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상괭이·고래 검사했더니...소화기관에 미세플라스틱 '범벅'

조인준 기자 / 기사승인 : 2023-04-12 11:37:16
  • -
  • +
  • 인쇄
얕은 해역에서 먹이활동할수록 다량 검출
검출된 재질은 PP가 44%, PET· PE도 많아
▲우리나라 해역에 서식하는 국제보호종 '상괭이' (사진=해양수산부)

우리나라 해역에 주로 서식하는 상괭이와 고래, 바다거북 등의 대형 해양생물 체내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12일 국제학술지 해양오염학회지 4월호에 실린 '한국에 좌초한 대형 해양생물 체내 미세플라스틱' 논문에 따르면 2019~2021년 한국 해변에서 발견된 대형해양동물 사체 12구를 분석한 결과, 체내에서 미세플라스틱 1902개가 발견됐다. 미세플라스틱은 길이 5㎜ 미만의 플라스틱 조각으로 체내 흡입시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해부된 대형해양생물은 상괭이 7마리와 참고래 1마리, 남방큰돌고래 1마리, 돌고래 1마리, 붉은바다거북 2마리로 모두 소화기관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미세플라스틱 길이는 27.63㎛부터 4596㎛(4.6㎜)로 다양했다. 재질별로는 폴리프로필렌(PP)이 44%,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가 17%, 폴리에틸렌(PE)이 11%로 가장 많았다.

종별로 보면 상괭이가 단위 무게당 미세플라스틱이 1.67~11.63개로 가장 많이 검출됐는데, 이는 100m 이하 얕은 해역에서 주로 활동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즉, 연안에서 생활할수록 육지에서 바다로 흘러간 미세플라스틱에 더 많이 노출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상괭이와 마찬가지로 얕은 해역에서 서식하지만 미세플라스틱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온 남방큰돌고래(0.46개)는 주식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반면 수염고래인 참고래(3.94개)는 바닷물을 통째로 들이킨 뒤 입속 여과장치로 먹이를 걸러내는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다량 섭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에선 미세플라스틱이 대형해양생물의 생활사와 성장 등에 미치는 영향이 파악되진 않았다. 그러나 어류의 경우 미세플라스틱이 소화기관에 악영향을 끼치고, 잔류성유기오염물질(POPs)과 중금속 등이 함께 체내에 축적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형 해양생물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에 참여한 인하대 해양과학과 김태원 교수는 뉴스트리와의 통화에서 "대형 해양동물은 바다생태계에서 상위포식자로 이들이 먹이활동으로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됐다는 것은 마찬가지로 상위포식자인 인간 역시 같은 방식으로 미세플라스틱이 축적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인간도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해양오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에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상괭이와 참고래, 남방큰돌고래, 돌고래, 붉은바다거북 모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등재된 국제보호종이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 '환경·사회' 지표 투자전략 반영했더니 지수 수익률 상회"

투자전략에 ESG 세부지표를 반영하면 시장대비 높은 장기수익률과 안정적인 위험관리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ESG 평가 및 투자자문기관 서

'몸짱 소방관' 2026년 달력 만든다...'우리동네GS'에서 사전예약

오는 11월 9일 소방의 날을 맞아 2026년도 '몸짱 소방관 달력'이 나온다.몸짱 소방관 달력의 정식명칭은 '소방관 희망나눔달력'으로, 서울시 소방재난본

SK이노, 에이트린 재생플라스틱 우산에 전과정평가(LCA) 무상 지원

SK이노베이션이 소셜벤처 '에이트린'의 재생플라스틱 우산에 대한 전과정평가(LCA)를 무상 지원한다.SK이노베이션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

KT도 '유심' 무상교체 시행...김영섭 대표는 연임포기

KT는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피해 및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다시한번 사과하고, 고객의 보안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5일부터 교체를 희망하는 전 고

노동부 칼 빼들었다...'런베뮤' 지점과 계열사도 근로감독

고용노동부가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의 모든 지점과 운영사인 엘비엠의 계열사까지 근로감독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런던베이글

SPC 허진수-허희수 형제 '나란히 승진'...경영승계 '속도낸다'

SPC그룹은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하면서 3세 경영승계 작업을 가속화했다.4일 SPC그룹은 이같은 인사단행

기후/환경

+

韓선박 무더기 운항제한 직면하나?..."탄소감축 못하면 국제규제"

한국 해운업계가 탄소배출을 줄이지 못해 일부 선박이 운항제한이나 벌금을 맞을 위기에 직면했다.기후솔루션은 5일 전세계 100대 해운사의 온실가스

화석연료 못버리는 국가들..."파리협약 1.5℃ 목표달성 불가능"

전세계가 지구온난화를 1.5℃ 이내로 억제하기로 합의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사실상 실패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5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

[뷰펠] 에너지 저장하는 '모래 배터리' 개발...베트남 스타트업의 도전

뉴스트리가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 '뷰티풀펠로우'에 선정된 기업을 차례로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뷰티풀펠로우는 지속가능하고 혁신적인

[단독] 정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률 '61%안'으로 가닥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5 NDC)가 '61%안'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4일 정부 안팎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를 5

국제기후기금 97%는 기술에 '몰빵'...사회적 지원은 '찔끔'

국제적으로 조성된 기후기금의 97%는 기술투자에 투입됐고, 사람과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3일(현지시간) 영국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IPCC 보고서 개요에 韓 입장 반영

2027년 발간될 'IPCC 기후변화 보고서'에 갯벌도 탄소흡수원으로 포함된다.유엔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2027년 발간할 '이산화탄소 제거와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