀은 기온이 오를수록 그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