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개국 퍼진 '원숭이두창'...긴 잠복기탓? 의료폐기물 부실관리탓?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2-06-03 17:16:34
  • -
  • +
  • 인쇄
WHO "긴 잠복기에 여러 지역으로 확산됐을듯"
WOAH "의료폐기물 야외 방치하며 전파된 것"
▲정부는 원숭이두창 발생국가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발열체크 등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프리카 지역의 풍토병으로 알려졌던 '원숭이두창'(원숭이수두:monkey pox)이 최근 유럽 등 비풍토 지역 30여개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병하자, 이를 둘러싼 원인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레여수스(Tedros Adhanom Ghebreyesus)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지난 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세계 각지에서 원숭이두창이 갑자기 출현한 것은 바이러스가 긴 잠복기 기간에 여러 지역으로 확산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WHO는 현재 전세계 30개국에서 550건 이상 감염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로사문드 루이스 WHO 원숭이두창 기술책임자도 "이번 바이러스가 수개월 또는 수년간 발견되지 않은 채 전파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루이스 박사는 "현재 확산 여부는 알 수 없지만 WHO와 모든 회원국은 앞으로의 확산을 막고자 노력 중"이라며 "감염환자 추적 및 격리가 확산을 막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WHO는 대량 예방접종은 권장하지 않았다. 현재 이 바이러스는 주로 특정 커뮤니티, 동성 성관계를 가진 남성 사이에서 퍼지고 있어 해당 커뮤니티의 개인들이 자신을 보호하고 바이러스 확산방지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대부분의 원숭이두창 사례가 동성 성관계 후 증상이 나타난 남성들에 의해 보고됐다고 밝히는 한편, 누구나 가까운 신체접촉으로 원숭이두창에 걸릴 수 있음을 강조하며 사람들에게 낙인을 찍지 말 것을 경고했다. 또 사례 식별을 위해 각국에 감시를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에 따르면 원숭이두창 증상은 대부분 자연치유되지만 일부 경우에는 심각해질 수 있다. 현재 북미와 유럽에서는 원숭이두창으로 인한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으나, 마리아 반 케르호브(Maria Van Kerkhove) WHO 코로나19 기술책임자는 "아직 임산부나 어린이 등 취약한 인구에 퍼진 사례가 없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숭이두창이 확산된 것은 의료폐기물 부실관리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야생동물 분과 윌리엄 카레시 대표는 2일(현지시간) 언론브리핑을 통해 "아프리카 외부 지역에서 원숭이두창이 확산되는 것은 인간의 의료폐기물 관리소홀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처럼 설치류가 의료폐기물을 물어가며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며 "교외지역 병원에서 의료폐기물을 야외에 방치한 경우 등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1958년 원숭이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다람쥐와 쥐 등 여러 다른 동물도 걸릴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천연두 증상과 비슷한 원숭이두창 인간감염 사례는 1970년 처음 보고됐고, 이후 중·서부 아프리카에서 풍토병이 됐다. 올해 아프리카 5개국에서 원숭이두창으로 70명 이상 사망했다. 

그러나 최근 아프리카 이외 지역인 유럽 특히 영국과 스페인, 포르투갈 등지에서 원숭이두창 감염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은 9개주에 걸쳐 최소 15건 이사 보고되고 있다.

원숭이두창은 일반적으로 발열, 두통, 근육통, 오한, 피로 및 림프절 붓기 등 독감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 몸에는 감염성 병변이 생긴다. 원숭이두창은 주로 이런 병변과 지속적인 피부접촉을 통해 퍼지고 있다. 병변이 사라지고 새로운 피부층이 형성된 후에는 전염성이 사라진다. 이에 따라 감염되면 딱지가 생길 때까지 타인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신규 원전건설 백지화 시사한 환경장관 "탈원전은 아냐"

곧 출범할 기후에너지환경부를 이끌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새로운 원전을 짓는 데 대해 국민 공론화를 통한 재논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신규 원전을 추

"비용부담 커진다"vs"무상할당 안돼"...4차 배출권 할당계획 '대립각'

정부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안'을 놓고 산업계와 시민단체들이 큰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경기도주식회사, 탄소중립 실천 위한 '친환경 협업 기업' 모집

탄소중립 실천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경기도주식회사가 오는 10월 3일까지 '2025년 2차 기후행동 기회소득 사업 플랫폼 구축 및 운영' 협업 기업을 모

"철강·석유화학 배출권 유상할당 높여라...국제추세 역행하는 것"

환경부가 철강과 석유화학 등 탄소다배출 업종에 대한 4차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무상할당 비율을 종전대로 100%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 시민단

배출권 유상할당 20% 상향...상의 "기업 비용부담 커질 것" 우려

환경부가 2026년~2030년까지 기업들의 탄소배출권 '유상할당 비중'을 현행 10%에서 15%로 올리는 '제4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에 대해 산업계가 비용부담

한은 "극한기후가 물가상승 야기…기후대응 없으면 상승률 2배"

폭우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고 소비자물가에 단기적인 악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1년 넘게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기후변화

기후/환경

+

강릉에 '반가운 비'...폭우 쏟아졌지만 가뭄 해갈 역부족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단비'가 내렸다. 아직 가뭄이 해갈될 정도는 아니지만 간밤에 내린 비 덕분에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주말날씨] 전국 이틀간 '세찬 비'...강릉에도 '가뭄에 단비'

이번 주말에는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릉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비는 중국에서 형성된 비구름대가 우리나라로 진입하면서

"환경장관 약속 못믿어"...세종보 천막농성 철회 안한다

4대강 보 철거를 요구하며 금강 세종보에서 500일간 농성했던 환경단체들이 농성을 중단하기로 했다가 이를 철회했다.11일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직접

화석연료 기업들 내뿜는 탄소...치명적인 폭염을 낳았다

엑손모빌 등 석유 대기업들의 탄소배출량이 2000년 이후 전세계에서 발생했던 수십건의 폭염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강릉 식수원 고갈 일보직전 '비소식'...이틀간 20~60㎜ 내린다

강릉 시민들의 식수원으로 쓰이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1일 오전 8시 기준 11.8%까지 낮아진 가운데 토요일인 13일 동해안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다.

1.5℃ 임계점 넘었나?...전세계 산호 84% 하얗게 변했다

전세계 바다의 산호초 84%가 해양폭염으로 백화 현상을 겪는 등 최근 해양생태계가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2일 발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