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빛으로 동작하는 '초방사 양자 엔진'을 세계 최초로 구현, 엔진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안경원 교수(사진) 연구팀이 다수의 원자들을 양자 중첩상태로 만들고 제어하는 방식으로 초방사 양자 엔진을 구현했다고 22일 밝혔다.
초방사란 양자역학적으로 질서정연하게 구성·행동하는 원자들이 집단적으로 빛을 강하게 방출하는 현상을 뜻한다. 초방사 양자 엔진은 강하게 방출된 빛의 압력으로 작동한다. 다만 엔진의 동작을 위해서는 순간적으로 초방사 현상을 켜고 끌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그러한 제어가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다수의 원자들을 초방사를 일으킬 수 있는 양자 중첩상태로 만들고 그들의 양자위상을 직접 제어하면, 초방사 현상을 빠르게 켜고 끌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연구를 진행했다.
체스판 모양의 나노 구멍 격자를 통과한 일부 원자들을 초방사를 일으킬 수 있는 양자 중첩상태로 만든 후, 이러한 원자들이 두 개의 거울로 구성된 공진기 안에서 빛을 내도록 했다. 거울은 빛의 압력을 받아 일을 하는 엔진의 피스톤 역할을 하도록 실험장치를 구성했다. 이때 레이저를 통해 원자들의 양자위상을 제어해 원자들이 빛을 강하게 방출하는 현상을 빠르게 켜고 끌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방법을 이용해 원자가 방출한 빛의 압력에 의해 가열, 팽창, 냉각, 수축 등에 따라 양자엔진이 잘 동작하는 것을 관측했다. 팽창과정에서 엔진의 온도는 15만도까지 올라갔고 그에 따른 엔진 효율이 98%에 달했다. 기존 연구에서 엔진 온도가 최고 1만도, 엔진 효율이 48%였던 것과 큰 대비를 보였다.
안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빛으로 동작하는 초방사 양자 엔진을 실험적으로 구현한 첫 사례"라며 "원자들의 양자 중첩상태를 정밀하게 조절해 초방사 현상을 제어하는 기술개발을 통해 원자물리 및 양자정보처리 등의 분야에 기여했고, 엔진의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개인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등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에 22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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