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자리 잃은 동네책방 '카페'가 품었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09-01 10:41:26
  • -
  • +
  • 인쇄
유니원커뮤니케이션즈 문화마케팅 사업
대치동 카페 '아에르' 동네책방과 콜라보
▲ 카페 아에르에서는 책을 구매할 수 있다. ©newstree


서울 강남 한복판에 책방을 품은 카페가 생겼다. 서울 대치동에 위치한 카페 '아에르'가 바로 그곳. 여기는 커피도 마시고 책도 구입할 수 있다. 이 카페를 직영하는 통합마케팅 전문기업 유니원커뮤니케이션즈는 문화마케팅의 일환으로 최근 '아에르'를 서점을 겸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유니원커뮤니케이션즈의 문화마케팅을 총괄하는 임혜리 이사는 1일 뉴스트리와의 인터뷰에서 "강남 한복판에서 경주 황리단길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카페를 문화공간으로 꾸몄다"고 밝혔다.

카페 '아에르' 중앙에는 약 500여권의 책을 전시·판매하고 있다. 기존 대형서점의 내부에서 운영되는 카페나, 독립서점이 카페로 전환한 사례와는 달리 일반적인 프렌차이즈형 카페가 서점을 자연스럽게 품은 독특한 형태가 특징이다.

특히 요즘 MZ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경주 황리단길 '어서어서 독립책방'의 팝업스토어가 열려있다. '어서어서 독립책방'은 판매되는 책에 서평을 담은 쪽지를 붙여 고객에게 맞춤형 도서를 큐레이션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서점과 차별화된다.

임 이사는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지역별 독립서점을 찾아 소셜서비스(SNS)에 족적을 남기는 '도장깨기'가 유행이다"면서 "경주 황리단길의 '어서어서 독립책방'도 MZ세대들의 도장깨기 족적을 남길 수 있는 경주여행 필수코스"라고 말했다. '어서어서 독립책방'은 책을 구매할 때 약봉투에 담아서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어서어서 독립책방'과 콜라보를 하고 있는 카페 아에르도 같은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책을 구매하면 약봉투에 담아서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MZ세대들의 '도장깨기' 공간으로 활용하기 제격이라는 것이다.

▲임혜리 이사는 카페와 서점을 결합한 이유를 "지역주민들이 마음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newstree


임 이사는 독립책방과 협업하게 된 이유에 대해 "대치동은 서울의 대표적인 학원밀집지역이어서 학습교재를 파는 서점은 있어도 지역주민들이 편안하게 차 한잔 하면서 즐길 수 있는 독립책방은 없다"면서 "지역주민들이 마음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의 독서량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만 19세 이상 우리나라 성인들은 1년에 평균 4.5권의 책을 읽었다. 2019년보다 3권이나 줄었다. 독서량이 줄어들다 보니 동네책방들도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서적구매가 더 늘면서 동네책방들은 설자리를 잃고 하나둘씩 문을 닫고 있는 추세다.

그런 점에서 카페 '아에르'는 단순히 음료를 마시는 공간이 아닌 동네책방과 결합해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했다는 점에서 동네책방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평가다. 임혜리 이사는 "'공간과 여유'를 뜻하는 라틴어 '아에르'(AER)는 대중적인 문화예술을 토대로 지역민들은 쉽게 이해하면서 즐길 수 있고, 예술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소개할 수 있는 접점을 넓혀줄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카페 아에르는 분기별로 새로운 아티스트들과 콜라보레이션 팝업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임 이사는 "지난번 회화작가 조민아 작품전, 금속공예가 고혜정 작가 특별전 등에 이어 때로는 공방으로, 때로는 갤러리로, 때로는 독립서점으로 팝업 전시 주제에 따라 그 모습을 변주하며 지역민을 만나고 있다"고 밝혔다.

카페 아에르는 이번 독립서점과의 콜라보를 한층 더 확장시킬 계획이다. 카페 아에르 건물에 위치한 '스튜디오 538' 공간을 활용해 국내 작가와 독자와의 만남을 통한 소규모 북콘서트도 추진하고 있다. 임 이사는 "독자들은 책을 통해 작가의 세계관을 가까이에서 경험해볼 수 있는 특별한 자리가 될 것이다. 또 영상을 비롯한 홍보용 콘텐츠를 카페 아에르 SNS 채널에 지속적으로 제작·발행해 작가, 청중, 카페 아에르 모두가 윈윈하는 홍보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임 이사는 "카페 아에르의 다음 청사진은 해외작가들과의 콜라보"라며 "국내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국내외를 망라하고 다양한 문화예술을 지역민들에게 소개하고 즐기실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제주점, 부산점 등 지역 중심의 복합문화공간으로 확대될 예정"이라며 "전국적인 매장 인프라 구축을 통해 문화예술계 아티스트에게는 시민들과 소통하는 새로운 무대가 되고, 지역민들에게는 기억에 남는 일상에 풍요로움을 선사하는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경기도, 사회적경제조직·사회복지기관에 'ESG경영' 지원한다

경기도가 오는 5월 16일까지 'ESG 경영지원 사업'에 참여할 도내 사회적경제조직 및 사회복지기관을 모집한다고 21일 밝혔다.사회적경제조직과 사회복지

BP, 기후전환 실패에 '주주 반발'...주주 24.3%가 회장 연임 반대

BP의 친환경 전환 전략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가디언, CN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열린 BP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약 4분의 1

포스코 '그린워싱'으로 공정위 제재...허위·과장 광고

객관적인 근거없이 철강 자재를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한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카카오' 사용한다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카카오가 사용된다.롯데웰푸드는 대표 제품인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가나산 카카오

셀트리온, 글로벌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상위 5%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이하 CSA) 생명공학 부문에서 국내 바이오

기후/환경

+

한여름엔 어쩌라고?...4월 중순인데 벌써 49℃ '살인폭염'

몬순 우기를 앞둔 인도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보통 5~6월에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 지역은 4월에 벌써부터 연일

전세계 농경지 15% '중금속 범벅'...14억명이 위험지역 거주

전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17일(현지

[영상] 홍수로 물바다 됐는데...'나홀로' 멀쩡한 집

미국의 한 마을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겼는데 나홀로 멀쩡한 집 한채가 화제다. 이 집은 마치 호수에 떠있는 듯했다.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지난 2

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서 '생수병 반입금지'..."당황했지만 오히려 좋아"

8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영국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에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반입이 금지돼 화제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5

산림청, 경북 산불피해 4.5만여ha라더니...9만ha 넘게 '잿더미'

의성에서 시작돼 인근 지역까지 번진 경북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가 9만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산림청이 추산한 피해규모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