뽑히고 짓밟히고...희귀종 '동강할미꽃' 사라질판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3-27 16:57:30
  • -
  • +
  • 인쇄
전세계 우리나라에서만 서식하는 꽃
탐방객 늘면서 훼손된 꽃들이 수두룩
▲뿌리째 뽑힌 동강할미꽃 (사진=연합뉴스)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희귀종 '동강할미꽃'이 탐방객들로 인해 사라질 판이다.

서덕웅 동강할미꽃보전회장은 동강할미꽃 개화기와 맞물려 군락지에 탐방객들이 몰려들면서 꽃의 훼손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1997년 발견된 동강할미꽃은 우리나라에서만 서식하는 희귀종으로, 대표적인 군락지가 강원도 정선군 귤암리에 있는 동강변 암벽인 일명 '뼝대'다.

생김새도 화사하고 아름다워 개화기가 오면 동강할미꽃을 보러 가는 탐방객이 늘어난다. 올해도 이달 중순부터 뼝대 일대는 주중에도 수백 명의 탐방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문제는 그만큼 동강할미꽃의 훼손도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서 회장은 "사진을 찍기 위해 꽃을 훼손하거나, 뿌리째 캐서 집으로 가져가는 등 동강할미꽃의 수난은 벌써 수십년째 이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동강할미꽃이 뿌리째 뽑힌 채 말라죽어있는가 하면, 밟히거나 꽃봉오리가 잘린 꽃들도 수두룩하게 발견됐다는 것이다.

서 회장은 "2009년 모 기관의 조사에서 뼝대 일대에서만 800개체 이상이 확인됐지만, 2021년 뼝대 일대는 물론 상·하류까지 귤암리 전역을 직접 조사한 결과 180개체만 남았다"며 "이런 상황이라면 동강할미꽃은 멸종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귤암리 주민은 2005년 동강할미꽃보존회를 만들어 동강할미꽃을 지키고 있지만 주민단체의 봉사활동만으로는 탐방객의 무차별 훼손을 막기 힘든 실정이다.

서 회장은 27일 "암벽에 오르는 탐방객에게 안된다고 하면 '네가 뭔데' 등의 험악한 말이 돌아오는 것이 현실"이라며 "특히 단속도 하지 않는 기관의 단속알림 현수막은 주변 환경만 해칠 뿐"이라고 한탄했다.

▲동강할미꽃 (사진=정선군청)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브라질, COP30 앞두고 '열대우림 보전기금' 출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 의장국인 브라질이 열대우림 보전 주도에 나선다.6일(현지시간) COP30 홈페이지에 따르면 '세계 지도자 기후

"자연자본 공시...기후대응 위한 기업·정부 공동의 과제"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3에서는 자연기반 금

KT "고객보호조치에 총력…펨토셀 관리체계 대폭 강화"

KT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서버가 감염된 것을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결과에서 드러나자, KT는 "네트워크 안전 확보와 고객

"녹색경제로 이행가려면 정책·기술·금융이 함께 움직여야"

6일 서울 삼성동 웨스틴서울 파르나스에서 '녹색금융 시장의 확대와 다변화'를 주제로 열린 '2025 녹색금융/ESG 국제 심포지엄' 세션2에서는 정책·기

KT, 서버 43대 해킹 알고도 '은폐'…펨토셀 관리체계도 '부실'

KT가 43대의 서버가 'BPF도어' 등 악성코드에 감염된 사실을 지난해 알고도 이를 은폐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KT 침해사고 민관합동조사단은 6일 정부

KCC글라스, 국내 최초 '조류 충돌 방지' 유리 출시

KCC글라스가 국내 최초로 조류충돌 방지기능을 갖춘 유리 '세이버즈(SAVIRDS)'를 출시했다고 6일 밝혔다.세이버즈는 특수 '샌드블라스팅(Sand Blasting)' 기법

기후/환경

+

강수량 600㎜·풍속 220㎞ '괴물태풍'...'갈매기'에 베트남 쑥대밭

태풍 '갈매기'가 필리핀에서 최소 323명의 사망·실종자를 내고 베트남까지 휩쓸고 있다.7일(현지시간) AFP·AP·로이터 통신과 관영 베트남

기후변화로 사하라 사막 초원되나?…"21세기말 강수량 75% 는다"

기후변화로 지구에서 가장 건조한 사하라 사막 강수량이 2100년에는 2배에 달할 것이란 연구결과가 나왔다.미국 일리노이 시카고대학(UIC) 연구팀이 21세

"NDC 60%는 실현 가능...50~53%는 탄소중립과 불일치"

정부가 제시한 2035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가운데 60% 감축안만이 2050년 탄소중립과 정합하며 실현 가능한 경로라는 분석이 나왔다.미국 메릴랜드대학교

중국 에너지 전환 속도내지만..탄소배출 정점 더 늦어져

중국의 탄소배출 정점이 당초 예상했던 2030년 이전보다 늦은 2030년대 초반에 찍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6일(현지시간) 알자지라는 국제 에너지&

HSBC, 석유·가스 감축 '속도조절'…'2050 탄소중립' 그대로

HSBC가 석유·가스 등 고배출 산업에 대한 2030년 감축 목표를 완화하고, 2050년까지의 탄소중립 장기 목표만 유지하기로 했다.6일(현지시간) HSBC는 공

기후위기 속 맥주의 생존법… 칼스버그 ‘열에도 강한 보리 유전자’ 발견

덴마크 맥주기업 칼스버그(Carlsberg)가 기후변화에도 견디는 '내열(耐熱) 보리 유전자'를 발견했다.6일(현지시간) 칼스버그연구소는 "보리 유전체에서 고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