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식품탓?...임산부의 화학물질 수치가 높아지고 있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5-13 18:46:36
  • -
  • +
  • 인쇄
美캘리포니아대학 171명 임산부 대상 연구
라틴계여성, 비스페놀과 파라벤까지 검출돼


가공식품이나 위생용품 등에 의해 임산부의 화학물질 수치가 더 높아지고 있어, 임산부와 뱃속 태아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샌프란시스코(UCSF) 연구진은 미국 임산부 171명을 대상으로 태아 발달에 해로운 플라스틱 및 살충제 등의 화학물질을 측정한 결과, 참여자의 80%에서 한 가지 이상의 화학물질이 검출돼 있다는 연구결과를 지난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 참가자들은 미국 캘리포니아, 조지아, 일리노이, 뉴햄프셔, 뉴욕, 푸에르토리코 등 여러 지역에서 왔다. 이 가운데 약 34%는 백인이고, 40%는 라틴계, 20%는 흑인, 나머지 6%는 기타 또는 여러 집단 출신이었다.

연구진은 단일 소변샘플에서 화학물질 또는 화학적 흔적을 포착하는 방법을 이용해 살충제, 플라스틱 그리고 비스페놀A(BPA)와 프탈레이트의 대체 화학물질에서 나온 103개의 화학물질을 측정했다.

연구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연구에 참여한 여성 80%에게서 한가지 이상의 화학물질이 검출됐고, 참가자 대다수는 측정대상 화학물질의 3분1 이상이 발견됐다. 게다가 일부 화학물질은 이전 연구에서 측정됐던 양보다 훨씬 높게 검출됐다.

참가 여성들은 주로 대체 화학물질에 많이 노출됐다. 대체 화학물질은 금지된 화학물질들을 대신해 사용되는 것으로, 금지물질만큼 유해할 가능성이 높다. 또 연구진은 벌에게 유독한 살충제의 일종인 네오니코티노이드(neonicotinoid)에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연구의 선임저자인 트레이시 우드러프(Tracey J. Woodruff) UCSF 생식보건환경과 교수이자 UCSF어스센터 공동소장은 "이처럼 크고 다양한 임산부 그룹에서 화학물질을 식별할 뿐만 아니라 그 양을 측정할 수 있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산부와 태아 모두에게 매우 취약한 임신기간인데 임산부에게 노출되는 화학물질의 수와 범위는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태아는 공기, 식품, 물, 플라스틱, 및 기타산업소비자제품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산업화학물질에 노출된다. 이런 화학물질은 임신 및 아동발달에 해롭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일상적으로 관찰된다는 것이다.

화학물질 노출도는 백인이 아닌 여성, 교육수준이 낮은 여성, 담배에 노출된 적이 있는 여성에게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라틴계 여성의 경우 플라스틱에 사용되는 프탈레이트와 비스페놀뿐만 아니라 방부제로 사용되는 파라벤이 높게 검출됐다.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연구 1저자 제시 버클리(Jessie Buckley) 존스홉킨스 블룸버그공중보건대학 역학 및 환경보건공학과 부교수는 "가공식품이나 개인위생용품 등 화학물질이 함유된 제품에 더 많이 노출된 결과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환경과학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학술지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정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 활성화 대책 하반기 발표"

정부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을 활성화하는 대책을 하반기 발표하겠다고 밝혔다.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탄소크레딧 유

화석연료 보험 늘리는 국내 손보사들...기후위험 대응력 높이려면?

글로벌 주요 보험사들은 화석연료 배제를 선언하고 있지만 국내 석탄 보험은 1년 사이에 82%가 늘어날 정도로 기후위기에 둔감하다는 지적이다. 이승준

네이버·국립생태원, 생물다양성 보호 나선다

네이버와 국립생태원이 13일 생물다양성 대응 및 생태계 보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네이버 본사에서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네이버와 국립생태

"이게 정말 세상을 바꿀까?"...주춤하는 'ESG 투자'

미국을 중심으로 '반(反) ESG' 기류가 거세진 가운데, 각 국의 정치·경제적 상황에 따라 정책 방향이 엇갈리면서 ESG 투자의 실효성 문제가 거론되고

SK이노베이션, MSCI ESG평가서 최고등급 'AAA' 획득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최고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ESG 평가기

산재사망 OECD평균으로 줄인다...공시제와 작업중지권 확대 추진

정부가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산업안전보건 공시제, 작업중지권 확대 등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3일 대국민 보고대회를 앞두고 있

기후/환경

+

'루돌프' 못보는 거야?...세기말 온난화로 80% 줄어든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북유럽과 북극 등에 서식하는 야생 순록 개체수가 지난 수십 년간 3분의 2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로 간다면 세기말

신라때 만든 저수지 인근 공장화재로 유해물질 '범벅'...물고기 떼죽음

신라 시기에 만들어진 국보급 저수지가 인근 화장품 공장 화재로 발생한 유해물질에 의해 오염되면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14일 연합뉴스에 따르

"현 2035 NDC는 위헌"...국가온실가스 결정절차 가처분 신청

정부의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결정절차에 가처분 신청이 제기됐다.1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와 기후위기 헌법소원

에어로졸의 반전...지구 식히는줄 알았더니 온난화 부추겨

햇빛을 반사해 지구를 식히는 '냉각효과'로 지구온난화를 억제한다고 알려진 에어로졸이 오히려 온난화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광

[연휴날씨] 폭우 끝 폭염 시작…낮에는 '찜통' 밤에는 '열대야'

물벼락을 맞았던 서울과 수도권은 광복절인 15일부터 또다시 불볕더위가 찾아온다. 폭우 끝에 폭염이 시작되는 것이다. 광복절을 시작으로 이번 연휴

잠기고 끊기고 무너지고...수도권 200㎜ 물폭탄에 곳곳 '물난리'

7월 경남과 광주를 할퀴었던 집중호우가 이번에는 수도권 일대를 강타하면서 많은 피해를 낳았다.13일 서울과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린 집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