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 멀쩡한 원시림이 없다..."산림복원이 기후위기의 열쇠"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11-14 17:29:52
  • -
  • +
  • 인쇄
전세계 산림학자 수백명 네이처에 논문 게재
단일종 나무심기 지양하고 생물다양성 강조

산림을 보존하고 복원하는 일이 기후위기 해결의 열쇠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학교(Swiss Federal Institute of Technology), 미국의 퍼듀대학교(Purdue University)와 플로리다대학교(University of Florida) 등 세계적으로 저명한 산림학자 수백명이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기존의 나무가 건강한 생태계에서 오래도록 자라게 하고, 황폐화된 산림지역을 복원한다면 226기가톤(Gt)의 탄소를 격리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미국이 50년간 배출하는 탄소량과 맞먹는다.

인류는 지금까지 지구의 숲 절반을 개간했고, 지구 대기조절에 엄청나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아마존 열대우림과 콩고 분지 같은 곳을 계속 파괴하고 있다. 현재 자연림을 보호하고 파괴된 숲을 복원하는 것만으로 많은 양의 탄소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자연림이 가진 잠재력을 100이라고 가정할 때 약 61%가 원시림을 보호하는 것에서 나오고, 나머지 39%는 인간이 개척한 숲과 이미 개간된 지역을 복원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세쿼이아 숲 및 벨라루스에 위치한 비아와비에자 숲 등이 특히 보존가치가 높은 자연림으로 꼽았다.

그러나 산림학자들은 "하나의 수종을 대규모로 심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생물다양성이 있는 숲이 탄소를 잘 흡수하기 때문에 단일종을 대량으로 심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산림학자들은 "기후위기로 인해 산불이 증가하고 기온이 상승하면 탄소흡수 잠재력을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논문의 대표저자이자 취리히연방공과대학교 연구원 리동 모(Lidong Mo) 박사는 "전세계 대부분의 산림은 매우 황폐화돼 있다"며 "남아있는 오래된 성장림은 지구상에 몇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생물다양성을 회복하려면 산림 벌채를 중단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브라질, 콜롬비아, 인도네시아와 같은 몇몇 국가를 제외하고는 산림 보존에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1년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각국 정상들은 20년대 말까지 산림 벌채를 중단하고 숲을 복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대부분 국가들이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에 과학자들은 "각국은 유엔 기후 및 생물다양성협약과 더불어 COP26에서 약속한 내용을 잘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톰 크라우더(Tom Crowther) 취리히연방공과대학교 교수는 "생물다양성을 증진하는 수백만명의 지역 사회, 원주민 공동체, 농부, 임업인들애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자연을 보존하는 것이 지역사회와 농부들에게 경제적 이익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정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 활성화 대책 하반기 발표"

정부가 한국형 탄소크레딧 시장을 활성화하는 대책을 하반기 발표하겠다고 밝혔다.이형일 기획재정부 1차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탄소크레딧 유

화석연료 보험 늘리는 국내 손보사들...기후위험 대응력 높이려면?

글로벌 주요 보험사들은 화석연료 배제를 선언하고 있지만 국내 석탄 보험은 1년 사이에 82%가 늘어날 정도로 기후위기에 둔감하다는 지적이다. 이승준

네이버·국립생태원, 생물다양성 보호 나선다

네이버와 국립생태원이 13일 생물다양성 대응 및 생태계 보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네이버 본사에서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네이버와 국립생태

"이게 정말 세상을 바꿀까?"...주춤하는 'ESG 투자'

미국을 중심으로 '반(反) ESG' 기류가 거세진 가운데, 각 국의 정치·경제적 상황에 따라 정책 방향이 엇갈리면서 ESG 투자의 실효성 문제가 거론되고

SK이노베이션, MSCI ESG평가서 최고등급 'AAA' 획득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최고 성과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ESG 평가기

산재사망 OECD평균으로 줄인다...공시제와 작업중지권 확대 추진

정부가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산업안전보건 공시제, 작업중지권 확대 등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3일 대국민 보고대회를 앞두고 있

기후/환경

+

'루돌프' 못보는 거야?...세기말 온난화로 80% 줄어든다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북유럽과 북극 등에 서식하는 야생 순록 개체수가 지난 수십 년간 3분의 2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로 간다면 세기말

신라때 만든 저수지 인근 공장화재로 유해물질 '범벅'...물고기 떼죽음

신라 시기에 만들어진 국보급 저수지가 인근 화장품 공장 화재로 발생한 유해물질에 의해 오염되면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다.14일 연합뉴스에 따르

"현 2035 NDC는 위헌"...국가온실가스 결정절차 가처분 신청

정부의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결정절차에 가처분 신청이 제기됐다.1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와 기후위기 헌법소원

에어로졸의 반전...지구 식히는줄 알았더니 온난화 부추겨

햇빛을 반사해 지구를 식히는 '냉각효과'로 지구온난화를 억제한다고 알려진 에어로졸이 오히려 온난화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광

[연휴날씨] 폭우 끝 폭염 시작…낮에는 '찜통' 밤에는 '열대야'

물벼락을 맞았던 서울과 수도권은 광복절인 15일부터 또다시 불볕더위가 찾아온다. 폭우 끝에 폭염이 시작되는 것이다. 광복절을 시작으로 이번 연휴

잠기고 끊기고 무너지고...수도권 200㎜ 물폭탄에 곳곳 '물난리'

7월 경남과 광주를 할퀴었던 집중호우가 이번에는 수도권 일대를 강타하면서 많은 피해를 낳았다.13일 서울과 수도권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린 집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