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전기차 공장 '첫삽' 앞당겼다...美인플레감축법 때문?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2-10-26 15:5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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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
2025년 상반기부터 생산...연산 30만대
▲ 기공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공장 건설을 알리는 첫 삽을 뜨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호세 무뇨즈(José Muñoz) 현대자동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사장), 윤승규 기아 북미권역본부장(부사장),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 조태용 주미대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다섯번째), 브라이언 켐프(Brian Kemp) 조지아 주지사, 버디 카터(Buddy Carter) 연방 하원의원, 라파엘 워녹(Raphael Warnock) 연방 상원의원, 존 오소프(Jon Ossoff) 연방 상원의원, 돈 그레이브스(Don Graves) 미 상무부 부장관. (사진=현대자동차그룹)

미국산 전기자동차에 한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한국산 전기차가 끝내 포함되지 않는 것이 기정사실화되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짓기로 한 전기차 공장에 힘이 싣는 모습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당초 2024년 10월 조지아 전기차 공장을 가동한뒤 2030년쯤 증설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IRA가 시행됨에 따라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를 늘릴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현재 현대·기아차는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에 이어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전기차 톱티어로 자리매김을 공고히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내년 상반기에 착공하려던 계획을 앞당겨 25일(현지시간)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Bryan County)에 있는 전기차 전용 신공장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yundai Motor Group Metaplant America·HMGMA)의 기공식을 가졌다. HMGMA의 '첫삽'을 뜬 현대차그룹은 "급속한 전동화 흐름 속에서 시장 '퍼스트 무버'(선도자)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밝혔다.

1183만㎡(약 358만평) 부지에 들어서는 이 공장의 생산규모는 연간 30만대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 상반기부터 이 공장에서 전기차를 양산할 예정이다. 현대와 기아, 제네시스 등 3개 브랜드의 전기차가 생산되며, 다차종의 전기차를 탄력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 현지 고객의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이 현대차의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현대차그룹 생산거점 3곳은 서로 인접해 있어 부품 조달이나 공급망 관리 측면에서 '규모의 경제'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HMGMA는 같은 조지아주에 있는 기아 미국생산법인(Kia Georgia)과 약 420㎞, 앨라배마주 현대차 미국생산법인(HMMA)과 약 510㎞ 거리"라고 말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HMGMA를 최고 수준의 미래형 혁신 공장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실증 개발한 제조혁신 플랫폼을 도입하기로 했다. HMGICS의 제조 혁신 플랫폼에는 △수요 중심의 인공지능(AI) 기반 지능형 제어 시스템 △탄소중립·RE100(재생에너지 사용 100%) 달성을 위한 친환경 저탄소 공법 △안전하고 효율적 작업이 가능한 인간 친화적 설비 등이 포함돼 있다.

메타모빌리티의 가능성을 고객 일상으로 실현하는 '지속가능한 미래 모빌리티 공장'이라는 의미에서 현대차그룹은 신공장의 정식 명칭에 '메타플랜트'를 붙였다.

2025년 상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갈 HMGMA는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시장공략의 핵심 거점이 된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글로벌 시장에서 총 323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약 12%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대표적 선진 시장인 미국에선 2030년 84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할 계획이다.

올 1월~9월까지 현대·기아는 미국에서 전기차 4만7095대를 판매해 전년동기보다 판매량이 212% 증가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1만8492대)를 필두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2.3% 증가한 2만2418대를 판매했다. 기아 역시 EV6(1만7,564대)를 비롯해 전기차 2만4677대를 팔아 같은 기간 판매량이 322.2% 늘었다.

미국에서 내연기관을 포함한 현대차그룹의 전체 판매량 가운데 전기차 비중(4.3%·올 1~3분기)도 지난해 1~9월(1.3%)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현대차그룹은 HMGMA가 본격 가동을 시작하면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이 더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완성차뿐 아니라 배터리까지 전기차 제조·판매에 필요한 안정적인 현지 조달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글로벌 배터리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배터리 셀 공장을 HMGMA 인근에 설립할 예정이다.

합작 배터리 공장에선 현대와 기아, 제네시스 전기차에 최적화한 배터리 제품을 공동 개발해 양산하고, HMGMA에서 고효율·고성능·안전성이 확보된 높은 경쟁력의 전기차를 적시에 생산해 현지 판매할 방침이다.

▲현대자동차 조지아공장 조감도 (자료=현대자동차그룹)

올 7월 현대차그룹이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2045년까지 모든 차량을 전동화(전기차·수소차)로 전환한다. 2030년까지 제네시스 차량 100%, 2035년까지 유럽시장 판매차량 100%를 전동화 차량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2045 탄소중립' 목표 실현을 위해 이 시기까지 RE100 달성도 추진한다.

이에 앞서 현대차그룹은 2030년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하는 전기차의 45%를 국내에서 생산한다는 계획 아래 2030년까지 21조원을 투자해 현재 35만대 규모인 전기차 생산량을 144만대로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러나 미국내 생산량을 확대하게 되면, 기존 계획대로 국내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대차그룹은 '울산공장 내 주행시험장 부지에 신형 전기차 공장을 건설하고, 기아는 오토랜드 화성에 PBV 전기차 전용공장을 짓기로 했다"며 "두 곳 모두 HMGMA와 같은 시기인 2025년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라며 국내 전기차 생산에도 속도를 올리겠다고 했지만 이날 생산량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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