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시장 1위 배민 '다회용기' 외면하는 까닭

나명진 기자 / 기사승인 : 2021-10-22 11: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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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요 등 용기 제공 및 세척업체와 손잡고 서비스
배민·쿠팡이츠 "비용과 위생 문제로 하기 어려워"


코로나19로 배달음식 수요가 늘면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도 덩달아 급증하자 지방자치단체와 일부 배달업체들이 다회용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국내 배달시장 점유율 66%에 달하는 배달의민족은 이 대열에 동참하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다회용기 사업은 배달 서비스 이용 증가, 이에 따른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환경단체 등에서 배달앱 업체에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사안이다. 특히 최근 '의미있는 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들을 중심으로 소비자들 역시 다회용기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배달업계에 다회용기 서비스가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다.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이 경기도와, 요기요가 서울시와 함께 다회용 배달용기 시범사업을 벌이고 있다. 바로고는 자사의 공유주방인 '도시주방 역삼점'에 입점한 식당에서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를 운영한다.

하지만 국내 배달앱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과 빠르게 성장중인 쿠팡이츠가 이를 외면하면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2021년 1월 기준 배달의민족 66%, 요기요 17.9%, 쿠팡이츠가 13.6%를 차지하고 있다.

환경단체와 소비자들은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근본적인 방법인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 도입이 필요하다"며 "시장 1위 업체, 그리고 성장속도가 빠른 업체가 이를 외면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보였다. 녹색연합은 라이더유니온과 함께 지난달 2일 배달의민족을 운영중인 우아한형제들 사옥 앞에서 '배달앱은 다회용기 서비스를 즉각 도입하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1만 시민의 서명을 받기도 했다.

다회용기 서비스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것은 1인가족 증가와 코로나19 등으로 배달음식 시장이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6월 온라인 배달음식 주문서비스 거래액은 1조9722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달 1조2534억원보다 7188억원, 57.3%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배달음식 주문이 늘면서 일회용기 사용이 증가하고, 이에 따른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환경단체와 소비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회용기 사용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아직 다회용기 서비스에 대해 인건비와 위생 등을 이유로 외면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에 대해 "입점 업체들에게 다회용기 사용을 강요할 수 없다"며 "가장 큰 문제는 위생과 비용으로 다른 소비자가 사용한 용기를 쓰는 것이 거부감이 들 수 있고, 다회용기를 수거하면 배달비가 2배로 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 "소비자들에게 수거 비용을 부담시키는 것인데, 좋은 생각이지만 잘 확산될지 모르겠다"며 다회용기 제공 서비스를 시행할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쿠팡이츠 관계자 역시 "다회용기를 사용은 사업성 측면에서 제반이 갖춰지고 나서 검토해야 할 사안인 것 같다"며 "아직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를 시행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사진=요기요)


하지만 요기요 등은 다회용기 제공 및 세척업체와 손을 잡고 이를 해결했다. 배달의민족이나 쿠팡이츠 역시 의지만 있다면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요기요의 다회용기 서비스에서 용기 제공부터 세척, 소독은 제휴 업체 '잇그린'에서 담당하고 있다. 다회용기 음식점에서 주문할 경우, 소비자는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와 다회용기 중 선택할 수 있다. 다회용기 선택 시 스테인리스 다회용기가 전용 가방에 담겨 배달되며, 식사 후 용기를 씻을 필요 없이 배달 가방의 QR코드로 회수를 신청하고 문 앞에 두면 잇그린이 12시간 내에 용기를 회수한다. 회수된 용기는 9단계의 세척 후 소독 작업을 거치게 된다. 소비자는 다회용기 이용 시 1000원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배달 대행 플랫폼 '바로고'도 지난 달부터 '잇그린'과 협력해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바로고는 자사의 공유주방 '도시주방 역삼점'에 입점한 8개 음식점을 통해 주문한 고객이 다회용기 옵션을 선택한 경우, 추가 비용 없이 스테인리스 재질 용기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용기 회수와 세척을 담당하는 잇그린은 택배업체, 배달 대행업체 실버 택배 업체 등과 제휴를 맺어 비용 문제를 해결했다. 제휴 배달 업체들이 기존 업무를 수행하며 인근의 다회용기를 수거해 모아두면 잇그린이 이를 회수해 세척하는 방식이다. 일정 시간 안에 반납되지 못한 용기는 잇그린이 자체적으로 회수하고 있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일회용 배달용기 사용을 줄이려면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는 배달 방식을 찾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다회용기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생산 단계에서도 사회적 책임과 감축에 대한 의무를 져야 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발생 비용을 전부 부담하기보다는 배달앱도 이를 함께 책임져야 한다"며 "정부 또한 규제를 강화하거나 다회용기 산업 활성화 산업을 지원해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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