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그린수소' 저가생산 실마리 풀었다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5-22 10:12:06
  • -
  • +
  • 인쇄
'이리듐' 촉매 사용량 10분의 1로 저감
그린수소 생산 '효율과 가격' 모두 충족
▲이리듐 촉매 함량 저감시 발생하는 티타늄 산화층 띠굽음 현상 (자료=카이스트)


국내 연구진이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그린수소' 생산비용을 낮출 수 있는 실마리를 풀었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희탁 교수 연구팀은 얇은 고분자 막을 분리막으로 사용하는 고분자전해질 수전해 시스템에서 양극 귀금속 촉매 함량을 낮췄을 때 발생하는 성능 악화 현상을 규명해 그린수소 생산기술 저가화에 대한 실마리를 찾았다고 22일 밝혔다.

양이온 전도성 고분자 전해질 수전해는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 기체를 발생시키는 친환경 수소생산 장치로 기존 알칼리성 수전해보다 성능이 높고 수소생산 순도도 높다는 것이 강점이다. 이 수전해 시스템은 산성 환경에서 작동하며, 효율적인 물 분해를 위해 백금이나 이리듐 등 귀금속을 촉매로 사용한다.

문제는 귀금속은 수급이 부족하고 가격이 높다는 점이다. 특히 이리듐 촉매는 양극 반응에 가장 적합하지만 매장량이 적어 현재보다 사용량을 10분의1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 하지만 이리듐 함량을 줄이게 되면 성능이 저하되므로 그린수소 생산비용을 낮추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렇다보니 대부분의 연구들이 이리듐을 대체하는 새로운 촉매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이리듐 함량 감소에 따른 급격한 성능 저하 및 계면 전자전달 저항 발생 현상 (자료=카이스트)

수전해 시스템에 사용하는 전극은 이리듐 촉매와 바인더로 구성된 촉매층 그리고 티타늄 확산층이 결합된 구조다. 연구팀은 고분자 전해질 수전해의 양극 내 이리듐 촉매 함량을 낮췄을 때 발생하는 성능저하 문제가 촉매층과 확산층 계면에서 바인더 함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라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 이를 규명했다.

이리듐 촉매와 티타늄 확산층이 접촉하면, 티타늄 표면에 존재하는 자연 산화막의 전자띠가 굽는 띠굽음(band bending) 현상이 일어난다. 연구에 따르면 낮은 이리듐 함량의 전극에서는 이 띠굽음 현상이 바인더에 의해 증폭된다. 전자띠가 굽을수록 전자전달이 어려워져 성능이 저하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띠굽음 현상이 완화된 계면을 설계하면 이리듐 함량을 10분1 수준으로 저감시켜도 동일한 수전해 성능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전극계면의 조성을 변화시켜 귀금속 촉매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저감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김희탁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이리듐 저감형 수전해 전극의 성능 문제를 짚어 그 이유를 규명하고 해결 전략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라고 말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효율과 가격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그린 수소 생산 시스템의 개발에 응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ACS 에너지 레터스'(ACS Energy Letters)에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ESG 정책 중 '기본법 제정'과 '공시 의무화' 가장 시급해"

ESG 정책 가운데 기본법 제정과 공시 의무화가 가장 시급하다는 것이 기업들의 목소리다.한국ESG경영개발원(KEMI)은 지난 17일 여의도 FKI타워 파인홀에서

한숨돌린 삼성전자...이재용 사법리스크 9년만에 털었다

삼성전자가 이재용 회장의 무죄가 확정되면서 2016년 국정농단 사건 이후 9년째 이어지던 '사법리스크'를 털어냈다. 그동안 1주일에 두번씩 법정에 출두

"잔반 없으면 탄소포인트 지급"...현대그린푸드, 단체급식에 '잔반제로' 보상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가 '탄소중립포인트' 제도에 신설된 '잔반제로' 항목을 단체급식업계 최초로 실제 단체급식 사업장에

"노사 칸막이 없는 문화"…LG CNS '노사문화 우수기업'에 선정

AX전문기업 LG CNS가 상호 존중과 대화, 협력을 바탕으로 한 모범적 노사문화를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2025년 노사문화 우수기

KB국민은행, 금융취약계층 위한 '도움드림창구' 운영한다

KB국민은행이 금융취약계층을 위해 '도움드림창구'를 새롭게 운영한다.KB국민은행은 65세 이상 고령자와 장애인은 물론 7세 이하 자녀를 동반한 보호자

기아, 오토랜드화성 사업장에 PPA 재생에너지 첫 도입

기아가 국내 사업장 중 처음으로 오토랜드화성에 재생에너지 전력을 도입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재생에너지 전력은 지난 2월 한국남동발전과 체결한

기후/환경

+

산불 휩쓴 산청...600㎜ 넘는 물폭탄에 곳곳 산사태

올봄 산불로 큰 피해를 입었던 경남 산청군에 이번에 60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산불로 회복되지 못한 산림이 폭우에 깎여 곳곳에 산사태가 발

농경지 1만3000ha 침수 피해…'극한호우'에 밥상물가도 '비상'

한달치 비가 하루에 쏟아지는 '극한호우'로 전국의 농경지 1만3000헥타르(ha)가 침수되면서 농산물 가격폭등이 예상되고 있다.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브라질 의회 '환경허가 완화법' 의결..."환경규제 사실상 붕괴"

올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가 열리는 브라질에서 환경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환경허가 완화법'이 의회를 통과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법

경기도민 절반 '장마철 피해대처 방법' 모른다...소득별 정보격차 커

경기도민의 절반은 장마철 피해를 어떻게 예방하고 대처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 저소득층의 재해대응 인지도는 고소득층보다 25.

美 재생에너지 심사는 '깐깐하게' 석탄재 정화규제는 '느슨하게'

미국 정부가 풍력·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심사는 강화하면서 석탄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유독성 석탄재의 정화 시한은 늦추기로 하는 등 재

역대급 '극한호우'...왜 충청과 남부에 비구름대 몰리나?

지난 16일부터 충청권과 남부지역을 강타하고 인명피해까지 낸 폭우의 원인이 지구온난화로 심화된 '대기의 강' 현상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18일 기상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