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가 끝나기 무섭게 우유와 맥주 등의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4일 유업계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어진 우유 원유(原乳) 가격인상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지난 1일부터 주요 기업들이 흰우유 제품을 비롯한 유제품 가격을 일제히 3~13% 인상했다. 올해 원유가격은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적용해 1리터(L)당 88원 인상됐다.
이에 서울우유협동조합은 흰우유 제품 '나100%우유'(1L) 출고가를 대형할인점 기준으로 3% 인상한 2900원대로 책정했다. 요구르트 제품인 '비요뜨' 가격도 편의점 기준으로 1800원에서 2000원으로 인상됐다.
매일유업은 우유 제품 가격을 4~6%, 가공유 제품 가격을 5~6% 올렸다. 발효유와 치즈 제품은 6~9% 인상했다. 남양유업도 '맛있는우유GT'(900㎖) 출고가를 4.6% 인상했고 다른 유제품 출고가도 평균 7% 올렸다. 빙그레는 오는 6일부터 흰 우유 제품 '굿모닝 우유'(900㎖)와 '바나나맛 우유'(240㎖) 가격을 5.9% 올렸다.
각 업체는 올해 원유 가격 상승과 인건비, 에너지비용, 부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가격 인상을 결정했지만 정부 인플레이션 억제책에 맞춰 인상폭을 최소화해 흰우유 제품 가격을 대형마트 기준 3000원 미만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우유 가격이 인상됨에 따라 유제품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빵과 제과류,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이 연달아 오르는 '밀크플레이션' 촉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맥주 가격도 인상된다. 오비맥주는 오는 11일부터 카스, 한맥 등 주요 맥주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6.9% 인상한다고 4일 밝혔다. 올초 정부의 가격인상 자제 요청으로 인상을 보류한지 8개월만이다. 다만 소비자 직접 부담을 고려해 가정용 시장에서 많이 팔리는 카스 500㎖ 캔 제품은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오비맥주는 맥주가 인상에 대해 "환율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각종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국제유가 인상으로 인한 물류비 상승으로 제품가격 조정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1362원까지 올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당분간 환율 하락 요인도 보이지 않아 이달 1400원까지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더해 국제유가도 상승세를 보여 두바이유의 경우 지난 8월 배럴당 80달러대 중반에서 지난달 말 90달러대 중반까지 올랐다.
일각에선 맥주 1위 오비맥주의 가격인상은 주류업계 전반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그동안 맥주업계는 오비맥주가 가격을 인상하면 덩달아 가격을 올리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주류업계는 지난 4월 맥주 종량세 인상에 맞춰 출고가 인상을 검토했다가 정부 요청으로 한차례 보류한 바도 있다.
다만 테라, 캘리 등 맥주와 참이슬, 진로 등 소주 브랜드를 보유중인 하이트진로와 클라우드, 처음처럼 등을 판매하고 있는 롯데칠성음료는 아직까지 제품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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