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이변에 질병 창궐하는데...보건에 투입한 기후자금 0.5%

이준성 기자 / 기사승인 : 2023-11-24 12:39:33
  • -
  • +
  • 인쇄
WHO "각국 제도개선과 보건분야 투입자금 늘려야"
COP28서 '보건의 날' 발표...보건장관회의도 준비중
(출처=WHO 홈페이지)

세계 각국이 자국의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에 기후건강을 고려하는 것에는 큰 진전을 이뤘지만 자금부족과 대기오염 대응 미흡으로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2023년 국가별 기후계획에서 건강에 대한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이전에 국가 기후계획에 비해 기후적응과 기후 손실대응, 장기적 지속가능 전략에서 건강과 국민보건을 고려했지만 실제로 필요한 이행조치를 하거나 제도를 개선한 실적은 미미한 것으로 분석됐다.

WHO는 "기상이변으로 인한 질병과 전염병 발생이 증가하고 있고, 폭염과 대기오염으로 인한 심혈관 질환 및 호흡기 질환이 증가하는 등 기후가 인류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피할 수 없다"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를 앞두고 각국이 기후위기 대응에서 국민건강을 우선시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이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올해 각국의 기후 대응계획을 분석한 결과, 국민보건에 대한 대응이 주된 과제로 포함돼 있는 NDC가 과거에 비해 많이 늘어났다. 2019년에는 각국 NDC의 70%만 국민보건을 고려했지만 현재는 91%의 NDC가 국민보건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고 있다.

보고서는 "NDC와 장기 온실가스 저배출 개발 전략(LT-LEDS)에서 건강을 통합하는 데 있어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현행 제도와 필요한 조치간의 괴리는 여전했다. 대표적으로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목표나 정책을 수립한 NDC는 16%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NDC에 국민보건을 고려한 국가별 지도(출처=WHO 보고서)

보고서는 "대기질 악화는 가장 큰 건강위험 중 하나"라며 "대기오염은 호흡기 질환 뿐 아니라 심장질환, 뇌졸증을 야기해 매년 약 700만 명을 조기사망하게 한다"고 밝혔다. 또 보고서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건강피해는 저소득층, 어린이가 더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이에 WHO는 "건강과 대기오염 방지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가령 자전거 타기를 장려하고 지속가능한 식단을 공공급식에서 제공한다면 대기오염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민건강도 증진돼 일석이조"라고 권고했다.

실제 미국 LT-LEDS에 따르면 기후변화 완화 조치를 시행해 대기질을 개선할 경우, 2030년까지 최대 30만명의 사망을 예방하고 1500억~2500억달러의 건강 및 기후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 스페인, 모로코 등 다수의 국가들도 자국 LT-LEDS에 "대기질을 개선할 경우 보건비용 감소로 인한 경제적 이점이 상당하다"고 명시했다.

이처럼 대기질 개선 등 국민건강과 기후위기 대응을 통합한 정책이 장기적으로 큰 이득을 가져다 줌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국가들은 재정조달 문제로 이를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실정이다.

WHO는 "기후 재원은 각국 NDC를 실현하는데 있어서 필수적이지만, 특히 보건분야는 만성적으로 자금이 부족한 상태"라며 "더구나 기후 위기에 가장 취약한 국가는 기후대응에 자금을 동원할 자원이 없는 국가인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구체적인 국민보건 자금 조달 조항을 포함하고 있는 LT-LEDS는 25%에 불과하다. 또한 각국 NDC 10건 중 1건만이 국민 건강과 기후위기를 통합대응하는데 있어 실질적인 자금조달 방안을 명시했다. 

