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분의 6초만에 사라지는 '번개' 위성으로 잡아낸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7-04 14:36:22
  • -
  • +
  • 인쇄
번개관측위성 유멧샛의 '메테오샛' 가동 시작
관측 데이터로 폭풍과 산불 예방에 적용가능
▲메테오샛이 관측한 유럽 상공의 번개활동 (사진=유멧샛)


번개를 관측해 폭풍을 예보하는 인공위성 '메테오샛'(MeteoSat)이 가동을 시작했다.

3일(현지시간) 유럽기상위성개발기구 '유멧샛'(EumetSat)은 지난해 12월 발사한 3세대 기상관측위성 '메테오샛'이 첫 관측사진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메테오샛은 적도 상공 3만6000km 정지궤도에서 지구상의 번개활동을 관측한다.

메테오샛에 부착된 카메라는 1초당 1000개의 사진을 찍으면서 0.6밀리세컨드(1000분의 1초)만에 사라지는 번개도 잡아낸다. 메테오샛에 탑재된 이런 4개의 카메라는 각각 유럽과 아프리카, 중동아시아, 남아메리카를 내려다보면서 구름-땅 방전, 구름간 방전, 구름 내 방전을 통해 발생하는 모든 종류의 번개를 관측한다.

메테오샛은 미 해양대기청(NOAA)이 지난 2016년 발사한 기상관측위성에 비해 성능이 월등하다는 평가다. 해상도가 더 정밀한 것은 물론 인공지능(AI) 기반의 분석 알고리즘은 번개와 직접 관련이 없는 관측자료를 배제하고 사진을 전송하기 때문에 전송 데이터 양이 1000분의 1로 줄었다.

번개활동을 정밀하게 관측하는 일은 앞으로 중요성이 더 확대될 전망이다. 기후위기로 폭풍의 빈도와 강도가 날로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폭풍은 발생전에 구름 내의 급작스러운 번개활동의 변화를 동반한다. 전체 번개활동의 90%가 흔히 지상에서 보여지는 구름-땅 방전인 낙뢰가 아닌, 구름 속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이를 위성을 통해 미리 감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로 매년 수천명이 낙뢰로 숨지고 있고, 상당한 재산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다. 지난 40년간 유럽에서만 낙뢰로 약 500억유로(약 71조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다. 앞으로 이같은 피해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게 유멧샛의 설명이다.

유멧샛은 메테오샛이 보내온 데이터가 다방면에서 활용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번개활동을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되면 보다 안전한 장거리 비행 항공노선을 확보할 수 있게 되고, 낙뢰로 인한 산불 발생도 예방할 수 있다. 게다가 번개는 공기중 질소를 질산염으로 바꿔 땅속에 스며들도록 하는 방식으로 매년 10억톤가량의 '자연비료'를 생성하기 때문에 농업 측면에서도 참고할 만한 데이터를 제공받을 수 있다.

필 에반스 유멧샛 사무총장은 "메테오샛이 보내온 데이터를 통해 기상예보관들에게 추가적인 자신감을 부여할 수 있게 됐다"며 "무엇보다 대형 폭풍의 발생과정이 추적 가능해지면서 관계당국과 지역사회에 더 긴 대처시간을 확보하도록 해 생명과 생계를 보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BP, 기후전환 실패에 '주주 반발'...주주 24.3%가 회장 연임 반대

BP의 친환경 전환 전략이 실패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에 직면했다.가디언, CNBC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열린 BP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약 4분의 1

포스코 '그린워싱'으로 공정위 제재...허위·과장 광고

객관적인 근거없이 철강 자재를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하는 등 '그린워싱'(Greenwashing·위장 환경주의)'을 한 포스코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동물성 식재료 쏙 뺐더니...탄소배출 확 줄어든 '지속가능한 한끼'

지속가능한 식단을 직접 먹어보면서 알아보는 특별한 토크콘서트가 서울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렸다. 기후솔루션 주최로 16일 오후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카카오' 사용한다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카카오가 사용된다.롯데웰푸드는 대표 제품인 가나초콜릿에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가나산 카카오

셀트리온, 글로벌 ESG평가 생명공학 부문 상위 5%에 선정

셀트리온은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S&P글로벌이 주관하는 '기업지속가능성평가'(Corporate Sustainability Assessment, 이하 CSA) 생명공학 부문에서 국내 바이오

[최남수의 ESG풍향계] 논란의 DEI '한국은 낙제점'

최근 ESG 이슈 중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다. 직장에서 성별, 인종 등 기준에 따른 차별을 없애자는 내용

기후/환경

+

한여름엔 어쩌라고?...4월 중순인데 벌써 49℃ '살인폭염'

몬순 우기를 앞둔 인도와 파키스탄이 벌써부터 살인폭염에 시달리고 있다.보통 5~6월에 폭염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인데 이 지역은 4월에 벌써부터 연일

전세계 농경지 15% '중금속 범벅'...14억명이 위험지역 거주

전세계 농경지의 약 15%가 중금속에 오염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금속 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4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다.17일(현지

[영상] 홍수로 물바다 됐는데...'나홀로' 멀쩡한 집

미국의 한 마을 전체가 홍수로 물에 잠겼는데 나홀로 멀쩡한 집 한채가 화제다. 이 집은 마치 호수에 떠있는 듯했다.미국 남부와 중서부 지역에 지난 2

끝없이 떠밀려오는 '미역 더미'...제주 해수욕장 '날벼락'

제주시 유명 해수욕장인 이호해수욕장이 미역 쓰나미가 덮쳤다.최근 이호해수욕장 해변으로 엄청난 양의 미역더미가 떠밀려오면서 이를 치우는데 고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서 '생수병 반입금지'..."당황했지만 오히려 좋아"

8년만에 국내에서 열린 영국 4인조 록밴드 콜드플레이 내한공연에 일회용 플라스틱 생수병 반입이 금지돼 화제다. 콜드플레이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5

산림청, 경북 산불피해 4.5만여ha라더니...9만ha 넘게 '잿더미'

의성에서 시작돼 인근 지역까지 번진 경북 산불로 인한 산림 피해가 9만헥타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초 산림청이 추산한 피해규모의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