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기피현상? 코로나 탓?...작년 21만쌍 혼인 '역대 최저'

백진엽 기자 / 기사승인 : 2021-03-18 16:14:55
  • -
  • +
  • 인쇄
23년만에 두자릿수 감소...황혼이혼은 증가

지난해 결혼 건수가 23년만에 두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하며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결혼은 필수'라는 인식이 점점 약해지는 것과 함께 코로나19로 인한 악조건이 겹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혼은 소폭 줄었지만 20년 이상 함께 산 부부들의 '황혼이혼'은 되레 늘었다.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혼인신고 기준) 건수는 21만4000건으로 2019년보다 10.7%(2만6000건)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70년 이래 최소치다. 감소율은 1971년(18.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두자릿수 감소율은 외환위기 시절인 1997년(10.6%) 이후 23년만이다.

혼인 건수는 2012년부터 9년째 감소세다. 1996년까지만 해도 43만건에 달했던 혼인 건수는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며 30만건대로 떨어진 뒤 2016년 20만건대까지 추락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줄면서 간신히 20만건대를 유지하고 있다. 인구 1000명 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은 4.2건으로 전년 대비 0.5건 줄면서 역시 사상 최저치다.

통계청은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인식이 점점 줄면서 혼인건수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결혼 여건이 악화되면서 큰폭으로 줄었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2020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거나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조사 대상의 51.2%에 그쳤다. 이는 2010년(64.7%)과 비교해 13.5%포인트 감소한 수준이다.


연령별로는 남성의 경우 30대 초반, 여성은 20대 후반에 결혼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연령별 혼인율(해당 연령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을 보면 남자는 30대 초반이 47.6건, 여자는 20대 후반이 44.9건으로 가장 높았다.

다만 평균 초혼 연령이 올라가면서 20대 여성의 결혼은 점차 줄어드는 모습이다. 지난해 20대 후반 여성의 결혼 건수는 전년 대비 7000건(9.1%) 감소하면서 전체 연령대 중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가 33.2세로 10년 전보다 1.4세 상승했다. 여성 평균 초혼 연령은 30.8세로 10년 전보다 1.9세 늘면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다.

초혼 부부 중에는 남자 연상 부부가 65.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그 외 여자 연상 부부(18.5%), 동갑 부부(16.2%) 순이었다. 남자 연상 부부 비중은 전년보다 1.5%포인트 감소했으나 여자 연상 부부 비중은 0.9%포인트 늘었다. 외국인과의 결혼은 1만5000건으로 전년대비 35.1%(8000건) 줄었다. 전체 결혼 중 외국인과의 결혼 비중은 7.2%로 집계됐다.

지난해 이혼은 10만7000건으로 1년 전보다 3.9%(4000건) 감소했다. 연간 이혼 건수가 감소한 것은 2017년 이후 3년 만이다. 인구 1000명 당 이혼 건수를 뜻하는 조이혼율도 2.1건으로 전년보다 0.1건 감소했다.

다만 혼인 지속 기간이 20년 이상 이혼은 1년 전보다 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황혼 이혼이 늘어난 것이다. 건수로는 20년 이상 이혼이 3만9700건으로 전체의 37.2%에 달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혼인 지속 기간 30년 이상 이혼으로 범위를 좁히면 증가율은 더욱 높아진다. 30년 이상 이혼(1만6600건)은 1년 전보다 10.8% 늘면서 10년 전의 2.2배까지 늘었다. 이에 따라 이혼 부부의 평균 혼인 지속 기간은 16.7년으로 10년 전과 비교해 3.7년 늘었다.

평균 이혼 연령도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남성의 평균 이혼 연령은 49.4세로 10년 전보다 4.4세 상승했고, 여성 평균 이혼 연령도 46.0세로 10년 전과 비교해 4.9세 올라갔다.

남자의 연령별 이혼율(해당 연령 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은 40대 후반이 8.0건으로 가장 높았다. 여성의 경우 40대 초반이 8.6건으로 가장 높았다. 시도별 조이혼율은 제주(2.6건), 충남·인천(2.4건)이 높고 서울·세종(1.7건), 광주·대구(1.8건) 등이 낮은 편이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포스코홀딩스, 이차전지소재 사업회사 유상증자에 '1조원 출자'

포스코홀딩스가 그룹 이차전지소재 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사업회사 유상증자에 총 9226억원을 출자하기로 했다.포스코

CDP 환경평가 A등급 기업은 2만2777개 중 2%에 그쳐

지난해 전세계 2만2700여개 기업 가운데 환경성과 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기업은 2%에 불과했다.국제비영리기구 CDP(옛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가 지난해

국내 기업 69.6% "탄소중립 경쟁력에 도움"...그러나 현실은

국내 기업 10곳 중 7곳은 탄소중립 대응이 기업 경쟁력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투자리스크 때문에 선뜻 실행하기 어려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

'ESG펀드' 수익률, ESG점수 높을수록 위험조정 효과 우수

ESG 점수가 높은 펀드일수록 국내외 불확실성에도 위험 조정 성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ESG 평가 및 투자자문기관 서스틴베스트가 13일 발표한 보

우리은행, 해양 생태계 보호를 위해 '플로깅' 봉사활동

우리은행이 해양 생태계 보호를 위해 플로깅 봉사에 나섰다고 12일 밝혔다.우리은행의 직원 사회공헌 커뮤니티 'WOORI 가족봉사단' 은 지난 10일 인천 을

KB국민은행, 2027년까지 3만㎡ '바다숲' 조성한다

KB국민은행은 5월 10일 '바다식목일'을 맞아 오는 2027년까지 3만제곱미터(㎡)의 바다숲을 조성하는 'KB바다숲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12일 밝혔다.바다는

기후/환경

+

곤충도 못 버티는 '열대야'...도시 꿀벌 65% 줄었다

꿀벌을 비롯한 곤충도 열대야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독일 뷔르츠부르크대학교(JMU) 연구팀은 독일 바이에른주 전역 179곳에서 곤충 현황을 조사해보니

30년간 전세계 해수면 10cm 상승..."상승속도 점점 빨라져"

해수면 상승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9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이 위성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1993년 이후 지구의 해수면은 약 10c

'EU 기후목표' 환영했던 오스트리아 입장 돌변...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2040 온실가스 90% 감축'을 가장 먼저 환영했던 오스트리아가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EU 권고안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나서

트럼프, 국가기후평가 직원 400명 해고…美보고서 발간 종료?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기후평가(National Climate Assessment) 보고서 작성을 주도해온 과학자 및 연구자 약 400명을 해고했다. 이들은 지난 4월 28일(현지시간)

절약하면 현금 주는데도...'탄소중립포인트' 이용률 고작 29%

국내에서 친환경 소비촉진을 위한 제도들이 시행되고 있지만, 실제 이용률이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13일 한국소비자원이 전국 성인 소비자 32

'바나나 재배지' 기후변화로 3분의 2가 사라질 위기

2080년까지 기후위기로 바나나 재배지 가운데 3분의 2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자선단체 크리스천에이드가 12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온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