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파괴가 곧 재무리스크...'자연공시' 본격화하나

이재은 기자 / 기사승인 : 2023-09-19 12:31:16
  • -
  • +
  • 인쇄
ESG이니셔티브 TNFD 최종 권고안 공개
"기후리스크와 밀접하면서도 더 다면적"


기업의 탄소배출량을 공개하는 기후공시에 이어 생태계 파괴에 따른 금융리스크를 공개하는 '자연공시'가 본격화할 조짐이다.

18일(현지시간) 생물다양성 관련 글로벌 ESG 이니셔티브인 '자연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NFD, Taskforce on Natur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는 '자연관련 리스크 관리 및 공시' 최종 권고안을 공개했다.

이번 권고안은 블랙록, UBS그룹 AG, HSBC 등 자산규모 20조달러 기업들을 대표하는 40명의 TNFD 위원들이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자금이 흐를 수 있도록 2년간 착수해 만들었다.

최근 기후위기에 따른 생태계 파괴가 기업활동에도 심대한 악영향을 끼치면서 재무적인 리스크로 이어지고 있다.

S&P글로벌 1200대 기업 가운데 85%가 생태계에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고, 세계은행(WB)이 2030년 생물다양성 감소로 인한 예상 손실액을 2조7000억달러로 분석하면서 자원과 생태계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이익을 나타내는 '자연자본'을 파악하고, 이를 관리할 제도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TNFD의 '자연관련 리스크 관리 및 공시'에는 자연자본을 '생물, 물·토양·공기, 광물' 등 3가지로 정의하고 있다. 또 △지배구조 △경영전략 △위험관리 △평가지표 및 목표 설정 등 4개 핵심주제 아래 14가지 세부 공시항목 권고사항을 담고 있다. 자연관련 리스크를 회계의 영역으로 들여 기존 금융공시와 같은 방식으로 공개될 수 있도록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와 글로벌보고이니셔티브(GRI) 기준을 따르고 있다.

자연관련 리스크와 기후리스크는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일례로 산불은 온난화로 인해 발화점이 높아진 탓에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 기후리스크이지만, 동시에 토양침식이나 물 수급량과도 연관이 있는 자연관련 리스크이기도 하다. 이에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는 공시 플랫폼을 TNFD와 연동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2024년부터 TNFD의 권고안을 시스템에 반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기후공시와 달리 자연공시의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처럼 명확하게 계량화할 수 있는 부분이 적다. 육지와 해양환경까지 다양한 기업활동에 따라 일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그만큼 자연자본의 리스크가 기후리스크보다 다면적이고, 경제적 영향과 재무적 불안정성이 더 급격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고 있어 오는 2024년 1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주요 의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엘리자베스 므레마 TNFD 공동의장은 "생태계 파괴가 기업에 물리적인 위해를 가하면서 자연관련 리스크는 곧 금융리스크로 나타나고 있어 '통상경영'(BAU)은 더는 선택지가 될 수 없다"며 "자연과 생물다양성 문제는 단순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으로만 간주되는 주변적인 차원을 벗어나 이제는 정면에서 전략적 위험관리의 중심 현안으로 자리잡았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현대백화점그룹, ESG 데이터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 나선다

현대백화점그룹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데이터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 그룹 내 계열사의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체계적으로 통합관

우리은행 'K-택소노미 AI' 도입으로 녹색금융 지원 강화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최초로 한국형 녹색분류체계를 여신 심사에 활용하는 'K-택소노미 전문상담 AI'를 도입했다고 25일 밝혔다. 'K-택소노미'는 지난 202

金총리 "태양광·풍력 대폭 확대…RE100 전용 산업단지 조성할 것"

김민석 국무총리가 탄녹위 주최 콘퍼런스에 참가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부 차원의 에너지 대전환 추진 의지를 분명히 했다.김민석 국무총리는 22

상가 셔터가 작품으로 변신...KCC, 5명 작가와 을지로에 '셔터아트'

최근 젊고 힙(Hip)한 공간으로 탈바꿈하며 '힙지로'로 불리우는 을지로가 KCC의 컬러로 물들고 있다. KCC는 '셔터 아트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 을지로 일

신한은행, 한국형 녹색채권 1000억원 발행..."녹색수송 사업에 투입"

신한은행은 22일 환경부가 주관하는 '한국형 녹색채권 발행 이차보전 지원사업'에 참여해 1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했다.한국형 녹색채

"영농형 태양광, 활성화하려면 '농민·농업' 중심 정책 일관돼야"

영농형 태양광을 활성화하려면 농민과 농업을 중심으로 일관되게 단계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이 나왔다.최근 정부는 농촌 인구소멸과 에너지

기후/환경

+

폭염 오래 노출될수록 노화 속도 빨라진다

폭염에 자주 노출되면 노화가 더 빨라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25일(현지시간) 홍콩대 건축학부 도시계획디자인학과 궈추이(郭萃) 조교수와 연구진은

강릉은 4개월째 가뭄인데 서남부는 걸핏하면 '폭우'…날씨 왜 이럴까?

한반도 서해안은 기록적인 폭우로 물난리가 나는데 태백산맥 너머 동쪽에는 수개월째 비가 오지 않아 마실 물도 부족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서쪽은

157km 강풍에 다 날아갔다...베트남과 中하이난성 '쑥대밭'

최대 풍속 157km에 달하는 '괴물' 태풍 '가지키(Kajiki)'가 베트남과 중국의 하와이로 불리는 하이난섬을 초토화시켰다.지난 22일 발생해 하룻만인 23일 제13

폭염에 산불까지...美서부 축구장 1만5400개 '잿더미'

불볕더위가 극심하던 미국 캘리포니아와 오리건주에서 발생하던 산불이 몇 일째 번지면서 축구장 1만5400개 면적에 달하는 1만1000헥타르(ha)가 잿더미로

"생수·햇반·컵라면으로 살아요"...강릉 시민들, 물 부족에 아우성

서쪽지역은 최대 100mm의 폭우가 예보돼 있지만 강원도 강릉은 극심한 가뭄으로 물 부족 사태가 극에 달했다.지난 20일부터 계량기의 50%를 잠그는 제한

경기도, 퇴근길 폭우 대비 오후 6시 '비상1단계' 발령

퇴근길 폭우가 예상됨에 따라, 경기도가 25일 오후 6시를 기해 '비상1단계'를 발령한다.경기도는 25일부터 26일 오전까지 경기 북부와 남동부 지역을 중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