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열파'에 굶어죽는 바닷새들..."먹이사슬 붕괴 우려"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7-24 15:02:27
  • -
  • +
  • 인쇄
10년에 한번꼴이던 '바다폭염'
최근 5년연속 "전례가 없는 일"
▲지난 2014년 해안에 떠밀려온 아메리카바다쇠오리 주검 [사진=연안 관측 및 바닷새 조사단(Coastal Observation and Seabird Survey Team, COSST)]

바다의 폭염 '해양열파' 여파로 바닷새가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대학교 티모시 존스 해양수산과학 연구원 주도 연구팀은 해양열파가 발생한지 6개월 이후 수 십~수 백만마리에 이르는 바닷새가 사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해양열파는 바닷새들의 먹이사슬을 뒤바꿔놓고, 질병 유병률을 높이기 때문이다. 해양열파는 바다 수온이 역대 관측치의 상위 10%를 5일 이상 웃도는 경우를 말한다.

연구팀은 1993~2021년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에서 알래스카에 이르는 1000여개의 해변에 떠밀려온 106종의 바닷새 9만여건의 주검을 분석한 결과, 엘니뇨나 해양열파처럼 수온이 급격히 상승하는 때에는 바닷새가 25만마리 이상 떼죽음을 당했다. 예전에는 이같은 현상이 10년에 한번꼴로 나타났지만, 2014년~2019년 사이에 5번의 떼죽음을 당했다. 매해 떼죽음 현상이 발생한 셈이다.

논문의 주요저자 티모시 존스 연구원은 "10년에 한번꼴로 바닷새가 떼죽음을 당하면 개체수를 회복하는데 시간상 여유가 충분했다"면서 "그러나 이제 해마다 발생하면서 빈도뿐 아니라 규모도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이는 전례가 없던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 유해조류가 증식해 바닷새들의 먹이환경을 뒤바꿔놓는다. 이는 바닷새의 영양상태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기아 상태에 빠지게 만든다. 굶주림에 시달린 바닷새들은 질병에 취약해지면서 수개월 뒤 죽음을 당하게 되는 것이다.

지난달 멕시코 연안에서 바닷새 수백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데 대해 지역당국은 굶주림에 의한 것으로 보고, 원인으로 '엘니뇨'를 지목한 바 있다. 해수온도가 오르면 바닷새들의 먹잇감인 물고기들은 차가운 수역을 찾아 이동하고, 바닷새들은 먹잇감 부족 현상을 겪는다는 것이다.

논문의 교신저자 줄리아 패리시 교수는 "바닷새가 줄어든다는 것은 바닷새를 먹이로 삼는 최상위 포식자가 줄어든다는 의미"라며 "이들을 먹이로 삼는 해양 포유류, 나아가 해양 포유류들이 적절하게 유지하던 어류들의 개체수 균형이 무너지면서 상업적으로 중요한 어종들도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논문은 지난 6일(현지시간) 해양생태학분야 저명 국제학술지 '마린 이콜로지 프로그레스 시리즈'(Marine Ecology Progress Series, MEPS)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올해만 5번째 사망자...李대통령, 포스코이앤씨 강하게 질타

올들어서만 4번의 사고로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포스코이앤씨가 이재명 대통령의 질타를 받았다. 고용노동부는 포스코이앤씨 본사와 전국 65개 공사

폭염에 맨홀 사망자 또 발생...서울 상수도 작업자들 질식사고

한낮 최고기온이 38℃까지 치솟는 폭염 속에서 맨홀 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이 작업자들은 맨홀로 진입하기전에 안전여부

LG전자 "자원순환 캠페인으로 폐배터리 100톤 수거"

LG전자가 고객 참여형 자원순환 캠페인 '배터리턴'으로 폐배터리를 100톤 이상 수거했다고 29일 밝혔다.배터리턴 캠페인은 LG전자 청소기의 폐배터리 등

아름다운가게, 수익나눔 '2026 희망나누기' 파트너 공모

비영리 공익법인 아름다운가게가 지속가능한 지역사회를 위한 파트너 단체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2026 아름다운 희망나누기' 사

"굳이 2교대를?" 李대통령 지적에...SPC '8시간 초과 야근' 없앤다

SPC그룹이 생산직 야근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해 장시간 야간근로를 없앤다.SPC그룹은 지난 25일 경기도 시흥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한국노총·민주당·쿠팡 '한자리'..."택배산업 발전 위해 소통" 다짐

택배산업 발전을 통해 노사가 윈윈하기 위해 노사정이 머리를 맞댔다.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과 김사성 한국노총 택배산업본부 위원장,

기후/환경

+

[영상] 에베레스트 맞아?...쓰레기와 인분으로 뒤덮인 산

수십년간 쓰레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가 쓰레기와 인분으로 뒤덮인 최근 상황이 영상으로 공개돼 화제다.지난 26일 소

이틀간 543㎜ 폭우...中 베이징 일대 '물바다' 8만명 대피

중국 수도권과 동북·동남부 일대가 집중호우로 물바다가 됐다. 베이징에서만 30명이 숨지고, 다른 지역에서도 산사태로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

美 트럼프 취임 6개월...30조원 청정투자 프로젝트 '물거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6개월동안 미국에서 221억달러(약 30조원) 규모의 청정에너지 프로젝트가 취소되거나 축소된 것으로 드러났다. 올 1

[날씨] 서울·대전 37℃...'한증막 더위'에 오존 농도 '나쁨'

숨이 턱턱 막히는 무더위가 29일과 중복인 30일에도 이어진다. 이 더위는 8월초까지 계속된다는 예보다.29일 낮 최고기온은 32∼37℃에 이르겠다. 서울

미국과 멕시코 ‘물 전쟁’ 종료…티후아나강 하수차단 합의

20년 넘게 국경을 오염시켜온 티후아나강 하수 문제가 마침내 해결 수순에 들어갔다. 미국과 멕시코는 2027년까지 원시 하수 유입을 전면 차단하기로 합

기후·환경정보 한눈에...'경기기후플랫폼' 서비스 시작

경기도에서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려면 어디가 가장 좋을까? 전기요금 줄이는 방법은 없을까? 내 주변 가장 가까운 폭염대피소는 어디지? 이런 질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