보고서는 "많은 국가들이 국제 지원에 기후행동 자금을 의존하고 있다"며 "상황이 이런데도 현재 기후 적응자금의 2%만 보건역량 증진 프로젝트에 쓰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범위를 기후자금 전체로 확대할 경우 이 비율은 0.5%에 불과하다. 이에 WHO는 "국가간 기후자금 조달이 보건과 건강을 보호하거나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정책수립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테드로스 게브레예수스(Tedros Ghebreyesus) WHO 사무총장은 "인간과 지구의 건강은 뗄 수 없는 관계이며, 두 가지를 모두 보호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건강과 보건을 고려하는 기후정책은 생명을 구하고 질병을 예방하며 더 나은 사회를 구축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WHO는 "COP28에서 발표될 보건의 날과 보건및기후장관회의를 준비중에 있다"며 "이 과정에서 COP28 의장단과 긴밀히 협력 중이다"고 밝혔다.

Copyright @ NEWSTREE All rights reserved.

뉴스트리 SNS

  • 뉴스트리 네이버 블로그
  • 뉴스트리 네이버 포스트
  • 뉴스트리 유튜브
  • 뉴스트리 페이스북
  • 뉴스트리 인스타그램
  • 뉴스트리 트위터

핫이슈

+

Video

+

ESG

+

우리금융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SBTi 인증 탄소감축 목표 달성 공시

우리금융그룹이 지난해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담은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30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의 요구사항을 반

LG에너지솔루션 'ESG 리포트 2024' 발간..."협력사도 탄소관리"

LG에너지솔루션이 2024년 한 해 동안의 ESG 경영 활동 및 성과를 담은 'ESG 리포트'를 발간했다고 30일 밝혔다.이번 리포트에는 △탄소 네거티브 전략 △협

구글 '스코프3 배출량 억제 어려워"...공급망 배출량 1년새 22% 증가

인공지능(AI)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구글의 탄소배출량이 전년 대비 11%, 2019년 이후 51% 증가했다.구글은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력소비량이

LG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폐기물 재활용률 97.4%

LG전자가 오는 2030년까지 추진하고 있는 온실가스 저감 및 폐기물 재활용률 목표 등을 담은 '모두의 더 나은 삶(Better Life for All)'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

하이브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윤리경영과 정보보안 강화

하이브가 '지속가능한 엔터테인먼트를 위하여'라는 비전 하에 회사의 지속가능경영 실현을 위한 활동과 성과를 담은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30일

오뚜기 '2025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발간...친환경 매출비중 11.28%

오뚜기가 2024년 한해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성과와 향후 전략을 담은 '2025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

기후/환경

+

구글 '스코프3 배출량 억제 어려워"...공급망 배출량 1년새 22% 증가

인공지능(AI)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구글의 탄소배출량이 전년 대비 11%, 2019년 이후 51% 증가했다.구글은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력소비량이

지난해 한반도 이산화탄소 농도 관측 이래 '최고치'

지난해 한반도 이산화탄소 배경농도가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이 30일 발간한 '2024 지구대기감시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강릉 가시연습지·경포호, 7월 '이달의 생태관광지' 선정

환경부가 7월 '이달의 생태관광지'로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에 위치한 '강릉 가시연습지·경포호'를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강릉 가시연습지·

韓 국외 메탄배출량 4670만톤..."석유·가스 수입시 메탄기준 도입해야"

우리나라가 국외에서 배출하는 메탄량이 국내 배출량의 10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연간 5000만톤에 육박하는 '국경밖 메탄'을 규제하면 2100년까지

"버려진 일회용 마스크, 땅속 생명까지 위협한다"

전세계에서 사용되고 버려진 수십억개의 일회용 마스크가 토양 생태계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30일 광주과학기술원(GIST) 환경&midd

덴마크가 의장국 되는 EU...'그린딜' 후퇴 제동 걸리나?

덴마크가 오는 7월부터 유럽연합(EU) 이사회 의장국에 오르며, 자국의 기후정책을 농업 분야까지 확대시키려는 행보에 나설 전망이다. 최근 환경규제

에너지

+

순환경제

+

오피니언

+