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와 생태계를 지키려면 민주주의부터 지켜야 한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4-19 16:2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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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탄핵정국 '키맨' 제이미 래스킨 의원 인터뷰
래스킨 의원 "효과적인 기후정책의 전제는 민주주의"

뉴스;트리는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글로벌 언론인 협력체인 '커버링 클라이밋 나우'(Covering Climate Now·CCNOW) 대한민국 2호 미디어 파트너로 등록된 언론사입니다. CCNOW는 미국 컬럼비아저널리즘리뷰와 더네이션이 주도해 결성한 단체로, 가디언과 블룸버그, AFP, 로이터, CBS, NBC, 알자지라, 아사히신문 등 전세계 578개 언론사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CCNOW에서 공유하고 있는 뉴스와 정보를 아래와 같이 번역해 게재합니다.

▲미국 제이미 래스킨 하원의원(민주당·메릴랜드)


"기후와 생태계를 지키려면 먼저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제이미 래스킨 하원의원(민주당·메릴랜드)은 오는 22일 '지구의 날' 주간을 맞아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글로벌 언론인 협력체 '커버링 클라이밋 나우'(Covering Climate Now·CCNOW)가 진행한 합동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제이미 래스킨 의원은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 인증을 저지하기 위해 일부 극렬 지지자들이 '미국 국회의사당 습격' 사건을 벌이도록 조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해 '내란 선동' 혐의를 담아 상원에 탄핵소추안을 전달한 바 있다. 또 기후변화 대처를 위해 연방당국이 금융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최근 래스킨 의원의 최대 관심사는 '기후위기'와 '민주주의' 2가지다. 한편으로는 지구 전체가 빠른 속도로 달아오르면서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가운데 미국 의회에서 5550억달러(약 685조원) 규모 '에너지·기후부문 지원 지출법안'이 계류중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트럼프 극렬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음모론과 폭력시위가 벌어지면서 민주주의 근간이 되는 선거제도와 시민들의 투표권이 흔들리고 있다.

언뜻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문제로 비춰져 우선순위를 가리기 힘든 주제로 보이지만, 래스킨 의원의 선택은 확고하다. 그는 "우리가 프라우드보이즈(Proud Boys), 오스키퍼스(Oath Keepers), 쿠클럭스클랜(Ku Klux Klan·KKK), 아리안네이션(Aryan Nations)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의 책사로 불리는 스티브 배넌의 대안우파들과 싸우느라 시간을 다 소진해버린다면 절대로 기후변화에 성공적으로 대응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년간 래스킨 의원의 인기는 급상승하고 있다. 당시 아들상(喪) 중에도 미 하원 탄핵소추위원단장을 역임하던 그는 상원 최종 탄핵심판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어떤 사람인지는 전세계가 다 안다. 이 재판은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재판이 아니다. 이는 우리가 누구이고, 미국이 국가로서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지에 대한 재판이다"고 밝히면서 화제가 됐다.

래스킨 의원은 연설을 통해 미국의 민주주의 얼개를 우선적으로 보호하지 못한다면 기후위기와 같은 존재론적 위협을 비롯해 어떤 위기가 닥치더라도 풀어내지 못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고자 했다고 전했다. 그는 "진실을 지키기 위한 투쟁이 곧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그리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투쟁은 곧 기후위기를 진지하게 대처하고, 생태계를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한 효과적인 행동을 취하는 데 필요한 전제조건이다"고 밝혔다.

그의 주장은 국민의 뜻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미국 정치현실이 방증하고 있다. 미국 국민 대다수는 기후변화로 인한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탄소배출량에 따라 기업에 세금을 부과하는 등 정부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특정 후보자나 정당에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획정하는 당파적 '게리맨더링'(gerrymandering)과 같은 문제가 계속되면서 실제 민의와는 상반된 정치세력이 계속해서 권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래스킨 의원은 "문명의 붕괴를 이해하는 핵심은 소수의 파벌이 자신들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정권을 장악하는 데 있다"며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저서 '문명의 붕괴'를 인용했다. 이어 그는 "이같은 일은 대개 지속가능하지 못하고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무분별하게 천연자원을 착취하는 방식으로 벌어진다. 이는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미국 공화당과 기후변화 문제에 완벽하게 맞아떨어진다"고 밝혔다.

래스킨 의원은 미국 그린뉴딜 정책의 선도자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동료 의원들이 코로나19 지원금을 화석연료 사업에 투자하지 못하도록 힘썼다. 개인적인 삶에 있어서도 그는 독실한 채식주의자이고, 과학기술을 통해 육류 중심의 식단이 변화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는 미국 민주당이 내세워 온 기후위기 관련 의제들을 지키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부터 회복하기 위해 사회안전망을 확대하고,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인프라를 확충하는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공약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었다. 당초 3조5000억달러(약 4327조원) 규모의 예산이 편성될 예정이었지만 공화당의 거센 반발로 1조7500억달러(약 2163조원)로 축소된 상황이며, 그 가운데 기후위기 대응예산은 5500억달러에 불과하다.

오는 11월 상원의원 3분의 1, 하원의원 전부, 주지사 일부를 다시 선출하는 미국 중간선거가 실시되면 미국 민주당 입장에서 기회의 창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끝까지 패배를 받아들이지 않고, 2020년 미국 대선결과가 '새빨간 거짓말'(Big Lie)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에 동조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다수 의석을 차지할 경우 민주당이 기후 관련 일자리를 창출하고,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기업에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등의 정책을 밀고나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래스킨 의원은 '에너지·기후부문 지원 지출법안'이 결국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민주당이 항상 '현실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조 맨친 상원의원(민주당·웨스트버지니아)의 제안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상원 의석이 무소속 포함 민주당 50석, 공화당 50석으로 양분돼 있는 상황에서 '가장 보수적인 민주당 의원'으로 꼽히는 조 맨친 의원은 번번이 자신이 속한 정당과 엇박자를 냈고, 해당 법안 예산규모가 대폭 손질된 이유도 맨친 의원이 "1조5000억달러를 넘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현재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정책적인 재량을 발휘할 공간은 많지 않다. 이상기후로 폭풍은 점점 거세지고 있고, 주거지를 잃고 떠도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과학을 불신하는 정치가들이 지분을 확대하고 있다. 래스킨 의원은 "민주주의 정부들과 민주주의 정당들, 그리고 전세계의 환경운동가들은 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누구도 기후위기 대응을 대신해주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미래세대가 기후변화 대응의 긴급성을 몸소 파악하고 있고, 민주당의 승리를 자신한다며 "미국 전역에서 기후위기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과 함께 압도적인 다수 의석을 점해 필요한 부분의 지원금을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 이 내용은 영국 가디언지의 안키타 라오(Ankita Rao) 기자가 게재한 기사입니다. This article by Ankita Rao from The Guardian is published here as part of the global journalism collaboration Covering Climate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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