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광화상 2년에 한번 입어도 피부암 위험 3배
영국 암연구소(Cancer Research UK)에 따르면 영국 남성의 피부암 사망률은 1970년대 이후 3배 이상 증가했고, 여성들도 증가세를 기록했다고 가디언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셸 미첼(Michelle Mitchell) 영국 암연구소 소장은 피부가 햇볕에 타는 일광화상을 2년에 한 번만 입어도 피부암 위험이 3배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라 댄슨(Sarah Danson) 영국 셰필드대학 종양학 교수는 "여름에 지속되는 무더위는 흑색종 발병과 사망률을 더 증가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흑색종 연구를 주도하는 줄리아 뉴턴 비숍(Julia Newton-Bishop) 영국 리즈대학 임상의학자도 "흑색종은 본질적으로 피부가 햇볕에 타면서 발생한다"며 극단적 기후변화에 따른 흑색종 증가를 우려했다.
흑색종은 멜라닌 세포나 모반(점) 세포가 악성화된 종양이다. 흑색종 등 피부암은 자외선 노출이 많은 사람들에게서 나타날 확률이 높다. 문제는 기후변화로 여름 무더위가 갈수록 길어지고 독해지면서 자외선에 많이 노출되어야 하는 사람들에게 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올 7월 영국은 사상 처음으로 최고기온이 40도를 넘었다. 영국의 여름날씨는 평균 30도를 넘지 않을 정도로 서늘한 편인데 올해는 기록적인 무더위가 강타했다. 영국뿐만 아니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미국 등지에서도 낮 최고기온이 40도를 넘는 곳이 수두룩했다.
댄 미첼(Dann Mitchell) 영국 브리스톨대학 기후학전문 교수는 특정 폭염이 특정 피부암을 유발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암 발병률의 증가는 기후변화에 따른 전반적인 기온상승과 연관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분명한 것은 기후변화로 여름뿐만 아니라 연간 전체기온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점"이라며 "이런 온도변화는 외출을 더 자주하는 등 행동패턴도 변화시켜 1년 내내 햇빛, 특히 피부암의 주요원인인 자외선(UV) 노출을 증가시킨다"고 말했다.
카리스 베츠(Karis Betts) 영국 암연구소 수석건강정보관리자는 "암이 발병하기까지 보통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최근의 폭염이 피부암 사례에 미치는 영향을 속단할 수는 없지만 일광화상과 피부암을 유발하는 것은 열이 아니라 자외선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댄슨 교수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햇볕을 피하고, 그늘에서 셔츠와 모자로 피부를 가리거나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등 자외선 노출을 줄이고 일광화상을 방지할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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