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대받은 사람들···초대받지 못한 사람들
클럽하우스 이른바 '클하'는 다른 SNS와 달리 '초대'를 기반으로 한다. 이미 가입한 친구가 자신을 초대해줘야 참여할 수 있다.
한 커뮤니티에는 '클럽하우스를 이용하고 싶어도 초대해주는 사람이 없다'며 '은근히 슬프다'라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한 클럽하우스 이용자는 "친구가 보내온 초대 메시지에 간택당했다는 마음에 은근히 기분 좋았다"며 '클하의 인싸'가 된 들뜬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외에도 클하 가입을 위한 진입장벽은 꽤 높다. 현재 아이폰 운영체제인 'iOS' 이용자만 가입할 수 있다. 한마디로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애플 기기를 사용해야만 된다. 모든 메뉴가 영어로 되어 있는 것도 불편할 수 있다.
이렇듯 '누구나 가입할 수 없는' 클럽하우스만의 특성이 이용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최근 래퍼 쌈디와 행주, 스윙스, 가수 바다, 윤하, 호란 등 유명 셀럽들뿐 아니라 정세균 국무총리, 박영선 서울시장 예비 후보 등 정치계 인사들도 속속 클하에서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소위 '인싸앱'이라고 불리는 이 클럽하우스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위로"
클럽하우스는 음성 기반이므로 얼굴을 노출하지 않아도 된다. 부담없이 다른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다. 특히 이용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답답했던 상황에서 클럽하우스가 큰 위로가 된다고 입을 모았다.
한 클럽하우스 이용자는 "코로나로 인해 힘든 점들을 이야기하는 방에서, 모르는 누군가의 진정성 담긴 목소리를 듣고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났다"라고 말했다.
외신들도 장기화된 코로나19 상황에서 클럽하우스가 사회적 만남에 대한 욕구를 채워줬다고 분석했다. 미국 IT매체 엔가젯은 "클럽하우스는 전세계적인 유행병인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으로 고립된 순간에 등장했다"며 "단순한 SNS가 아니라 실제로 사람들을 만나고 상호작용하는 몇 안되는 방법의 하나로 자리잡았다"고 평가했다.
문자 기반이었던 페이스북과 트위터도 클럽하우스의 인기에 화들짝 놀라 음성기반 서비스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위터는 지난해 12월부터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스페이스'(Spaces)라는 음성기반 채팅서비스를 베타테스트 하는 중이다. 페이스북 역시 '파이어사이드'라는 이름으로 클럽하우스와 유사한 음성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 주제 불문·국적 초월 '글로벌 SNS'
클럽하우스의 가장 큰 매력은 전세계 누구와 어떤 이야기라도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다. 클럽하우스에 입장하면 전세계 다양한 사람들이 개설한 대화방들이 즐비한 것을 볼 수 있다. 대화방은 소위 '방장'인 사회자(Moderator), 대화에 참여하는 '연사'(Speaker), 이들의 대화를 듣는 '청중'(Audience)으로 구성돼 있다. 사회자가 청중을 연사로 올릴 수도 있다. 주제와 대화상대는 국적을 초월한다.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가 '위안부는 자발적인 매춘부'라는 식으로 쓴 논문에 대해서 하버드대 로스쿨에 다닌다는 학생이 직접 방을 만들어 전세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실제 그 방에 참여했던 한 한국인 이용자는 "앞으로 어떻게 힘을 모아야 하는지 이야기 할 수 있었다"면서 "하버드대생과 직접 이야기 할 수 있었던 것은 클럽하우스니까 가능한 것이었고, 새로운 경험이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어 "중국 정치방에는 위구르족 등 중국 소수민족들이 들어와서 자신들의 고통을 이야기하기도 했다"면서 "이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세계 여러 사람과 정치 얘기를 할 수 있었다"며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조심할 부분도 있다. 음성과 프로필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허위정보'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최근 투자에 관해 자문해주는 방도 생겨나고 있는데 한 투자전문가는 "연사들이 투자에 대해 잘 아는 척 막 얘기를 하지만, 실제 자신의 실적에 대해 물어보면 대부분 답을 못하는 게 허다하다"면서 "허위정보를항상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유민 기자 youmeaningf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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