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때 인내심 비교해보니…"침팬지가 사람보다 낫다"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1-31 14:45:32
  • -
  • +
  • 인쇄
美연구팀 야생 침팬지 40마리 실험
인간과 달리 10대에 성인만큼 성숙

진화적으로 인간의 먼 친척뻘인 침팬지도 10대 때는 사춘기 청소년처럼 충동적이고 위험한 행동을 보이지만 인내심은 오히려 인간보다 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0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보도에 따르면 미시간대 알렉산드라 로사티 교수팀이 콩고공화국 보호구역에서 태어난 야생 침팬지 40마리를 대상으로 충동성과 위험 감수 경향, 인내심 등을 측정한 실험 결과를 지난 23일 미국 심리학회(APA) 학술지 '실험심리학 저널 : 일반'(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 General) 최신호에 발표했다.

로사티 교수는 "청소년들은 사춘기에 몸과 뇌가 빠르게 변하고, 어른보다 충동적이고 위험을 추구하는 반면 감정 조절 능력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며 "침팬지도 성장하면서 인간과 비슷한 상황에 직면한다"고 말했다.

수명이 50살 정도인 침팬지는 8~15살이 사춘기로 알려져 있으며, 이 기간에 인간과 마찬가지로 급격한 호르몬 변화, 새로운 사회적 유대 형성, 공격성 증가, 사회적 지위를 위한 경쟁 등을 경험한다.

오스틴 텍사스대 에런 샌델 교수는 "10대 침팬지 연구는 성체나 유아기 연구보다 간과돼 왔다"며 "과학자들이 인간의 경우 10대 때 경험이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침팬지의 사춘기 연구를 피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10대 침팬지와 성인 침팬지들을 대상으로 음식 보상을 이용해 두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첫번째 실험은 위험 감수 경향을 알아보는 것으로, 상자 하나에 땅콩을 넣고 다른 상자에는 오이 또는 바나나를 무작위로 넣어 하나를 고르게 했다. 침팬지는 땅콩보다 바나나를 좋아하고 오이는 싫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험 결과 사춘기 침팬지들은 성인 침팬지보다 바나나와 오이 중 무엇이 나올지 모르는 상자를 선택하는 경향이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침팬지의 위험 감수 경향이 성인 침팬지보다 훨씬 크다는 의미다.

두번째 실험은 인내심을 알아보는 것으로, 침팬지들에게 당장 바나나 한 조각을 먹을 수 있는 것과 1분을 기다리면 바나나 3조각을 먹을 수 있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했다.

그 결과 성인 침팬지와 사춘기 침팬지 모두 바나나 3조각을 받기 위해 비슷한 비율로 1분간 기다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사춘기 침팬지들은 기다리는 동안 불안·분노 행동을 많이 보였다.

연구팀은 인간의 경우 비슷한 실험에서 10대 청소년들이 큰 보상을 위해 기다리기보다 당장 작은 보상을 선택하는 경향을 자주 보인다며 이 실험 결과는 10대 침팬지의 인내심이 10대 청소년보다 더 강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로사티 교수는 "이전 연구에서 침팬지의 인내심이 다른 동물들보다 훨씬 강하다는 것을 암시하는 결과가 많았다"며 "이 연구 결과는 만족을 지연시키는 침팬지의 능력이 인간과 달리 10대에 이미 성숙해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 정책 중 '기본법 제정'과 '공시 의무화' 가장 시급해"

ESG 정책 가운데 기본법 제정과 공시 의무화가 가장 시급하다는 것이 기업들의 목소리다.한국ESG경영개발원(KEMI)은 지난 17일 여의도 FKI타워 파인홀에서

한숨돌린 삼성전자...이재용 사법리스크 9년만에 털었다

삼성전자가 이재용 회장의 무죄가 확정되면서 2016년 국정농단 사건 이후 9년째 이어지던 '사법리스크'를 털어냈다. 그동안 1주일에 두번씩 법정에 출두

"잔반 없으면 탄소포인트 지급"...현대그린푸드, 단체급식에 '잔반제로' 보상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가 '탄소중립포인트' 제도에 신설된 '잔반제로' 항목을 단체급식업계 최초로 실제 단체급식 사업장에

"노사 칸막이 없는 문화"…LG CNS '노사문화 우수기업'에 선정

AX전문기업 LG CNS가 상호 존중과 대화, 협력을 바탕으로 한 모범적 노사문화를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2025년 노사문화 우수기

KB국민은행, 금융취약계층 위한 '도움드림창구' 운영한다

KB국민은행이 금융취약계층을 위해 '도움드림창구'를 새롭게 운영한다.KB국민은행은 65세 이상 고령자와 장애인은 물론 7세 이하 자녀를 동반한 보호자

기아, 오토랜드화성 사업장에 PPA 재생에너지 첫 도입

기아가 국내 사업장 중 처음으로 오토랜드화성에 재생에너지 전력을 도입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재생에너지 전력은 지난 2월 한국남동발전과 체결한

기후/환경

+

산불 휩쓴 산청...600㎜ 넘는 물폭탄에 곳곳 산사태

올봄 산불로 큰 피해를 입었던 경남 산청군에 이번에 60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산불로 회복되지 못한 산림이 폭우에 깎여 곳곳에 산사태가 발

농경지 1만3000ha 침수 피해…'극한호우'에 밥상물가도 '비상'

한달치 비가 하루에 쏟아지는 '극한호우'로 전국의 농경지 1만3000헥타르(ha)가 침수되면서 농산물 가격폭등이 예상되고 있다.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브라질 의회 '환경허가 완화법' 의결..."환경규제 사실상 붕괴"

올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가 열리는 브라질에서 환경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환경허가 완화법'이 의회를 통과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법

경기도민 절반 '장마철 피해대처 방법' 모른다...소득별 정보격차 커

경기도민의 절반은 장마철 피해를 어떻게 예방하고 대처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 저소득층의 재해대응 인지도는 고소득층보다 25.

美 재생에너지 심사는 '깐깐하게' 석탄재 정화규제는 '느슨하게'

미국 정부가 풍력·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심사는 강화하면서 석탄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유독성 석탄재의 정화 시한은 늦추기로 하는 등 재

역대급 '극한호우'...왜 충청과 남부에 비구름대 몰리나?

지난 16일부터 충청권과 남부지역을 강타하고 인명피해까지 낸 폭우의 원인이 지구온난화로 심화된 '대기의 강' 현상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18일 기상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