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쓰레기의 75%가 포장음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스페인 카디스대학교, BBVA재단, 스페인 과학부 공동연구진은 인간이 만들어낸 10개 유형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해양 쓰레기의 4분의 3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조사를 통해 밝혀냈다. 해양 쓰레기 가운데 가장 많이 차지하는 품목은 △일회용 봉투 △포장용 플라스틱 병 △포장용기 △포장지 등 4개이고, 플라스틱 뚜껑과 낚시도구 등도 상당량 버려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세계 각국의 36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1200만개 지점에서 수집한 정보를 조합해 진행됐다. 미세플라스틱을 제외한 3cm 이상 크기의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유형의 쓰레기를 대상으로 했다. 쓰레기들은 강 하구를 통해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대부분 파도와 바람에 밀려 해안가와 연안 근처 해저에서 가장 많이 발견됐다.
최근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관심이 대두되면서 맥도날드 포장지나 코카콜라 캔처럼 상대적으로 크기가 크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당연시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연구가 오히려 활발하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 연구자들은 이번 연구가 해양 쓰레기의 이동경로를 추적하고, 주요 출처까지 파악해 공식적인 기록으로 남기는 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논문의 주요저자인 카디스대학교의 카르멘 모랄레스 카세예스 연구원은 "이번에 밝혀진 정보가 당국자들로 하여금 단순히 강 하구의 쓰레기를 걷어내는 게 아니라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원천을 봉쇄하도록 조처를 취하게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부터 유럽연합(EU)은 플라스틱 빨대와 면봉을 퇴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플라스틱 빨대는 해양 쓰레기의 2.3%, 면봉은 0.16%를 차지하고 있다. 모랄레스 카세예스 연구원은 "이같은 움직임이 중요하지만, 쓰레기 목록 최상위권에 있는 품목을 처리하지 않으면 우리는 문제의 핵심에서 벗어나 있는 것"이며 "오히려 방해요소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영국 그린피스 활동가 니나 슈랭크는 "우리가 현재 만들어내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양은 절대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며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막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각국 정부가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를 강력하게 규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논문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서스테이너빌리티'(Nature Sustainability)에 10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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