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꽁초 수거비용 내라"…스페인의 연초때리기 왜?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1-04 12:00:32
  • -
  • +
  • 인쇄
6일부터 담배 제조사에 강제 부과
환경오염 예방·흡연율 낮추기 기대

스페인이 담배회사에 담배꽁초 수거비용을 물리기로 했다.

스페인 정부는 오는 6일부터 자국 담배 제조사를 대상으로 담배꽁초 수거비용을 강제 징수할 예정이라고 3일(현지시간) 라뱅가르디아 등 외신이 보도했다.

스페인의 이같은 조치는 오염 주체인 생산자가 오염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는 유럽연합(EU) 환경지침을 따른 것이다. 지난해도 스페인은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일회용 식기류, 면봉, 스티로폼 컵, 플라스틱 빨대, 플라스틱 포장재 등을 퇴출시킨 바 있다.

세계질병부담(GBD)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세계적으로 11억3000만명의 흡연자가 피운 담배는 7조4100억개비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4분의3가량의 담배꽁초가 무분별하게 버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4조5000억개비가 매년 길바닥에 버려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2022년 아일랜드에서 거리를 청소하는 데 소요된 예산은 8500만유로(약 1145억원)에 달했는데, 거리에서 수거된 쓰레기의 절반이 담배꽁초였다.

버려진 담배꽁초는 하수구를 통해 강, 호수, 바다 등으로 흘러간다. 피고 남은 담배필터는 대부분 '초산 섬유소'(cellulose acetate)로 불리는 극세사 다발이다. 이 극세사는 자연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풍화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으로 쪼개지면서 타다 남은 유독물질을 퍼뜨린다. 담배꽁초에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 니코틴과 폼알데하이드, 사이안화수소, 비소와 카드뮴, 휘발성 유기물질 등이 있고, 최근 물새나 해양생물들의 몸속에 담배필터의 플라스틱 찌꺼기가 쌓이고 있다는 사실이 각종 연구결과를 통해 보고되고 있다.

이제 스페인 담배 제조사들은 흡연자들에게 담배꽁초를 책임감 있게 버릴 것을 촉구하는 광고내용을 포장에 게재해야 하고, 담배꽁초 공공 수거함 설치비용도 부담해야 한다. 다만 공공장소에 무단투기된 담배꽁초 수거방식이나 그에 따른 비용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결정된 것이 없다.

카탈루냐 자치주 차원에서 진행된 한 연구에 따르면 담배꽁초 무단투기로 매년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시민 1인당 12~21유로(약 16000~28000원) 수준으로, 총 10억유로(약 1조3500억원)에 달했다. 카탈루냐 주정부는 해당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시민이 담배꽁초 1개비를 수거할 때마다 0.2유로씩 환급금을 제공하는 내용의 제도를 도입할 것을 고려중이다.

스페인에서 이 제도가 시행되면 담배 제조사들은 담배가격을 높여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것으로 보인다. 담배가격은 4유로 인상된 9유로(1만2000원) 수준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스페인 흡연인구는 22%로 EU 평균치인 18.4%에 비해 높은 편이다. 당국은 이번 제도를 통해 인상된 가격이 흡연율을 낮추는 인센티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삼천리 70년' 나눔과 봉사 실천..."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은 삼천리는 지역사회 곳곳에서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면서 나눔상생을 실천하고 있다.20일 삼

네이버, 2024년 재생에너지 사용 통해 온실가스 9144톤 감축

네이버가 지난해 탄소배출량을 3만925톤(tCO2eq) 절감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통해 감축한 온실가스가 9144톤에 달했다.네이버는 20일 발간한 '2024 통합보

사외이사 안건 찬성률 95.3%...상장사 이사회는 '거수기'로 전락?

사외이사 이사회 안건 찬성률이 95.3%에 달하는 등 올 상반기 국내 상장사들의 이사회 기능과 감사 독립성이 전반적으로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손기원의 ESG인사이드] 보여주기식 'ESG공시' 벗어나려면?

ESG 공시는 더이상 선택이 아니다. 지속가능성 정보가 자본과 규제의 흐름을 결정짓는 시대,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 수준을 점검하고 공시 역량을 평가

노동자 사망사고·압수수색 이후...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 출범

노동자 끼임 사망 사고로 압수수색을 받았던 SPC그룹이 윤리·준법 체계를 감독하는 상설독립기구인 'SPC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를 구성하고 19일 출

틱톡, 광고 제작과정 탄소배출까지 체크한다

숏폼 플랫폼 틱톡(TikTok)이 송출되는 광고는 물론, 해당 광고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까지 측정한다.16일 틱톡에 따르면, 플랫폼 내 광고 캠

기후/환경

+

비 오면 벽체 내려앉아...세계문화유산 무령왕릉 5호분 보존처리 시급

단시간에 많은 비가 쏟아지는 '극한호우'가 이어지는 가운데 공주 무령왕릉 5호분이 장마철 등 강우량이 많은 시기에 토양에 수분이 증가하면서 벽체

지구 기온 4℃ 오르면...2100년 식량 생산량 절반으로 '뚝'

지구온난화로 인해 2100년에 이르면 식량 생산량이 절반가량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솔로몬 샹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연구팀은 지구 평균기온

항공권에 '비행세' 부과하면...기후기금 167조원 확보 가능

항공권에 '비행세'를 부과하면 기후피해 회복기금으로 연간 1060억유로, 우리돈 167조2000억원 이상을 모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19일(현지시간)

올해도 미국은 '열돔'에 갇혔다...다음주까지 폭염 시달려

올해도 미국의 폭염은 더 뜨겁고 길어질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간) 미국 기상청(NWS)에 따르면 이번 주말 중서부에서 동부 연안에 이르는 지역에 열돔 현

환경공익사업 지원금을 로비에 활용?...EU, NGO 자금조사 착수

환경 등 공익사업을 수행하라고 지급된 유럽연합(EU)의 보조금이 NGO들의 정치적 로비에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EU가 자금 흐름을 들여다보

퍼붓다 그쳤다 반복...수도권 '국지성 폭우'로 피해 속출

인천 등 수도권 곳곳에 강한 비가 쏟아졌다 그쳤다는 반복하는 국지성 호우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기상청은 일부 지역을 제외한 인천 전역과 경기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