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세를 꺾기 위해 방역당국이 최근 단계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격상하면서, 예약했던 숙소를 취소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된 요금을 환불받지 못하는 소비자 피해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11월 한달간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숙박시설 관련 소비자상담건수는 439건으로, 지난 10월에 비해 무려 82.9% 늘었다. 이는 11월 전체 소비자 상담건수 증가율 15.7%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11일 한국소비자원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밝힌 11월 소비자 상담건수는 총 5만7897건이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난 11월 19일 1단계에서 1.5단계로 격상된데 이어, 같은 달 24일 1.5단계에서 2단계로 또다시 격상됐다. 그럼에도 이달들어 확진자가 더 급증하자, 방역당국은 이달 8일부터 수도권 지역의 거리두기를 2.5단계로 높였다. 2.5단계가 되면 '50명' 이상 실내에 모일 수 없고, 웬만한 실내시설은 오후 9시 이후 문을 닫는다.
그러면서 겨울휴가를 맞아 여행을 계획했거나 연말모임을 준비했던 사람들이 숙박시설 예약기간을 변경하거나 취소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과도한 위약금 요구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급증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여행·항공·숙박·외식 서비스업 등 4개 분야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위약금 감면기준'을 지난 11월 13일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기준은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바뀐 '위약금 감면기준'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시행으로 인해 숙박시설을 취소할 경우 위약금을 물지 않아도 된다. 2단계와 2.5단계에서는 예약기간을 변경하면 위약금이 없고, 취소하면 위약금을 50% 감면해줘야 한다.
하지만 이는 권고사항이어서 강제력이 없다. 이 때문에 지난 11월 숙박시설과 관련된 소비자 상담건수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상담사유별로 보면 계약해제·위약금 관련 상담이 1만2367건으로, 전체 상담의 21.4%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숙박관련 민원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보건·위생용품' 관련 상담도 89.1%나 늘었다. 보건·위생용품 상담이 급증한 데는 무허가 마스크를 보건용 마스크라고 속여 유통·판매한 업체가 공개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환급 및 대응 방법 관련 상담이 많았다고 소비자원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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