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호흡기 자극...연간 조기사망자 9000여명
유럽연합(EU)이 '대기오염'에 대한 책임을 물어 회원국 스페인을 처벌한다.
22일(현지시간) EU 역내 최고 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는 2010~2018년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이산화질소(NO2) 대기오염 수준이 EU 규정을 초과했고, 2010년 6월 11일 이후 NO2의 한계값을 초과하는 기간이 가능한 짧아지도록 대기질 계획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제공하는 데 실패했다는 판결을 내렸다.
NO2는 주로 자동차와 발전소의 연소과정에서 발생하는 적갈색의 자극적인 유독성 기체다. 고농도에 노출되면 눈과 호흡기 등에 자극을 주고, 장시간 노출되면 만성중독으로 기관지염, 폐기종, 위장병 등을 일으킨다. 식물세포를 파괴해 꽃식물의 잎에 갈색이나 흑갈색의 반점이 생기기도 한다. 스페인에서 NO2로 인한 연간 조기사망자는 9000여명에 달한다.
유럽집행위원회는 지난 2019년 스페인이 오염에서 시민들을 보호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스페인의 열악한 대기질에 대한 책임을 물어 ECJ에 제소했다. 이날 ECJ는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2개 대도시와 인근 산업지역을 포함해 총 인구 730만여명이 거주하는 지역의 대기중 NO2 유해율이 지속적으로 한계치를 초과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유럽집행위원회 손을 들어줬다.
ECJ의 이번 판결로 유럽집행위원회는 스페인에 대기오염에 대한 정책을 시정하도록 잠정조처를 취할 수 있다. 아직까지 어떤 처벌을 부과할 것인지에 대한 언급은 없어 벌금일 경우 금액의 규모는 알 수 없지만, EU의 법률적 절차에 따라 일일 지급액 또는 일시금을 부과할 수 있다.
바르셀로나의 부시장이자 도시환경국장인 자넷 산즈(Janet Sanz)는 "도시가 대중교통을 개선하고 오염과 싸우기 위해 자전거와 다른 조치들을 사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중앙 및 지역 행정이 그들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마드리드에서는 도심내 저탄소 제한구역 확대 계획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보수파 시장은 좌파 전임 시장이 대기오염을 해결하지 못한 탓이라고 주장했다. 반대 측은 재임중인 시장이 일부 오염방지 조처를 철회했다며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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