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냉장고 문 설치하면 전기사용량 절감"
편의점의 도어형 냉장고가 개방형 냉장진열대(오픈형 쇼케이스)보다 보관온도 관리 및 에너지 절감에 효율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식품 품질 및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개방형 냉장진열대에 문을 설치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소비자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5개 편의점 브랜드의 수도권 매장 60곳을 대상으로 냉장온도 관리실태를 조사한 결과, 대체로 식품을 판매·보관하는 온도는 적절했으나 개방형 냉장진열대의 경우 온도편차가 크다고 6일 밝혔다.
조사대상 편의점 매장 60곳의 개방형 냉장진열대에 보관된 우유·발효유 등 534개 식품의 온도는 평균 6.9℃였고, 문을 여닫을 수 있는 도어형 냉장고에 보관하고 있는 탄산음료·생수 등 295개 식품 온도는 평균 7.7℃였다.
개방형 냉장진열대는 주로 유제품과 즉석섭취식품(도시락, 샌드위치 등)의 부패나 변질을 방지하기 위해서, 도어형 냉장고는 탄산음료와 맥주 등을 시원하게 보관‧판매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된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식품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식품 안전성 확보를 위한 매장 내 식품 보관온도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반해 개방형 냉장진열대는 매장의 실내 온도, 조명, 고객의 이동 등 상대적으로 외부 환경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조사대상 편의점 매장들은 개방형 냉장진열대의 설정온도를 더 낮춰 식품 온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전체 조사대상 60개 개방형 냉장진열대의 93.3%가 5℃ 이하로 설정돼 있었고 3℃ 이하인 냉장고도 전체의 53.3%를 차지했다. 반면 도어형 냉장고는 전체 56개 중 75%가 5℃ 이하로 설정돼있었고, 3℃ 이하인 냉장고는 41.1%였다.
그러나 이를 도어형 냉장고로 바꾸면 전기사용량을 더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소비자원의 설명이다.
식약처는 식품판매 매장에서 개방형 냉장진열대에 문을 설치해 효율적으로 온도를 관리할 수 있도록 '냉장고 문 달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개방형 냉장진열대와 도어형 냉장고의 온도를 각각 10℃와 5℃로 설정한 후 각 설정 조건별 전기사용량을 비교한 결과, 냉장 온도를 5℃로 설정했을 때 도어형 냉장고의 전기사용량은 개방형 냉장진열대의 34.7%에 불과했다.
즉 전국 약 5만2000여개 프랜차이즈 편의점의 개방형 냉장진열대에 도어형 냉장고와 같이 문을 설치할 경우 연간 약 73만403MWh의 전기에너지가 절감된다. 이는 국민 약 7만명의 1년치 전력소비량과 맞먹는다.
또 작년 식약처 측의 연구 결과 개방형 냉장진열대의 식품은 놓인 위치에 따라 온도편차가 크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냉장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도어형 냉장고에 보관된 식품의 신선도가 상대적으로 더 잘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소비자원은 사업자정례협의체를 통해 편의점을 포함한 유통사업자에게 유통·판매 식품의 안전을 위한 안정적인 온도관리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매장을 운영하는 유통업체에 개방형 냉장고를 도어형 냉장고로 전환하는 사업에 적극 동참할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양 기관은 앞으로도 소비자가 안심하고 식품을 구매할 수 있고 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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