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산불 발생건수는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크게 늘었지만, 당국의 발빠른 대처로 산불 피해규모는 현저하게 줄었다.
26일 산림청에 따르면 올 1월부터 2월 25일까지 발생한 산불은 총 149건으로, 지난해 1~2월 산불 발생건수 118건보다 크게 늘었다. 원인은 예년보다 훨씬 건조한 날씨에 강풍까지 불면서 작은 불씨에서 쉽게 산불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올들어 지금까지 경상남도와 강원 영동지역은 거의 비가 내리지 않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산불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해당 지역들은 올해 건조주의보 발령이 끊이지 않았다.
올들어 산불 발생건수는 더 늘었는데 피해는 더 줄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특히 149건의 산불이 발생했는데 인명 피해는 단 1명도 없었다. 지난 21일 경남 함양에서 발생한 산불은 사흘간 232헥타르(㏊)를 태우면서 올해 첫 대형산불로 기록됐다. 하지만 인명 피해는커녕 주택 소실도 없었다. 비닐하우스 1동만 불에 탔다. 지난 23일 경남 밀양에서 발생한 산불도 이틀간 134㏊의 산림을 태우고 진화됐다.
경남은 지난해 산청·하동 산불로 축구장 2600개가 넘는 산림이 불탔고, 진화대원과 공무원 4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불길에 중경상을 입었다. 2100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하고, 주택 28채 등 시설 84곳이 피해를 입었다. 경북 안동 산불 피해까지 합치면 사상자가 60명이 넘고, 파손된 주택이 4000채에 달했다. 국가유산도 31건이 불탔다. 피해규모가 1조원이 넘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완전히 달랐다. 대부분의 산불은 1시간 내에 모두 진화될 정도로 진화속도가 빨라졌다. 함양 산불이 사흘간 이어져 가장 길었고, 밀양 산불이 이틀동안 이어졌지만 사실상 만 하룻만에 진화됐다. 인명 피해도 없었고 주택과 시설 피해도 단 1건 발생하지 않았다. 밀양 산불의 경우 한때 요양병원을 비롯한 민가 확산까지 우려됐지만 부상자조차 없었다.
이렇게 산불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이유는 산림청을 비롯한 정부기관이 대응체계를 개선하고 지자체에 산불 상황을 공유하며 협력한 덕분으로 보인다. 지난해 의성-안동 산불 이후 행정안전부와 기상청, 산림청은 합동으로 산불대응 매뉴얼을 마련하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도입했다. 이 매뉴얼은 산림 상태와 지형, 경사도, 풍속 등을 실시간 분석해 8시간 뒤 불길의 범위를 예측하도록 돼 있다. 가령 산불이 4~5시간 내 마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면 즉시 대피하도록 지시한다. 예측시스템을 바탕으로 대피 장소와 경로까지 구체적으로 지정할 수 있다.
이러한 예측 시스템과 행동 매뉴얼 덕분에 진화 시간뿐 아니라 대피 시간도 크게 단축시켰다. 함양 산불 당시 산림당국은 불이 민가까지 확산하기 전 유림면 어울림체육관 등으로 주민들을 선제 대피시켰고, 밀양 산불에서도 대피 경로와 장소를 빠르게 확정해 요양병원 환자들을 대피시켰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의 강력한 지시도 한몫했다. 이 대통령은 산불이 발생하면 초기에 진화할 것을 지시하는 한편 늑장대응으로 피해를 키웠을 경우에 담당자를 문책하겠다고 지시하면서, 공무원들의 산불 대응력을 높였다는 것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과거에는 산불이 발생하면 산림청 담당 부서 실무자에게만 문자가 전달됐지만, 이제는 해당 지자체 부시장·부지사에게까지 전부 문자가 간다"며 "덕분에 지자체에서도 경각심을 갖고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불은 3·4월이 고비다. 지난해 큰 피해를 일으킨 산불도 3월에 발생했다. 이에 산림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재난성 산불이 우려되는 경우 산불방지센터를 거점으로 선제 지휘에 나서며 일사불란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림청은 권역별 대응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올 1월에 산불이 빈발하는 동해안과 남부권에 산불방지센터를 마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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