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지역의 에너지 자립을 위해 지역사회가 추진하는 재생에너지 사업에 최대 10억파운드(약 1조7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9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번 계획은 집과 학교, 공공건물 가까이에 태양광이나 풍력 설비를 설치해 전기를 가까운 곳에서 만들고 쓰는 방식에 초점을 둔다. 대형 발전소 하나에 의존하기보다, 작은 설비를 여러 곳에 나눠 설치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통해 부족한 전력망도 해소할 계획이다.
영국 정부는 공공자금과 낮은 금리의 대출을 함께 활용해 주민과 지방정부가 발전 설비를 직접 소유하거나 운영하도록 돕는다. 전기를 팔아 생긴 수익은 지역에 다시 쓰이도록 설계됐다.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고, 에너지 문제를 주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하게 하려는 목적이다.
이 자금이 정부가 추진중인 공공 에너지 회사를 통해 관리되며, 수백에서 수천 개의 지역 프로젝트가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다. 태양광과 육상풍력처럼 설치가 비교적 쉬운 사업이 우선 검토되고 있다.
최근 금리가 높아지고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민간자본의 재생에너지 투자가 주춤한 상황에서, 이번 조치는 정부가 직접 돈을 투자해 전환 속도를 높이려는 의도로 읽힌다.
영국은 그동안 바다에 대형 풍력발전기를 세우는 방식으로 재생에너지를 늘려왔다. 하지만 전선을 새로 깔아야 하고 공사가 늦어지는 문제가 반복됐다. 이번 정책은 전기를 쓰는 곳 가까이에서 만들면 이런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 추진되고 있다.
또 하나의 변화는 사업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재생에너지 설비는 중앙정부나 기업이 위치와 규모를 정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번에는 지역 의견을 반영하는 절차가 강화될 예정이다. 발전 설비를 어디에 둘지, 어느 정도 규모로 설치할지를 두고 주민 의견을 듣고 조정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정부는 이런 과정을 통해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지역 반발을 줄이고, 설치 이후의 갈등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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