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이슈] 진통끝에 국회통과...'공수처법' 도대체 뭐길래

김현호 기자 / 기사승인 : 2020-12-10 19:4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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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거부권을 무력화하는 '공수처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야당을 배제한 채 여당 추천만으로 공수처장을 추천할 수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 개정안이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공수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지 1년만에 공수처 조직이 출범할 전망이다.

도대체 공수처 개정법에 무슨 내용이 담겨있길래 야당은 필리버스터까자 강행하며 저지하려고 했고, 여당은 통과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 것일까.
▲'공수처법 개정안' 표결을 하고 있는 국회 본회의장 모습


◇개정법에 담긴 내용들

'공수처 개정법'의 핵심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7명 가운데 '3분의 2'만 찬성해도 공수처장을 추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존에는 7명의 정족수 가운데 6명의 추천을 받아야만 했다. 그러나 법이 개정되면서 7명 추천위원 가운데 5명만 추천해도 된다. 야당 추천을 받은 2명이 반대해도 공수처장을 추천할 수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야당을 제외한 여당만으로 공수처장을 추천할 수 있다.

사실 공수처법은 지난해 12월 30일 국회를 통과한뒤 올 7월 15일 시행됐지만, 공수처장 추천을 놓고 여야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출범조차 못하고 있었다. 여당은 검찰 외부에서 공수처장을 추천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야당은 검찰 내부에서 공수처장을 추천해야 한다는 입장이 대립했다.

공수처 개정법에는 추천위 절차 지연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됐다. 국회의장이 요청한지 10일 안에 교섭단체가 처장 후보 추천위원을 선정하지 않을 경우, 의장이 직권으로 한국법학교수회장과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을 위촉할 수 있도록 했다. 야당이 위원 선정부터 보이콧해 추천위 구성 자체가 안되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공수처장과 차장의 임기는 3년 단임제다. 25명 이내로 구성되는 공수처 검사는 특정직 공무원이고, 임기는 7년이다. 당초 공수처법에서 검사는 '변호사 자격을 10년 이상 보유한 자로서 재판·수사·조사 업무를 5년 이상 수행한 경력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했다. 그러나 개정법에서는 변호사 자격 보유기간을 7년으로 낮췄고, 재판·수사·조사 실무경력 부분을 삭제했다. 검사의 임기는 7년이고, 연임에 대한 규정이 없다. 40명 이내로 구성되는 수사관은 일반직 공무원으로, 임기가 6년이며 연임가능하다.

처장에게 재정신청권을 주는 특례조항은 '독소조항'이라는 야당의 주장이 수용돼 개정법에는 관련 규정이 없다.


◇ 1996년부터 공론화된 '공수처'

고위공직자의 비리를 수사하는 '공수처'의 필요성이 처음 공론화된 때는 1996년이다. 당시 야당인 새정치국민회의는 '부패방지법'에 공수처 설치 내용을 담아 국회 상정했지만 검찰의 반발로 2001년 제정된 부패방지법에서 공수처 설치가 빠져버렸다. 노무현 정권시절에도 공수처법안이 마련됐지만 야당과 검찰의 반발로 또다시 무산됐다. 이명박 정권과 박근혜 정권에서도 관련 법안이 발의됐지만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 문재인 대통령은 '공약 1호'인 공수처 설치를 다시 추진하기 시작했다. 백혜련 의원 등 12명이 2019년 4월 26일 발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은 우여곡절끝에 그해 12월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공수처 얘기가 나온지 24년만이다. 

◇ '공수처' 도대체 뭐하는 곳인가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를 줄여서 '공수처'라고 부른다. 말그대로 공수처는 고위공직자의 범죄행위를 감시하고 수사하는 곳이다. 수사대상은 현직 및 퇴직 2년 이내의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이다. 고위공직자는 3급 이상 공무원이 모두 해당된다. 대통령을 비롯해 국무총리, 국회의장, 국회의원, 고위법관, 지방자치단체장, 고위경찰, 검사 등이 모두 포함된다. 공수처는 원칙적으로 수사권만 가지고 있지만 검사나 고위경찰에 대해서는 공소권까지 갖는다. 

검찰이 공수처를 반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금까지 검찰은 '기소권'을 독점해왔다. 검찰의 비리도 공수처의 감시대상일 뿐 아니라 공수처가 검찰에 대해 공수할 수 있는 권한까지 있다보니, 검찰 입장에서는 반가울 리 없다. 

애시당초부터 공수처 논의의 출발점도 검찰개혁의 일환에서 시작됐다.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는 검찰을 견제하겠다는 차원에서 공수처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다른 수사기관에서 같은 사건을 수사할 경우에 공수처는 이를 이첩받아 우선 수사할 수 있다. 수사기관은 범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고위공직자 범죄를 인지하면 곧바로 공수처에 통보해야 한다. 

◇ 내년초 '공수처' 출범할듯

공수처 개정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공수처 설치는 대통령과 특수관계자를 비롯해 권력형 비리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 사정·권력기관 사이의 견제와 균형을 통해 부패없는 사회로 가기 위한 오랜 숙원이자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반색했다. 이어 "공수처장 후보 추천과 임명, 청문회 등 나머지 절차를 신속하고 차질없이 진행해 2021년 새해 벽두에는 공수처가 정식으로 출범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혀, 내년 1월초 공수처가 출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시민사회 요구로 공수처가 공론화된지 24년만"이라며 "그토록 오래됐고 어려웠던 과제를 이제라도 이행하도록 힘을 보태주신 모든 국민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공수처가 가동되면, 권력층의 불법적 특권과 불합리한 관행이 사라지고, 공직 사회는 더욱 맑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입법이 이뤄진 만큼 공수처장 후보 추천과 임명 절차가 신속히 진행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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