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대에 이르면 전세계 970개 도시에 사는 16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35℃가 넘는 무더위를 겪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발간된 '2022 유엔기후과학협동'(United in Science 2022)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년동안 지구평균 기온은 기록이 시작된 이래 가장 높았고, 앞으로 5년 이내에 연평균 기온이 일시적으로 산업화 이전보다 1.5℃ 높아질 가능성이 48%라고 분석했다. 또 기후관련 재해는 하루에 2억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고, 2050년대까지 전세계 970개 도시에 사는 16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최소 35℃에 이르는 무더위를 겪을 것으로 관측했다.
'유엔기후과학협동보고서'(United in Science 2022)는 세계기상기구(WMO)를 중심으로 유엔 환경 프로그램(UNEP), 유엔 재난 위험 경감 사무국(UNISDR), 세계 기후연구 프로그램(WCRP), 글로벌 탄소 프로젝트(GCP), 영국 기상청 및 도시 기후 변화 연구 네트워크 등의 연구결과를 종합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중 온실가스 농도는 계속해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는 화석연료에서 배출되는 탄소가 일시적으로 줄어들다가 현재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웃돌고 있다. 과학자들은 온실가스 감축 등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조치가 부족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지구 곳곳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가 발생하고 있는데도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빠르게 변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최근 파키스탄은 홍수로 인해 국토의 3분의 1이 물에 잠기는 등 지구촌 곳곳에서는 극단적인 이상기후가 속출하고 있다. 올여름 영국을 포함한 유럽 전역에서는 살인적인 폭염과 가뭄이 발생했고, 중국에서도 수개월동안 가뭄을 겪었다. 미국 역시 대규모 산불이 발생했고, 아프리카 일부 지역의 사막화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보고서는 '기후 임계점'(tipping point)인 1.5℃에 이르게 되면 더이상 과거로 돌이킬 수 없다고 경고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Antó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은 "인류의 화석연료 중독이 만든 상황"이라며 "이번 보고서는 기후가 '미지의 파괴 지역'을 향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매년 화석연료 중독을 2배씩 감소시키고 있지만 증상은 더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선진국들이 기후적응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개발도상국을 돕겠다는 약속을 무시한 것은 스캔들"이라며 부유국을 향해 일격했다.
현재 전세계 인구 78억명 가운데 33억~36억명에 이르는 절반이 기후위기에 매우 취약한 곳에서 살고 있다. 이들이 사는 국가들은 대부분 날씨가 극단적으로 바뀌어도 이를 알려주는 조기경보 시스템조차 갖추고 있지 않다. 이에 구테흐스 총장은 "부유국들은 올해 400억달러(약 55조7000억원)를 개발도상국에 지원해야 하며, 2030년까지 이 지원금을 연간 3000억달러(약 417조8500억원)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는 11월 이집트에서 개최되는 COP27 유엔 기후회담에서는 극한기후 대응문제와 취약국들의 피해문제가 중점 논의과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기후행동네트워크(Climate Action Network)의 테즈님 이솝(Tasneem Essop) 사무국장은 "이번 기후회담은 기후변화로 비상사태를 겪고 있는 사람들, 특히 지구 남부에서 기후 비상사태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새로운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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