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모 불법이지만 농촌에서는 돈벌이 직업으로 삼아
대리모가 불법인 중국을 벗어나 제3국에서 대리모 출산을 하거나 농촌지역에서 돈벌이 수단으로 암암리에 직업으로 대리모를 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대리모 제도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한쪽에서는 전면 금지를 주장하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불법 대리모를 막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어서다.
사건의 발단은 드라마 '미미일소흔경성'으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여배우 정솽의 대리모 출산 의혹에서 비롯됐다. 정솽이 미국에서 대리모 출산을 시도하던 중 남자친구와 결별하자 아이를 유기하려 했다는 것이 의혹의 시작이었다. 중국에서는 대리모 출산이 금지돼 있지만 미국에서는 불법이 아니다.
정솽의 전 연인 장헝은 지난 1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내가 미국으로 도망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아직 어린 두 아이의 생명을 보호해야 했기 때문"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정솽의 임신한 모습을 본 적이 없는 대중들은 '대리모 출산' 의혹을 제기했다.
이런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장헝의 지인이 대리모 출산과 파양을 폭로하면서 의혹은 사실로 드러났다. 장헝의 지인은 현지 매체를 통해 '장헝이 웨이보에 공개한 두 아이의 엄마는 모두 정솽'이라며 주장했다. 거기에 이를 입증할만한 정솽과 그의 부모 그리고 장헝의 부모가 태어날 아이들을 두고 상의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까지 공개되면서 사건은 일파만파 번졌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 녹취록에는 정솽의 아버지가 '낙태'를 제안하는 목소리가 담겼다. 또 정솽은 '7개월동안 (대리모) 자궁에 있었기 때문에 낙태할 수 없어 짜증난다'는 목소리도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파문이 커지자 정솽은 19일 웨이보에 "이번 일은 무척 슬프고 개인적인 사정"이라며 "중국 영토에서 국가의 지시를 위배하지 않았으며 해외에서도 모든 법률과 법규를 지켰다"라고 해명했다. 대리모가 합법인 미국에서 행한 대리모 출산이므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자, 중국 사법당국인 중앙정법위장 안검은 이날 "법의 허점을 악용한 것은 결코 무죄가 아니다"며 처벌을 암시했다. 중국중앙방송(CC-TV)도 19일 웨이보에 "생명을 금전거래로 이용하는 것은 법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용납할 수 없다"는 평론을 냈다.
중국 누리꾼들도 '생명을 사고파는 대리모 사업에 대한 전면적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석가우 인민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리모 처벌 규정은 중국의 민법과 인류보조 생식기술 관리 법률에 각각 근거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민법에 따르면 자연인의 인격적 존엄성은 법적으로 보호되며, 개인이 타인의 생명권과 신체권을 침해해서는 안된다. 또 인체세포는 어떤 형태로도 매매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석 교수는 "대리모 관련된 직접 조항은 아니지만, 민법을 적용해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중국 인류보조 생식기술 관리법률에 의해 중국에서는 의료기관과 의료진 등은 어떠한 형태의 대리모 기술도 실시할 수 없다. 하지만 제3국가에서 이뤄지는 대리모 출산을 규정할 법률은 없다. 한마디로 장솽이 미국에서 대리모 출산을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는 셈이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해외원정 대리모 출산 외에도 농촌지역에서 불법 대리모가 횡행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20일, 북경 석간일보에 따르면 후베이성 일부 마을에 대리모 여성이 많고 대리 임신이 하나의 직업이 됐다. 대리 임신을 한 번 할 때마다 대리모는 우리나라 돈으로 3400~4200만원을 받는다.
이런 현상을 막기 위한 제도정비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석가우 교수는 "대리모를 전면 금지하는 대신 무상 대리임신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불임 부부를 위해 무상으로 대리임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음지에서 이뤄지는 불법적 대리모 사업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박유민 기자 youmeaningful@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