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구글에 고정밀 지도 국외 반출 '조건부 '허가'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6-02-27 17: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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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서 구글 지도앱을 켠 모습 (사진=언스플래시)

정부가 국내 서버를 활용하고 보안을 준수하는 조건으로 구글 고정밀 지도 국외 반출을 허가했다.

국토교통부는 27일 경기 수원에 있는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열린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 회의에서 구글이 이달에 신청한 1대5000 지도 국외반출에 대해 조건부 허가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협의체는 국토부(국토지리정보원)를 비롯해 국방부, 국가정보원, 외교부, 통일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산업통상부와 민간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결정은 2007년과 2016년 두 차례 불허 결정 이후 정부가 '국내 서버 처리·제한적 반출'이라는 절충안을 택한 것이다. 현행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1대 2만5000보다 세밀한 지도는 국외 반출시 국토부 장관 승인을 받아야 한다. 1대 5000 지도는 실제 거리 50m를 지도상 1cm로 표현하는 수준의 고정밀 데이터다.

정부는 국외 반출 조건으로 △영상 보안처리 △좌표 표시 제한 △국내 서버 활용 △보안사고 대응체계 구축 등을 제시했다.

먼저 구글 맵스·구글 어스 글로벌 서비스에서 한국 영토 위성·항공사진을 제공할 경우, 보안처리가 완료된 영상만 사용하도록 했다. 과거 시계열 영상과 스트리트뷰에 대해서도 군사·보안시설 가림 처리를 의무화했다. 또 글로벌 서비스에서 대한민국 영토에 대한 좌표 표시를 제거하거나 노출을 제한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핵심 쟁점이었던 서버 문제는 '국내 제휴기업 활용' 방식으로 정리됐다. 구글의 국내 제휴기업이 국내에 보유한 서버에서 원본 데이터를 가공하고, 정부의 검토·확인을 거친 데이터만 반출하도록 했다. 특히 내비게이션·길찾기 서비스에 필요한 기본 바탕지도와 도로 등 교통 네트워크에 한정해 반출을 허용하고, 등고선 등 안보적으로 민감한 데이터는 제외했다.

군사·보안시설이 추가·변경될 경우에는 정부 요청에 따라 국내 제휴기업이 국내 서버에서 신속히 수정하도록 관리체계를 마련했다.

아울러 구글은 국외 반출 전 정부와 협의해 '보안사고 예방 및 대응 프레임워크'를 수립해야 하며, 국가안보와 관련한 긴급 상황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기술적 조치, 이른바 '레드 버튼'을 구현해야 한다. 한국 지도 전담관(Local Responsible Officer)을 국내에 상주시켜 상시 소통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조건에 포함됐다.

정부는 조건 충족 여부를 확인한 뒤에만 실제 데이터 반출을 허용하고, 지속적이거나 중대한 조건 불이행이 발생할 경우 허가를 중단·회수할 수 있도록 했다.

협의체는 "국내법이 적용되는 국내 서버에서 민감 정보를 처리하고, 정부 검토를 거친 제한된 정보만 반출하는 체계를 통해 사후 통제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결정이 외국인 관광 활성화, 지도 서비스 기반 경제·기술 파급효과, 공간 인공지능(Geo AI) 산업 발전 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협의체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3차원 고정밀 공간정보 구축, 공간 AI 기술 개발, 전문인력 양성, 공공수요 창출 등을 포함한 '공간정보산업 육성·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구글 측에도 국내 공간정보·AI 산업 발전과 균형 성장에 기여할 상생 방안을 적극 강구할 것을 주문했다.

앞서 정부는 국가안보 우려를 이유로 2007년과 2016년 구글의 고정밀 지도 반출 요청을 불허했고, 지난해 2월 재신청 이후에도 세 차례 결정을 연기했다. 구글은 지난해 9월 일부 조건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이달 5일 보완 신청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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