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더타운'으로 출근한다"...일상에 파고든 '메타버스'

박유민 기자 / 기사승인 : 2021-05-24 20: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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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강의와 스포츠중계, 콘서트까지
가상공간으로 옮겨가는 우리의 일상
경기도에 있는 교회를 다니는 A씨는 지난 주말에 10여명의 교인들과 교회에서 예배모임을 가졌다. 현실에서는 5명 이상 마스크를 쓰지 않고 다닥다닥 붙어앉아 예배를 보는 것은 방역수칙에 어긋나는 일이다. 그러나 이 모든 일은 가상공간에서 벌어졌기에 가능했다.

가상공간에서 교인들은 저마다 자신의 아바타를 설정할 수 있다. 가상공간으로 꾸며진 교회안에서 돌아다니다가 다른 교인들과 마주치면 화상채팅으로 잡담을 나눌 수도 있다. 가상공간 회의플랫폼 '개더타운'(Gathertown)을 이용해 실제 교회공간 그대로 가상공간을 구현하다보니, 모임이 훨씬 현실감이 있다. 

▲ 실제 교회공간을 그대로 구현한 가상공간에서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개더타운'에 출근하는 회사도 있다. 부동산 중개플랫폼 '직방'은 최근 개더타운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올 2월부터 직원들은 가상공간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한다. 사무실 앞 게시판에는 직원들을 위한 공지사항도 걸려있다. 게시판 내용을 보려면 캐릭터를 게시판 앞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개더타운' 프로그램처럼 현실과 가상공간을 이어주는 것을 '메타버스'라고 한다.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와 현실을 의미하는 '유니버스'가 합성된 말이다. 가상현실(VR)이 태동하면서 일부 게임에서 서비스되던 '메타버스'가 이제 우리 일상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길어진 영향도 크다. 대학교 입학식부터 졸업식, 동아리 모임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은 비대면 공간인 '메타버스'로 몰려들고 있다.

메타버스는 본래 게임서비스에서 출발했다. 실제 환경에서 가상정보를 합성하는 증강현실을 이용한 게임인 '포켓몬고'도 메타버스 서비스다. 포켓몬고는 2016년 나이언틱과 닌텐도의 합작으로 출시됐다. 이후 2017년 출시한 에픽게임즈의 슈팅게임 '포트나이트'가 가장 주목할 만한 메타버스 서비스로 성장했다. 패션 브랜드(나이키, 루이비통 등) 등과 협업해 가상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템을 만들었다.

▲포트나이트에서 래퍼 트레비스 스콧의 가상콘서트가 열렸다. (사진=포트나이트)


포트나이트에서는 패션뿐 아니라 문화·공연도 가상공간에서 즐길 수 있다. 방탄소년단(BTS)은 지난해 9월 신곡 '다이너마이트' 안무영상을 포트나이트에 최초로 공개해 큰 화제가 됐다. 유명 래퍼 트래비스 스콧은 포트나이트에서 가상콘서트를 열고 1230만명에 달하는 동시접속자를 모았다. 이 콘서트는 2000여만달러(약 222억원)의 수익을 창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게임에 머물던 메타버스는 5세대(5G) 이동통신이 서비스되면서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 대부분은 프로그램이 무겁고 가동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초고속 무선통신 5G가 등장하면서 대용량 서비스 전송에 문제가 없어진 것이다.

실제로 최근 이동통신사가 초고속 5G 통신을 기반으로 메타버스 서비스에 뛰어들면서 대학강의부터 스포츠 경기관람까지 가상공간에서 실감나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SK텔레콤은 '점프VR' 플랫폼을 통해 오는 6월말부터 순천향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양강의를 진행한다. SK텔레콤은 "계단식 의자가 놓인 원형 강의실 형태로 콘퍼런스룸을 꾸밀 예정"이라며 "학생들은 각자 자신의 이름이 붙은 아바타로 출석체크를 하고 강의를 들으며 궁금한 내용은 질문도 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강의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또 '카카오VX'와 협업해 메타버스 라이브 골프 중계도 실시한다. SK텔레콤은 "카카오VX와 인공지능(AI) 미디어·3D 그래픽기술을 활용한 메타버스 골프 중계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라며 "선수별 데이터는 카카오 VX의 3D 맵과 결합돼 실감나는 방송영상으로 탄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D 입체공간으로 꾸며진 가상공간에서 볼 낙하지점·볼 궤적·비거리·남은 거리·샷 분포도 등에 대한 데이터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이재광 SK텔레콤 미디어사업지원그룹장은 "가까운 미래에는 경기현장의 프로선수와 스크린 골프장의 골프 애호가가 동반경기를 펼치는 등 다양한 교류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SKT가 메타버스 라이브 골프중계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사진=SK텔레콤) 


KT도 TV홈쇼핑에서 방송 중인 상품을 모바일과 TV 화면에 3D콘텐츠로 구현하는 AR쇼룸을 서비스하고 있고, LG유플러스는 글로벌 5G 콘텐츠 연합체인 XR얼라이언스 의장사를 맡아 메타버스 산업의 주도권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도로 '메타버스 얼라이언스'가 최근 결성됐다. 얼라이언스에는 현대자동차와 분당서울대병원, 네이버랩스, 맥스트, 버넥트, 라온텍,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KBS, MBC, SBS, EBS, MBN, 카카오엔터, CJ ENM, 롯데월드 등의 기업과 유관기관·협회가 참여한다. 과기정통부는 얼라이언스가 제시한 결과물을 바탕으로 다양한 지원방안을 모색하며, 특히 메타버스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개방형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 지원에 역점을 둘 방침이다.

글로벌 IT기업들도 일찌감치 메타버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오큐러스를 출시한 페이스북은 증강현실(AR)·VR을 차세대 플랫폼으로 선정하고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메타버스 플랫폼인 마인크래프트, 혼합현실(MR) 기기인 홀로렌즈2, AR·VR 플랫폼 메시를 연이어 공개했다. 애플은 AR글라스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는 올해 307억달러 규모인 세계 확장현실(XR) 시장이 2024년 2969억달러(약 336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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