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도 2배, 약물사용장애도 1.5배
정신질환, 특히 조현병 환자가 폭염에 훨씬 취약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마이클 조셉 리(Michael Joseph Lee)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폭염과 관련한 사망자 약 8000명의 건강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조현병 환자들은 일반 여름철 대비 폭염기간 동안 사망할 확률이 3배 더 높다고 보고했다.
북미 서부는 2021년 6월 한주동안 일부지역 기온이 50도에 달하면서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만 8일간 1649명이 사망해 평균의 약 2배에 달했다.
이에 연구팀이 해당 연도 및 그 이전연도에 발생한 폭염 사망자로부터 만성질환 26가지의 유병률을 비교한 결과 정신질환이 폭염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가령 우울증의 폭염 사망률은 일반인보다 거의 2배, 약물사용장애 환자의 사망률은 1.5배 증가했다는 것이다.
다만 정신질환과 폭염의 연관성이 두드러지는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연구팀은 조현병을 포함한 일부 정신질환이 자신의 건강상태를 자각하기 어려워지는 무감각증을 유발해 위험을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고 추론했다.
게다가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들은 대개 고립되고 경제적으로 소외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모두 폭염에 취약하게 만드는 위험요소다. 또 연구팀은 일부 항정신병 및 항우울제가 체온조절에 영향을 줘 환자를 과열에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고 보았다.
정신질환 외에도 만성신장질환, 허혈성심장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 허혈성뇌졸중 및 당뇨병 등이 폭염 기간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치매, 협심증 및 일과성허혈발작, 골다공증 환자들은 2021년 폭염 기간 사망률이 오히려 떨어졌다. 치매와 심혈관질환이 사망률을 증가시킨다는 이전 연구와는 상반된 결과다. 이에 연구팀은 해당기간 간병인이 환자를 집중적으로 돌보면서 생존률이 올라갔을 가능성을 짚었다.
연구팀은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보다 취약한 정신질환자들이 보호받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오헬스(GeoHealth)'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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