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 모래 온도 높인다...바다거북 부화에 치명적

김나윤 기자 / 기사승인 : 2023-06-14 16:43:51
  • -
  • +
  • 인쇄

모래에 함유된 미세플라스틱이 모래의 온도를 높여 새끼 바다거북의 발달을 위협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립대학(FSU) 연구진은 해변 모래 속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증가하면서 모래 온도를 상승시켜 바다거북의 부화에 위협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해양생태계의 중요한 축을 맡는 바다거북은 건강한 해변이 있어야 번식할 수 있다. 바다거북은 알의 온도가 29℃ 이하면 수컷, 그 이상이면 암컷으로 부화한다. 온도가 이 29℃ 안팎인 둥지 환경에서는 플라스틱의 농도에 따라 바다거북의 성비마저 좌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해변에서 채취한 모래를 미세플라스틱과 혼합했다. 미세플라스틱 농도는 샘플 전체 부피의 5%에서 30%까지 다양했다. 그런 다음 디지털 온도계를 붉은바다거북이 일반적으로 알을 낳는 깊이에 묻고 2018년 7월~9월까지의 온도를 기록했다.

그 결과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높을수록 온도 상승이 커졌다. 특히 검은색 미세플라스틱이 30% 함유될 때 평균 온도 차이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샘플은 대조군보다 0.58℃ 더 따뜻했으며 연구에 따르면 이는 바다거북 부화 성비, 생리적 성능 및 배아 사망률에까지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준이다.

다만 미세플라스틱 30% 농도는 해변 세제곱미터(㎥)당 약 980만개의 미세플라스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까지는 해변에서 관측된 가장 높은 수치가 ㎥당 약 180만개여서 실제 환경에서 연구결과와 같은 수준에 이르려면 한참 남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둥지 환경의 미세플라스틱은 최근에야 조사되고 있는 데다 아직 연구되지 않은 지역도 남아있어 연구에 따라 그 수치가 증가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더욱이 플라스틱 수요 또한 앞으로 더 늘 것으로 예상된다.

마리아나 푸엔테스(Mariana Fuentes) FSU 지구해양대기과학과 조교수는 "바다거북의 성별, 적합성, 부화 성공 여부는 온도에 영향을 받는다"며 "바다거북 알은 온도에 민감하다"고 지적했다.

푸엔테스 조교수는 "미세플라스틱이 모래의 온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으나, 연구결과 바다거북이 직면한 열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또다른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짚었다. 그는 환경의 변화가 둥지 온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이해하는 일이 생물종의 미래를 관찰하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프론티어즈 인 마린사이언스'(Frontiers in Marine Science)에 지난달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패션업계 그린워싱 잡는다…공정위, 자라·미쏘·스파오 등 제재

패션업체들이 자사 제품에 친환경적인 표현을 쓰며 거짓 광고를 하는 이른바 '그린워싱' 혐의로 잇따라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았다.공정위는 표

국내 제조사 62.7% "탄소중립 정책은 규제"로 인식

국내 제조업 3곳 중 2곳은 현행 탄소중립 정책을 규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경제인협회에서 매출액 기준 1000대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우리은행, 공공기관과 손잡고 '자립준비청년' 지원한다

우리은행이 공공기관과 자립준비청년 지원에 나선다.우리은행이 서민금융진흥원, 한국자활복지개발원과 함께 '취약청년의 자립지원을 위한 업무협약

코오롱ENP, 영종도 용유해변을 '반려해변'으로 입양

코오롱ENP가 인천 영종도 용유해변을 반려해변으로 입양하고 해양 생태계 보호 활동에 나섰다. 코오롱ENP는 14일 임직원 40명과 함께 첫 공식 반려해변

'우유·주스팩 수거해요'...카카오·환경부 '종이팩 회수서비스' 나선다

일반 종이로 재활용하기 힘든 우유나 주스팩의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정부와 카카오가 손잡고 종이팩 회수시스템 구축 시범사업을 추진한다.카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통합 논의' 필요

ESG 환경이슈 가운데 가장 중요도가 높은 사안을 고르라면 역시 '기후변화'다. 지구 기온의 상승폭이 저지선인 1.5℃를 이미 돌파했을 정도로 지구 온난

기후/환경

+

남성 온실가스 배출량 여성보다 26% 많다...이유는?

여성보다 남성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요인이 자동차 운전과 육류 섭취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 온딘 버

작년 우주쓰레기 3000개 발생…매일 3개씩 지구로 추락

지난해 우주에서 발생한 인공위성 잔해물이나 발사체 파편 등 '우주쓰레기'가 3000개 이상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우주쓰레기 가운데 하루평균 3개

[새 정부에게 바란다] "화석연료 퇴출...확실한 로드맵 필요"

올 3월 역대급 산불피해가 발생했듯이,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이미 우리나라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하고 이를 국

훼손된 산림 회복속도 길어진다..."기온상승과 수분부족탓"

나무가 훼손된 산림이 기온상승과 강수량 부족 등으로 회복하는 시간이 점점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베이징대학교와 미국 콜로라도주

탄소만 줄이는 온실가스 정책...'탄소고착' 현상 초래한다

영국 정부의 탈탄소화 정책이 오히려 새로운 기술혁신을 제한하고, 장기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저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아랍에미

곤충도 못 버티는 '열대야'...도시 꿀벌 65% 줄었다

꿀벌을 비롯한 곤충도 열대야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독일 뷔르츠부르크대학교(JMU) 연구팀은 독일 바이에른주 전역 179곳에서 곤충 현황을 조사해보니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