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선인장이 지구온난화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AF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애리조나대 연구팀은 선인장 종의 4분의1 가량인 408종에 대해 지구온난화 시나리오에 따른 서식범위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기후변화로 인해 이 가운데 60%가 사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가운데 14%는 급격하게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선인장 감소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날 지역은 미국 플로리다와 멕시코 중부 그리고 브라질이다.
물이 없고 뜨거운 사막에서도 자라는 선인장이기에 기후변화로 지구온도가 상승해도 생존할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연구팀의 결과는 이와 정반대로 나타났다. 특히 지구 평균온도가 서서히 올라가는 시나리오에서도 선인장이 생존하는데 필요한 최적의 기후환경을 제공하는 서식지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모든 선인장이 건조한 환경에서 살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는 열대우림이나 높은 고도의 서늘한 기후에서도 자란다. 또한 일부 선인장은 물을 거의 저장하지 않고 빗물과 이슬에 의존하면서 생존한다. 이에 따라 기후가 뜨겁고 건조해지면 이 서인장 종들은 생존이 어렵게 된다. 연구팀은 기후변화로 서식 범위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 선인장은 브라질에 사는 '시키-시키' 선인장 1종뿐이라고 전했다.
연구 참여자인 애리조나대학 생태학과 진화생물학 박사과정 학생인 미치일 필렛(Michiel Pillet)은 "대부분의 선인장 종들은 오랜시간을 거쳐 그들이 살고 있는 기후와 환경에 적응돼 있다"며 "그렇기에 기후위기로 환경이 급격히 변한다면 짧은 시간 동안 선인장이 환경에 적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농지 확장과 토지 황폐화, 생물다양성 감소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선인장 종의 30% 이상은 멸종위기에 놓여있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기후변화는 선인장 멸종 위험의 가장 큰 요인이 될 것"이라며 "선인장 종의 60∼90%가 기후변화와 함께 파생되는 토지 황폐화, 생물 다양성 감소 등 다른 변화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엔 반영되지 않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늘어난 산불 등도 선인장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필렛은 "애리조나주 소노라 사막의 경우 가뭄에 강한 외래종 식물 여우꼬리가시풀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불이 나기 더 좋은 환경이 됐다"며 "최근 몇 년 사이에 산불로 사막의 변경주선인장 수천 그루가 불탔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학술지 네이처 플랜츠(Nature Plant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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